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소년잡지의 추억
포기도 아니고, 중단도 아닌 채로 방치돼 있던 '볼드와 찾기'에 대반전을 가져온 카페 댓글은 이렇다.
외계인 '볼드와'가 아니라 외계인 '볼드'와 조사 '와'가 합쳐진 '볼드와' 긴 하지만, 아무튼 합쳐 읽으면 '외계인 볼드와'가 등장. 댓글 주신 분의 마지막 언급...그러니까 '볼드'는 영어 bald, 즉 '대머리 외계인'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에는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외계인 볼드와 만났다는 '스트랜지스' 박사"가 지금까지 '볼드와 찾기'에는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어서 눈이 번쩍 뜨였다.
스트랜지스 박사. 이름마저 스트레인지하다.
1927년에 태어나 지난 2008년에 사망한 스트랜지스 박사는 생전에 UFO와 외계인에 대한 연구로 미국에서 알아주는 권위자였는데, 그의 활동은 주로 40-60년대에 걸쳐 있었다. (스트랜지스 박사의 활동은 여기서 참고 http://www.nicufo.org/dr_stranges.htm) 스트랜지스 박사의 저서 가운데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Stranger at the Pentagon]이다. 이 책에서 박사는 1957년 3월, 펜타곤 남쪽 14마일 지점에 착륙한인간형 외계인을 만난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박사는 인간형 외계인의 '현지' 비서 역할을 맡았던 여성을 통해 외계인과 조우했다. 금성에서 왔다고 밝힌 그 외계인의 이름은 발리언트 토오(Valiant Thor)였다고 한다. 발리언트 토오는 착륙 직후 국방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펜타곤으로 호송됐고, 곧바로 비밀 지하 통로를 통해 백악관으로 이동해 아이젠하워 대통령, 닉슨 부통령과 만났다고 한다. 그 만남 직후 그는 귀빈 대접을 받으며 다시 펜타곤으로 돌아왔고, 이후 1년 가까이 지구에 머물면서 다양한 국적의 전문가, 정치인들과 만나 지구의 미래에 대한 금성인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그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발리언트 토오를 이내 '발 토오(Val Thor)'로 줄여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는 퍼스트 네임을 흔히 간략하게 줄이는 영미식 어법에 따른 것이었다. 즉, 내가 찾던 '스스로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볼드와'는 금성인 '발 토오'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결론.
사실 이렇게 구차하게 이런 저런 생각을 엮은 건 조금 나중의 일이고, 스트랜지스 박사를 다룬 인터넷 문서를 허겁지겁 찾아 보다가 그야말로 머리에 오만 볼트 전기가 통하는 경험을 먼저 했는데, 그건 역시 발리언트 토오의 사진 때문이었다. 기억하는가? 내가 지난 글에서 묘사한 '볼드와'의 모습 말이다.
사진에는 정장을 입은 한 남자의 상반신이 찍혀 있었다. 기자회견 중에 찍은 듯 주변에는 카메라기자의 손이나 카메라 일부가 살짝 드러나 있었다. 터미네이터 2에 T-1000으로 나온 로버트 패트릭의 이미지와 흡사한 사진속의 남자는 아주 말끔하고 날카롭다. 그리고 카메라 렌즈의 약간 윗쪽을 굳은 표정으로 째려보고 있다. 사진의 캡션은 이렇게 돼 있다. '스스로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볼드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오래 전 기억이라 묘사가 백 퍼센트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록으로 남은 발리언트 토오, 즉 '볼드와'의 사진은 이렇다. 그리고, 내가 이 사진을 다시 보는 데, 대략 30년이 걸렸다. (2011.2)
스트랜지스 박사의 저서 [Stranger at the Pentagon] 소개
http://www.nicufo.org/stranger.htm
Valiant Thor를 다룬 인터넷 문서
http://www.theallseeingeye.us/Valiant_Thor.html
위 문서의 번역. '금성인 발토오'(→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