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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리 Sep 30. 2015

06_사랑의 역사 by 니콜 크라우스

뉴욕 스트랜드 서점

1. '사랑의 역사'를 읽을 때 마다 '다이 루쿠'란 말에서 나는 항상 멈칫 했다.


(수정 중인 글)

솔직히 말하면 뉴욕 여행과 함께 엮을 책이 생각 나지 않았다. 너무 많으면 오히려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모르듯. 여행 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책을 여행 후 여행지를 곱씹으며 읽는다. 반 정도 읽다가 '다이 루쿠'(손을 잡아줘,란 러시아어.)에서 멈칫 한다. 책을 덮고 한참 숨을 고른다. 


처음 읽었을 때 포스트잇을 붙인 문장들.  윤제효의 '못'이란 시.


뉴욕에 사는 두 화자가 등장하지만 이 책은 그 보다는 유럽이나 유대인에 대한 배경이 더 큰 책이다. 이 책에서 유럽 곳곳 그리고 발파라이소란 지명을 다시 발견하고는 그 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소설가 김연수 씨가 좋아한 책이고 그의 단편 중 하나는 이 책의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음에 분명한 부분이 있으며 그 단편의 내용을 거의 베끼다시피한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가 취소된 적도 있는, 책 제목만큼 사랑스럽고 읽는 자들에게 역사를 만드는(?) 소설이다. 띠지에는 영화화 결정이라고 써있는데 아직 인가.


니콜 크라우스의 또 다른 소설 '그레이트 하우스'가 보인다.


뉴욕에는 작은 서점들과 헌책방들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곳곳에 숨겨져 있다. 예술의 도시인만큼 문학적 도시이기도 했다. 스트랜드 서점도 분명 중간 이상의 대형서점인데도 지역서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점만의 색이 분명한 Staff's pick이나 주말 행사, 자체 브랜드 팬시제품에, 상층에는 고서가 진열장 안에 있고 서점 대로에는 빽빽이 헌책들이 북트럭에 꽂혀 있다. 


뉴욕에 사는 지인과 그의 딸, 세림과 함께 주말 어린이를 위한 '프로즌' 낭독 행사에 갔다. 




스트랜드 서점에 몇 번을 갔더라. 처음 혼자 갔고 두번째 토요일 행사 때 함께 갔고 그 후 그들과 헤어져 다 저녁에 다시 이렇게 세 번을 갔다. 여행자가 같은 장소를 세 번씩 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스트랜드 서점은 자꾸 가고 싶게 만드는 양파껍질을 까는 듯한 매력이 있는 장소였다. 물론 모든 서점은 내게 그렇지만. 그리고 사랑의 역사라는 책 역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뉴욕도 마찬가지고. 뉴욕, 사랑의 역사, 스트랜드 서점... 이 양파같은 존재들.



[사랑의 역사]의 마지막 장면 같은 발렌타인 데이 기념 설치 미술품 at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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