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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Mar 21. 2021

쓰면 이루어질까?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2017년 7월, 아파트 정원에서 자신에게 물었어요.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니?'
'자연, 내가 원하는 것은 자연이 있는 곳이야.'

오랜 가뭄으로 나뭇잎이 갈색을 띠고 대지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적적 갈라질 때였어요. 무심하던 하늘빛이 바뀌고 폭탄 같은 빗방울이 떨어졌어요. 그날 토지 계약했어요.

무말랭이처럼 비틀어진 몸으로 집짓기 위해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다녔어요.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어요. 내장이 노화되는 고생을 겪고 자연으로 이사 왔어요.

책장을 정리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2018년으로 돌아갔어요. 일기장 첫 장에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지금의 모습은 3년 전 간절히 원하고 바랬던 모습이었어요. 마흔 하고 몇 살 더 해진 나이,  산에서 맨발 걷기를 하며 자신을 찾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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