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궁 고생기 1 - 첫 진단, 첫 수술

이상하면 병원에 가자

by 해성
진단은 '버텨보자' 였다.

뭔가 평소 같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여자라면 더. 나는 원래 내가 통증을 잘 참아서 모두가 이러고 사는 줄 알았다. 물론 모든 의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가 본 산부인과만 5곳이 넘었고, 제대로 진단한 곳은 별로 없었다.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버티라 했는데, 마지막으로 찾은 병원에서 정말 좋은 교수님을 만나 수술하고 현재 회복 중이다.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저 너무 성가시고 괴로웠던 기억을 한 번 꺼내 정리해 보려고 한다. 정리하는 동안 더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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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진단, 첫 수술


생리통은 원래 심해서 모두가 그러고 사는 줄 알았다. 문제는 부정 출혈이었다. 주기도 정확하고 꼬박 1주일을 채우던 생리가 2주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10년 전쯤 그런 적이 있어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는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스트레스 탓이라며 호르몬 주사를 맞고 또 피가 나면 호르몬 주사를 맞고 넘어갔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근종이란 것이 자라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생리통이 심해 검진을 받으러 가면 근종은 있지만 작아서 괜찮다고만 했다. 부정 출혈이 처음 생겼을 때 갔을 때도 아직 괜찮다고 미레나만 권유하던 의사는 잘 있나 모르겠다. 건강검진 때도 생각났다. 근종 있네요. 생리통엔 영향 없어요. 그럼, 생리통은 대체 왜 있는 것인지, 난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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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멈추지를 않고, 이상해서 조금 큰 A 산부인과를 찾았다. 점막하근종이라는 진단을 23년 4월 그때 처음 받았다. 크기가 작아도 위치가 안 좋아서 계속 출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했다. 크기가 작고 하나밖에 없으므로 자궁을 건드리는 것은 안 되고 자궁경으로 우선 일부만 제거하자고 하셨다. 위치 때문에 전체 제거는 힘들고, 수면마취로 금방 끝나는 수술이라고 걱정할 것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지만 어쨌든 수술 아닌가. 일단 걱정부터 되어 의사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위치가 정말 안 좋다며 자궁경으로 해도 된다고, 이런 수술은 로컬에서 하는 게 나을 거라 해서 대학병원을 따로 찾지 않고 그대로 수술 일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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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길지 않은 수술 시간이었고, 반나절 병원에 있다 퇴원했지만, 생리통 그 이상의 고통은 아직도 생생하다. 출근하기가 힘겨워 1주일가량을 재택근무를 하며 버텼다.


다음 생리부터 출혈량은 줄었으나 생리통은 여전했고, 부정 출혈도 끝이 없었다. 결국 8월에 미레나를 넣었고 계속 생리 기간이 2주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출혈이 지속되어 중간에 피임약(야로즈)도 먹었지만 미식거리는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피는 멈추지 않고 피가 날 때마다 배가 아팠다. 12월에 시작한 생리가 24년 2월이 되어야 끝나는 걸 경험하고는 정말 내 자궁에 질려버렸다.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데. 2월 생리가 또 2주가 넘어가자, 처음으로 대학병원인 B 병원을 찾았다. 미레나를 넣으면 그럴 수 있다며 생리대 때문에 짓무르고 불편하면 바르라고 연고 하나를 처방해 줬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생리대값을 대느라 회사에 다니고 있는 건지 뭔지 알 수가 없었고, 생리통과 더불어 몸이 하나씩 망가지기 시작했다. 몸이 아파 정신이 아픈 건지, 마음이 아파서 신체가 망가진 것인지도 모른 채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채로 24년 상반기를 보냈다. 결국 병가를 내고 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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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부정 출혈은 계속되고, 생리통이 자궁경 수술 이전으로 돌아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기 시작했다. 중간에 추천받은 다른 로컬 산부인과도 가보았으나 지금 미레나를 빼기는 너무 아까우니, 진단은 '버텨보자' 였다.


-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