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엄마

고통을 딛고 자연 속에서 다시 살아낸 나의 시간들

by 오늘도책한잔

들어가는 글

고통을 지나 다시 피워낸 삶의 문장

삶은 때때로 우리를 멈춰 세웁니다.

저에게 그 멈춤은 아픔이었고, 회복이었으며, 결국 다시 걸어가야 할 길이기도 했습니다. 도시의 삶을 접고 시골로 이사 온 것도, 그 멈춤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였습니다.

자연 속에서 아이가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랐습니다.

도시에서는 몸이 아파 아이에게 충분히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이곳의 흙과 바람, 나무와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골의 삶도 결코 단순하거나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외적인 변화만으로 내면의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곧 깨달았습니다.

그때 선택한 방법은 맨발로 산을 걷는 일이었습니다.

날마다 산을 오르며 울고, 분노하고, 오래된 감정을 꺼내 자연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그 시간은 치유라기보다는, 자신에게 자유를 허락하는 연습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주고 싶었던 자유는, 사실 제게도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늘 자신감이 없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주저앉는 사람이었습니다.

용기도 부족했고, 잘난 점도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손에 묵주를 쥐고 지팡이를 짚은 채 매일 맨발로 산을 오르면서, 아주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해답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고통을 통과하며 단단해지는 시간, 그것이 바로 성숙이라는 것도요.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되었고, 오랜 시간 품어온 꿈이던 첫 개인전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굴곡과 회복, 그 모든 과정을 이제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림과 문장을 통해 제 안에 남아 있는 삶의 온기를 나누고 싶어 졌습니다.

저는 여전히 한 남자의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며, 어쩌면 평범함보다 더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삶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이 책은 그 진실을 꺼내어 쓰는 용기의 시작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 또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빛 한 줄기가 되기를 바라며,

조심스레 이 글을 건넵니다.

2025년 7월

자연에서

박기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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