좋은 향과 맛을 내는 사람
이대로 따버리면 분명히 다른 애들보다 성숙하지 못한 아이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더 달고 풍부한 향기를 지닌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늘 나 하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 하나를 기다리다 다른 이들이 최고의 맛을 내는 때를 지나쳐 버리는 위험부담을 가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 나만 왜 남들과 다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나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다. 다른 이들은 어느새 어른이란 존재가 되어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듯싶었다.
어째서 매번 이렇게 성장이 늘 더딘 것일까? 그들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며 한참 늦은 뒤에야 쫓아가게 되는 것일까? 왜 매번 나만이 언제나 그들보다 못한 맛과 향을 지닌 덜 커버린 상태로 남아있는 것일까?
더디게라도 자라고 나면 나 역시 그들과 같은 색과 향, 맛을 지닌 사람이 될 수는 있는 것일까?
이런 고민들로 수많은 시간, 자책만을 해왔다. 그런 자책이 뽀얀 먼지처럼 내면에 가득 쌓이고 나서야 사람마다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이 똑같이 흘러가지만 저마다 자라나는데 필요한 시간의 양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빠르게 영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천천히 익어가는 사람들도 있는 법이란 사실을 말이다.
혼자 다르지 않다. 다만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디게 클 뿐이다. 그러나 기다려 주지 않는 현실에 무참히 멈춰버리기 전에 스스로 익어가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나는 다만 더디게 클 뿐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오늘도 좋은 향과 맛을 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또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