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서비콘_1기_2편
추천(Referral) 기능, 이왕 만드는 거 더 잘 만들고 싶잖아요. 1편에서는 추천 기능을 만드는 3가지 방법에 대해서 다뤘다면, 2편에선 그 기능을 만들 때 추가적으로 점검해보면 좋을 체크리스트 4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추천 기능이 뭔지(What), 왜 만들어야 하는지(Why),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How) 알았는데, 그럼 바로 만들면 될까요? 아니요! 추천 기능을 어떻게 만드는 것만큼이나 언제(When) 만들어야 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해요.
힙서비 북클럽에서 <린 분석> 책을 함께 읽었는데요, 그 책에서는 스타트업 생애주기 단계를 다섯 가지로 구분하더라고요: 공감 → 흡인력 → 바이럴 → 매출 → 확장. 우리 서비스를 자연적인 또는 인위적인 바이럴과 추천으로 성장시키기 전에, 사용자를 유지할 수 있는 '흡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 서비스 고유의 제품/특징/기능이 없다면, 아무리 추천을 통해 이탈률이 낮은 고품질 유저가 유입이 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다시 나가버릴 거예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처럼요.
Hubspot의 Growth 총괄이었던 Brian Balfour 역시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 Market Fit)을 찾는 방법에 관한 아티클에서 유지율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래 그래프에서 가로축은 시간, 오른쪽은 이탈하지 않고 남아있는 활성 유저의 비율인데요, Product A의 유지율 곡선처럼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유저의 비율이 유지되어야만 서비스가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고, 그 이후에 프로덕트를 성장시키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거죠.
2. Invitations: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싶게/초대하기 쉽게 설계되어 있나요?
우리 서비스의 유지율 지표를 확인했다면 이제 바이럴/추천 단계로 넘어가 봅시다. 바이러스 전염성을 나타내는 바이럴 계수 K(Viral Coefficient=K)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간소화된 K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K = I(노출된 사람 수/초대받는 유저의 수) x C(감염될 확률/초대에 응할 확률)
우선, 위 공식대로라면 초대받는 유저의 수를 늘려야겠죠.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가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싶게, 그리고 초대하기 쉽게 설계되어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1) 초대/공유하고 싶게: 1편에서 말씀드렸던 ‘적절한 맥락에서 공유하기’, ‘추천인 프리미엄’, ‘현금 수익화’의 세 가지 방법 모두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싶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에요. 이때, Social Proof를 함께 노출하면 더 좋아요. “지금까지 356명이 초대했어요.”, “5,243번 공유됨”이라는 수치를 보여줘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주는 거죠. 대표적으로 facebook에서 좋아요와 댓글 수 이외에도 공유가 몇 번 됐는지를 보여주고 있죠. 남들이 많이 공유한 포스팅인걸 보고, 나도 함께 공유해야 될 것 같은 마음이 든 적 있지 않나요?
2) 초대하기 쉽게: 유저가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추천하는 과정에서 마찰(friction)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유하기’ 버튼을 누르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공유하고 싶은 플랫폼을 선택하면, 해당 플랫폼에 각각 알맞은 썸네일과 설명이 바로 이어지게 해 두는 것 역시 유저가 초대를 쉽게 하게 만들어둔 장치인 거죠.
1편에서 소개해드린 ‘쿠팡 파트너스’의 경우에도, 링크 복사 이외에 개인 블로그나 웹페이지에 노출할 수 있는 배너를 만들어주는 등 유저가 공유/추천을 어떤 방식으로든 쉽게 할 수 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더라고요.
3. Conversion: 초대받는 사람을 고려했나요?
바로 위에서 바이럴 계수 공식을 말씀드렸죠?
K = I(노출된 사람 수/초대받는 유저의 수) x C(감염될 확률/초대에 응할 확률)
2번에서 I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 C를 알아봅시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초대하더라도, 초대를 받는 사람이 초대에 응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대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초대받는 사람을 고려해야 해요.
