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나물 물김치 국수
나는 밤 열시반부터 졸리고 새소리가 들리면 눈이 반짝 떠지는 아침형 인간이다. 봄이 되면 더 빨리 눈이 떠지고 새벽시간 해뜨는걸 보는걸 좋아한다. 오늘은 6시가 좀 안되어 일어나 요가로 몸을 풀고, 언니 출근을 돕고나서 모종들을 마당으로 다 내놓았다. 이제는 모종 포트 수가 점점 늘어나서 모종을 밖으로 내놓고 안으로 들이는데에도 꽤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어제 부암동 언니네 집에서 캐온 머위 - 머위에 암/수가 따로 있는걸 처음 알았다 - 와 베르가못, 그리고 뭔가 이름은 모르지만 꽃이 예쁘다는 구근식물을 심었다. 머위는 여러뿌리를 캐왔기때문에 엄마아빠께도 가져다 드렸다.
오늘은 목련꽃도 너무 아름답고, 햇살도 너무 좋아서 아침내내 마당에서 시간을 보냈다. 마당의 자작나무에도 초록색 순이 튼것을 발견했다. 사회는 정체되어있지만 식물들은 열심히 자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하는게 너무 신나서 - 아마 햇살을 오래 쪼여서 비타민D가 과충전 되었을까?-가지고 있던 씨앗통을 다 뒤집어 몇년 묵은씨앗까지 다 꺼내보니 사놓고 제대로 뿌리지 않은 씨앗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어떤 씨앗들 - 화훼마트에서 샀는데 마트에서조차 보관이 잘못되었던듯 - 영 싹이 트질 않아서 실망하고 쳐박아둔것도 있었는데, 어짜피 어찌될지 모르는 씨앗이다 생각하고 화분 두개에 왕창 뿌려두었다.
파슬리와 여러가지 상추, 루꼴라를 뿌리고 고수를 심을 그로우백을 정리해두었다.
일을 하다보니 너무 배가 고파졌는데, 뭔가 기분이 좋아질만한 음식이 없을까.. 하다가 어제 친구어머님께 얻어온 돗나물 물김치에 국수를 말아먹기로 했다.
물김치 자체가 너무 맛이있어서 참기름과 볶은 깨, 달걀만으로도 기분이 확 좋아졌다. 맛있는 국수를 예쁘게 차려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었다. 이 시간을 천천히 즐기고 싶어서 국수도 천천히 먹었다. 햇살은 따뜻하고 살랑 바람이 불때 집안으로 들어오는 목련의 향기가 좋았다. 국수를 다 먹고나도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이 들어서 작년에 담근 살구주를 걸렀다. 이제 세달정도가 지나 내 생일 즈음이 되면 살구주도 마실 수 있다.
봄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오늘같은 날이 며칠 더 있다면 올 봄은 풍성한 봄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