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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ni Jun Apr 26. 2022

악마가 바라본 세상

언더도그마라는 오류

누군가 내게 말했다.

"너는 악마다."

고급 아파트에 사는 악마다.

사립학교에 다니는 악마다.

모자람 없이 살아온 악마다.

맞다. 모두가 맞는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악마다.


악마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니,

이 세상은 한참이 잘못되었다.

누가 악마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누구를 향해 손가락을 들이밀고,

누구를 오늘의 가십으로 삼아야 할지.

무정히도 모두가 뒤죽박죽 정반대였다.


가진 게 많다는 이유로,

배운 게 많다는 이유로.

평범한 노력가가 악마라고 멸시받는다.


어딘가 불쌍하다며,

사람이 다 그렇다며,

몰라서 그런 거라며,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평범한 악마들은 손가락질조차 면제받는다.


왜?

그들은 '민'이고, 그것이 '민의'니까.

그것을 언더도그마라고 한다.

약자이기에 선할 것이고,

강자이기에 악할 것이라는 오류.

무엇이 진짜 죄인지 알 수 없게 되는 오류.

그 오류에 얼마나 많은 악마들이 면죄받는지.

얼마나 많은 당신들이 악마라 낙인찍히는지.


악마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니,

이 세상은 한참이 잘못되었다.

나와 같은 악마들이 너무나도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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