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물 위를 헤엄치지 않는다 (1)

사막의 아이

by Velinastra
고래는 물 위를 헤엄치지 않는다.png


사막은 바다였다.


아니, 바다가 사막이 되었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말라버린 염분이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혀끝에 짠맛이 번졌다. 파도의 기억이 남은 듯 모래는 물결을 그리며 밀려났다 물러났다. 끝없이, 리듬을 잃지 않고.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걸려 있었다. 하나는 석류씨만큼 붉고, 하나는 상처 입은 하늘만큼 푸르게. 붉은 것은 아이의 잃어버린 어제를 태우며, 푸른 것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얼리며 떠 있었다. 둘은 같은 궤도를 돌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림자들이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었고, 온도도 물결처럼 요동쳤다.


아이는 사막 한복판에 서 있었다.


해가 질 때마다 조금씩 투명해지고 있었다. 손끝부터 시작된 투명함이 팔목까지 번져 있었다. 두 태양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순간, 아이도 사라질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손에 든 투명한 우산만이 확실했다. 우산 안에는 물이 차 있었고, 그 속에서 작은 물고기 세 마리가 천천히 헤엄쳤다.


세 물고기는 각각 다른 속도로 헤엄쳤다. 은빛 물고기는 과거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려 했고, 금빛 물고기는 미래를 향해 앞서 나가려 했다. 검은 물고기만이 제자리에서 맴돌았다. 아이는 그것이 자신의 쪼개진 시간임을 어렴풋이 알았다. 하나가 되지 못하는 한, 아이는 계속 흐려질 것이다.


발밑에는 늑대가 있었다.


정확히는 늑대 모양의 그림자. 아이에게서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두 개의 태양이 만드는 복잡한 그림자들과도 다른, 독립적인 존재. 늑대는 아이보다 앞서 움직였다. 방향을 잃은 아이 대신 길을 선택했다.


"늑대야, 우리가 가는 곳에도 바다가 있을까?"

아이의 목소리가 모래처럼 거칠었다. 오랫동안 써보지 않은 탓에. 입술이 갈라져 있었고, 혀는 사막만큼 메말랐다.


늑대는 대답 대신 모래에 발자국을 남겼다. 물결 모양이었다. 그 발자국들이 이어져 보이지 않는 강을 만들었다.


아이는 늑대를 따라 걸었다.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뜨겁다가 차갑다가, 차갑다가 뜨겁다가. 걸을 때마다 투명해진 발목이 저릿했다. 시간이 몸을 통과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더 빨리 가야 해. 하지만 어디로?


그러다 멈춰 섰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고래들이 있었다.


물 없는 하늘에서 고래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느긋하고 우아하게, 구름 사이를 유영하며. 몸이 반투명해서 햇빛이 관통했고, 그 빛이 고래의 심장에서 부서져 무지갯빛 파편으로 흩어졌다.


가장 큰 고래의 가슴속에는 별들이 있었다. 별들은 고래의 심장박동에 맞춰 깜박였다. 느리고, 깊고, 세상의 첫 번째 리듬처럼 규칙적이었다.


고래의 심장소리가 모래를 통해 전해졌다. 발바닥이 먼저 진동을 느꼈고, 그것이 종아리를 타고 올라와 갈비뼈를 울렸다. 아이의 심장이 그 리듬에 끌려 박자를 바꾸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온 우주가 그 리듬으로 숨 쉬고 있었다. 고래들은 소리 없는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아이보다, 사막보다, 두 개의 태양보다도 오래된. 세상이 아직 바다였을 때부터 전해 내려온.


모든 사막은 한때 바다였고, 모든 바다는 언젠가 사막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 속에서도 계속 헤엄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아이는 깨달았다. 고래들이 하늘을 선택한 이유를.


늑대가 몸을 낮췄다.


귀를 세우고 주둥이를 하늘로 향했다. 공기 중에 떠도는 변화의 기척.


"뭐야?"


아이가 중얼거렸다.


그때 말 대신 다른 것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씨앗이었다. 아주 작은, 검은 씨앗. 하지만 이번에는 모래 위에 떨어지자마자 뿌리를 내렸다. 투명해진 아이의 몸에서 빠져나온 시간이 씨앗을 적셨다.


늑대가 일어섰다.


그리고 말했다. 목소리는 없었지만 분명히 말했다. 아이의 뼛속 깊은 곳에 직접 새겨지는 말로.


때가 왔다. 선택해야 한다. 흩어진 채 사라질 것인가, 하나가 되어 변할 것인가.


아이가 다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고래들이 더 선명해졌다. 별빛들이 더 날카롭게 빛났다. 그중 하나가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고래의 눈.


별처럼 빛나는, 바다 깊이만큼 깊은 눈.


시선이 맞닿았다.


그 순간—




다음 이야기 「물결의 이름」은 8월 17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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