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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식 Jul 16. 2023

내가 주인공인 대하사극이라고 생각하지 뭐!

[MyBizStory(8)] 나를 위한 변명

최근 진행중인 브런치 연재를 두고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시각이 교차해 온다. 이미 다 지나간 일들을 구차하게 꼬치꼬치 남기느냐는 부류와 재밌고 좋다며 자신과의 에피소드들도 남겨달라는 부류다.      


사실 두 부류 모두 다수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관심이 없다. 긴 글 읽는 게 비생산적이라 여기고 읽어 본 척하고선 적당히 지나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께는 구차한 변명을 드리고 싶다. 자영업, 1인기업, 소상공인들의 경우, 한 분야에서 오래 구를수록 자신의 경력을 표현할 방법이 많지 않다. 이건 직업의식, 소명의식, 자존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요소다. “20년 동안 외길을 걸었습니다”라고 하지만, 이럴수록 규모나 매출 등 정량적 기준으로 판단되고 재단된다.      


장사 오래 해보신 분들은 안다. 운때가 맞아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 성실해야 한다. 성실함은 행운과 기회를 불러오는 기초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평생 노력해도 빛을 보지 못하고 밀려나는 이들도 있다. 무능하거나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거다.      


또한 운칠기삼으로 말하는 분들도 라이프스토리, 비즈니스스토리를 분석해보면, 노력이 99%고 운은 1%도 안될 때가 많다. 그저 복잡다단한 비즈니스의 맵고 짜고 달고 쓴 맛을 잘 알기에... 즉 맛의 정수를 알기에, 운이 좋았다고 짧게 축약할 뿐이다.      


우리네 정서는 자기PR하는 사람을 좋지 않게 보기 마련이라, 옆 사람 역할이 중요하다. 나서고 싶지만 나서기 떨떠름할 때 옆에서 누가 “얘가 잘해요!” 해준다든가, “얘가 최고예요!”라고 해주는게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간해선 누가 나 대신 이야기를 해주고, 널리 알려주지 않는다. 순수한 어린이 시절에는 옆 친구가 기꺼이 나서주지만, 어른이 되며 자신의 생각이 굳어지고 잇속이란 게 들어가면 나서지 않게 되거나 일부러 나서주지 않게도 된다.     


그런데 내가 뭔가 우월해진다면, 스스로 다가오고 아는 척 하고 띄워주고 난리가 난다. 유리한 조건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호감을 사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명인들일수록 아첨하는 자들이 많다. 생존본능에서 나오는 습성인 걸 어쩌겠나? 그래도 비즈니스 정글 생태계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고 삶이 있으니, 언젠가 이들이 나의 편이 되어주고 동지가 되어줄 날만 생각하자.     


따라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때는 스스로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실, 그간 지나온 여러 과정 속에서 글쓰기와 개인출판 혹은 독립출판 강의를 한 적이 좀 있었는데, 그때마다 자기PR을 위해 용감히 나서라고 조언하곤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분이 나오질 않아 생각해보니, 나부터 문제였다. 선생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데 수강생이 따라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래서 틈틈이 진행하는 이런 작업은 일종의 교보재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옆길로 많이 샜다.     


한편, 긍정하는 부류는 정말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예 자신이 나의 기록 속에 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나의 비즈니스 이야기 속에서 묘사되는 관계성과 정체성이 궁금하다는 거다. 그리고 브런치라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와 퍼스낼리티가 자연스럽게 묘사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많아도, ‘업체명+이름’, ‘개인브랜드+이름’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존재는 자신 하나뿐이니, 우연히 검색을 통해 조우되는 자신의 모습이 비춰질거라 여기는 거다.     


뭐랄까 여기서는 못 이기는 척 영업사원들이 주창하는 비과학적 법칙을 믿어보기로 하자. 이른바 3:4:3의 법칙으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 3명, 이랬다저랬다하는 사람 4명,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 3명이 존재한다는 비과학적인 동기부여 말이다. 3명이 거절했다하더라도 내 손을 마주할 3명이 반드시 있다는 ‘주문’, 일종의 자의적 종교 말이다. 이 주문은 참 신박해서 3+4=7명까지 거절해오더라도 남은 3명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암시마저 하고 있다.     


따라서 이왕 시작한 이 시리즈...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관계자들과의 에피소드까지 넣어가며 길게 풀어가고자 한다. 뭐랄까? 내가 주인공인 대하사극이라고 생각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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