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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ni Jun Dec 31. 2019

2019년, 기념비적인 영화의 해

영화 연말 결산 - 해외 Best 20

2019년은 먼 훗날까지 영화사에 있어 중요했던 한 해로 길이 회자될 것이다. 100주년을 맞은 한국 영화계에 대해서는 '국내 Best' 글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고, 해외 시장에 대해 되돌아보자면, 그야말로 디즈니로 시작해서 디즈니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캡틴 마블>부터 <겨울왕국 2>까지 한 해에 총 6편의 전 세계 10억 달러 이상 흥행작들을 내놓았다. 올해 10억 달러 돌파 영화들 중 컬럼비아(소니) 픽처스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워너 브라더스의 <조커>를 빼면 나머지는 모두 월트 디즈니 픽쳐스의 배급작들뿐이다. 심지어 <스파이더맨>은 MCU 소속 작품이기에 마블의 성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디즈니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가게 된다.


물론 오직 디즈니만이 강세였던 1년은 아니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미디어, IT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을 일컫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일각인 넷플릭스는 하반기에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들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조커>는 R 등급 영화 중 최초로 10억 달러를 넘기는 쾌거를 달성했고, 인기 있는 시리즈의 후속작들이나 유명 감독들의 신작들도 공개되어 디즈니의 독주를 견제했다. 리메이크와 후속작으로 가득한 극장가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 속에서 착실히 두각을 나타낸 작품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주관적인) 해외 영화 Best 20을 정리해보았다.


해외 Best Top 20



Top 20.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디즈니가 보여주어야 할 '진짜' 해피엔딩, 왕자님이 아니라 꿈을 좇는 그런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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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9. <서스페리아>

-아름다움의 빛과 그림자. 나치의 등장부터 몰락까지 20세기 독일의 역사를 비유적으로 그려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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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8. <존 윅 3: 파라벨룸>

-일차원적인 스토리와 편의주의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흥분시키는 시그니처 액션. BGM도 CG도 없이 담백하게 이어지는 액션은 예술이라는 말로 부족하다.



Top 17. <미드소마>

-밝고 아름답고 웃음이 넘치기에, 더욱 공포스러운 영화. 흔해빠진 설정으로 만들어낸 <샤이닝> 급의 공포.


Top 16. <위!>

-영화를 봐도 감독의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 악마 같은 십대들의 내면을 그려 그들을 변호하지도, 그렇다고 그들을 심판하여 강하게 비판하지도 않았다. 마치 관객의 분노를 유발하는 것만이 목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금 사회에 이보다 필요한 영화가 있을까. 때로는 현실을 직시하게 해 줄 예술이 필요하다.


Top 15. <더 길티>

-스크린의 화려함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잊고 있었지만, 역시 영화는 시'청'각 매체였다. 영화 속 인물들도 영화를 보는 우리들도, 언제나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을 뿐이다.



Top 14. <아사코>

-'틀린 사랑은 없다. 사랑을 거스를 수 없다.'

납득하기 어려운, 납득하고 싶지 않은 인물의 행동이 오히려 상황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아사코와 료헤이 모두를 이해하기에 힘들고 혼란스럽다.


Top 13. <러브리스>

-세상에서 사랑이 사라지고 피상적인 형태에 점점 더 집중하게 된다. 무채색의 고요한 거리를 비추며, 영화는 우리에게 세상이 사랑 대신 상처로 가득하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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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2. <가버나움>

-"엄마의 말이 칼처럼 심장을 찌르네요."

낳은 걸 후회한데. 자기 삶을 망쳐놨데. 그 아이들에게는 진짜 삶을 살 기회조차 주지 않았으면서.



Top 11. <글래스>

-우리 모두의 기원이 될 이야기. 히어로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며 그 범위를 대중에게까지 확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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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0. <아틱>

-"안녕하세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겨울에 피어난 꽃처럼, 백색 적막 속에서도 사그라들지 않은 희망.


Top 9. <미안해요, 리키>

-왜 당신이 미안해해요. 당신도 꿈과 행복을 잃었으면서... 시스템을 위해 구성원인 사람이 희생되고 있다면, 과연 그것은 정말 올바른 사회일까? 언제나 약자들의 삶을 비추는 켄 로치 감독님의 영화이기에, 전형적인 구성임에도 마음속에 큰 울림을 남긴다.



Top 8. <겨울왕국 2>

-새로운 인물과 배경을 추가하면서도 매끄럽게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스스로의 힘을 두려워하던 엘사와 그런 언니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안나의 성장이자, 디즈니 자체의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


Top 7. <토이 스토리 4>

-마블과 만나기 전, 내 곁에는 그들이 있어주었다. 1편부터 3편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오프닝은 그 짧은 시간만으로 잊고 있던 감정들을 되살아나게 한, 올해 최고의 오프닝 중 하나였다. 계속해서 이어져 온 '우디'와 '버즈'의 관계가, 서로를 위하고 각자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라는 관계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Top 6.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영웅으로의 성장'을 마친 소년의 '영웅으로서의 성장'. 개인적으로 최고의 MCU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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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5.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가본 적 없는 1969년의 할리우드에 진한 향수를 느꼈다. 마치 우리가 '샤론'과 같은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는 듯한, 마치 거실에 앉아 '릭'이 출현한 TV시리즈를 보는 듯한, 그때 그 시절과 같은 정겹고도 그리운 느낌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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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4. <결혼 이야기>

-헤어진다 한들 그 사람을 사랑했었다는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이혼이 아니라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이혼을 꿈꾼, 가장 일반적이며 가장 극적인 이야기.



Top 3. <나의 작은 시인에게>

-꿈이든 현실이든 아이의 행복은 아이가 선택해야 한다. 우리의 역할은 아이의 길을 정해주는 게 아니라, 길을 선택하고 나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거니까. 영화의 엔딩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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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2.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언어'라는 장치를 가장 잘 활용한 영화. 인물들의 심리와 삶, 두 노인의 사랑을 언어와 엮어 표현해냈다. 강대국의 언어와 사고방식이 곧 올바르고 정상적인 게 되어버리는 것이 현실이지만, 사라져 가는 것들에도 이야기가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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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 <조커>

-영웅이자 빌런이었고, 빌런이자 영웅이었다. 우리는 과연 그를 단순한 범죄자로 치부할 수 있을까? '아서'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그에게 공감하고 어째서 그가 '조커'가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그를 둘러싼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보았고, 또 우리의 마음 한편에서 조커와 같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조커>라는 제목에 걸맞은 작품이었다.

브런치 글 1

브런치 글 2




2019년을 논하면서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있을까. 압도적인 차이로 전 세계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한 영화. '슈퍼히어로'라는 장르를 대중화하고, 마블 스튜디오를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가장 성공한 제작사로 만든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영화.



번외.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 영화를 보자마자 올해 그 어떤 영화도 1위에 오르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한 편의 영화로서 완성도가 뛰어난지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그동안 함께 해온 캐릭터와 배우들, 제작진들, 그리고 누구보다 팬들을 위한 헌정작이었다. MCU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히어로들이 집결하는 전례 없는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될 수는 있겠지만, 2008년 <아이언맨>부터 긴 시간을 공유한 사람이 느끼게 될 감정과는 그 크기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개별 작품으로서의 이 영화를 1위에 올릴 수는 없었고, 그렇다고 이 영화 이상의 벅차오름을 느낀 작품 또한 없었다.

그래서 결국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번외석차로 지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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