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혁신공작소 프리시즌(4)]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10억을 투자받았습니다"라는 글은 일종의 리퀘스트 결과 작성된 글이었다. 오늘 또 뜬금없이 그 글의 2탄을 써달라는 리퀘스트가 들어왔다. 리퀘스트를 받아 쓰는 글이 여러 편이 되자. 심심풀이 땅콩이라도 되는 듯 간간이 리퀘스트가 들어온다. 글쓰기의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다보니 리퀘스트를 마다하지 않고는 있다.
그러나 오늘의 리퀘스트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일종의 타임어택이랄까?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달랑 10분 정도.. 그나마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뭔가 끄적이다보니 3분의 시간을 소모한 상황이다. 가까운 우체국에서 2건의 택배를 부치려면 12시 5분 전에는 우체국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따지면 나에게 주어진 시각은 고작 그 정도.. 아슬아슬하다. 만약 그 시간에 맞추지 못한다면 점심시간이 끝나는 13시에나 택배를 부칠 수 있는데, 나는 그때 즈음이면 머나먼 곳으로 달려가야 하기에 자칫 잘못하면 택배 2개를 들고 오늘 하루 일정을 계속 보내야 하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자, 이렇게 내게 주어진 시간의 5분을 번잡한 서론을 쓰는데 할애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스팀팩을 한 방 맞추고 미친 듯이 달린다면 2분의 시간을 더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이거다. 이렇게 5분 동안 너스레를 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10억이 주어진다면, 10억의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그 돈을 어디에 쓸 지에 대한 고민이 무르익지 않고 있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속에서 간절해지는 몇 가지는 내 나름의 드림팀을 구성하는데 이 돈을 사용하겠다는 욕심이다.
10억이라는 돈을 드림팀 구성에 쓴다는 내용을 두고 "나도 그 팀에 껴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10억은 절대로 연봉으로 사용할 자금은 아니다. 착각과 오해는 마시라. 그렇게 인건비로 모두 날려버리겠다고 하면 투자자가 투자를 회수하지 투자를 지속하겠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을 앞서고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돈 놓고 돈 먹기하면 순조롭게 벌 수 있는 돈을 사람 목구멍에 집어넣겠다고 하면 어떤 자본가도 나를 윤리적인 사업가라 생각하지 않을 게 뻔하지 않은가? 따라서 이 10억은 드림팀을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 비용과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도록 사업을 구축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마땅한 자금일 것이다.
10억이라는 자금은 100만원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소모될 수 있는 돈이다. 첨단 산업을 시작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하는 나에게는 매우 큰 자금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 어림잡아봐도 이 자금은 길어야 3년이면 모두 소진되고 없어질 자금에 지나지 않는다. 허무하다. 큰 돈인데 3년도 못 버틴다니...
3년을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는 이 돈을 이용해 사람을 마케팅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과 아이템을 분석해 출판 사업에 도전할 심산이다. 제대로 된, 괜찮은 책 1종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데 종당 1천만원은 족히 든다. 이런 책을 월 1~2종, 년간 15종을 낸다고 생각하면, 1억 5천만 원의 기본 비용이 잡히는 셈이다. 출판원가만 3년간 4억 5천만원... 이를 프로모션하기 위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만들고, 그로우쓰해킹 방식의 핀포인트 마케팅까지 진행한다면 또 종당 1천만 원 가량이 쑥쑥 들어간다. 이렇게만 잡아도 총 9억 원이다. 사무실 비용, 업무추진비는 제외한 금액이랄까?
책이 팔리고 콘텐츠가 팔린다면, 인건비와 경비는 빠듯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3년간 이렇게 저질러대면 생존할 확률도 높아지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될 지도 모른다. 산술적으로는 될 지 말 지 애매하지만, 몇몇 사례는 이 방법이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하게 해주고 있는데... 그 사례들은 우체국 시간이 급한 관계로 생략한다. 5분 남았다. 이제 달려간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