친구가 SNS로 공유한 링크에 아무 설명만 없이 URL 주소만 덜렁 있다면? 공유를 하면서 부연 설명을 할 수는 있지만, 설명도 없다면 그 링크를 클릭하기 망설여지겠죠. URL 주소를 공유할 때, og(오픈그래프) image(URL이 공유되면서 자동으로 보이는 썸네일)와 og description(URL에 대한 설명)이 매력적으로 설정되어있는지 꼭 확인해주세요.
바이럴 계수 K의 공식에 따라 한 사람이 지인 10명을 초대했는데 그중에 30%가 수락한다면 바이럴 계수는 3이지만, 100명을 초대하더라도 그중에 1%가 수락한다면 바이럴 계수는 1에 불과합니다. 이 바이럴 계수가 1을 넘어야 우리 서비스가 자생적으로(유료 광고 등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어요.
다음은 유저가 '초대'라는 행동을 실행하는 사이클 주기입니다. 사이클 주기는 단순화된 바이럴 계수 공식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서비스의 빠른 성장을 위해 꼭 고려해봐야 합니다.
A 서비스의 사이클 주기(CT)가 일주일이고, 바이럴 계수가 2라면, 일주일 단위로 한 명의 유저가 평균 2명의 신규 유저를 데려옵니다. 한 달이 지나면, 해당 서비스의 전체 유저는 31명이 되겠네요. 반면에 B 서비스의 사이클 주기가 2주일이고, 바이럴 계수가 A 서비스의 두 배인 4라면, 한 달 뒤에 해당 서비스의 전체 유저는 21명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생각해보면, 그 서비스가 너무 좋다고 느낀 순간에 친한 지인들에게 소문을 내고 끝인 경우가 많아요. 내가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유저를 데려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I(초대하는 사람의 수)를 늘렸다면, 새롭게 유입되는 유저들의 온보딩을 개선해서 그들이 서비스의 매력포인트(또는 아하모먼트)를 빨리 느끼고, 또 다른 사람을 초대하게 만드는 게 낫다는 거죠.
1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챗봇 사주 앱 헬로우봇이 초대 주기를 잘 고려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챗봇을 이용해 처음으로 사주 결과를 받아본 그 순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를 바로 유도해서 신규 유저에게 헬로우봇이란 서비스를 소개하니까요.
정리를 해보자면, '추천'이라는 기능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다음의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거예요.
1) 추천/공유 기능이 효과가 있을 만큼 유지율이 높은지?
2) 해당 기능을 사용해 초대하는 사람의 수가 많은지?
3) 초대받는 사람들이 초대에 응할 확률이 높은지?
4) 기존 유저가 신규 유저를 초대하는 바이럴 주기가 충분히 빠른지?
이 네 가지 체크리스트를 고려해서 우리 서비스의 바이럴 계수를 측정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Alexander Jarvis의 Viral Growth Model 시트를 참고해주세요. 유지율(1-이탈률)과 바이럴 주기뿐만 아니라 시장 사이즈까지 고려한 모델이에요. 위의 모델이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생각하시면(제가 그랬거든요), 유지율은 제외하되, 바이럴 주기를 고려해서 계산한 David Skok의 시트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추천(Referral)은 오래전부터 많은 기업에서 사용해온 방법이잖아요? 그만큼 좋은 사례나 참고자료가 많이 있으니, 우리 서비스에 이왕 도입하는 거 성공적으로 해봅시다.
p.s. 좋은 서비스 많이 보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힙서비 함께해요!
힙서비 챌린지(매주 하나의 서비스를 선정해 그 서비스가 잘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
힙서비 북클럽(매달 프로덕트와 관련된 한 권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힙서비콘(힙서비 챌린지 정예 멤버가 연사가 되어 각자가 선택한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콘퍼런스)
앨리스테어 크롤, 벤저민 요스코비츠, <린 분석>, 한빛미디어
https://brianbalfour.com/essays/product-market-fit
https://www.growth-hackers.net/referral-marketing-examples/
https://www.eloquens.com/tool/glQSwx/strategy/kpi-dashboards/startup-viral-growth-excel-model
https://www.forentrepreneurs.com/lessons-learnt-viral-marke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