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관찰하며 덩달아 느긋해진 이틀의 기록
며칠을 바라보며 새롭게 알게 된 S만의 특징 몇 가지.
S는 다른 사람들보다 숟가락에 음식을 좀 더 적게 담아요.
야무진 표정으로 숟가락을 입에 넣는 걸 보면 배는 분명 고픈 것 같은데, 잔뜩 퍼서 허겁지겁 먹지는 않아요.
숟가락이 입에 들어갔다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조금 긴 편이구요.
그 탓에 남들보다 밥 먹는 속도가 조금은 느린 것 같은데, 그게 또 S의 성격과 잘 어울리니 싫지는 않습니다.
S는 모음으로 끝나고, 끝이 늘어지는 말투를 사용해요.
'있는데' 보다는 '있는데에~' 하는 식으로요.
덕분에 S와 몇 마디만 나누어도 나긋나긋한 말투에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렇다고 S와의 대화가 재미없는 건 아니에요.
왜냐면 S는 누군가를 설명할 때 행동이나 장면 묘사를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나긋이 조곤조곤 말하는 얘기를 듣고만 있어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요.
말투와 정반대로 S는 몸짓 언어가 크고 눈 크기가 자주 변해요.
손을 휙휙 뻗어내며 얘기하고, 조금만 놀라거나 재밌어도 눈 크기가 들쑥날쑥 바뀌어요.
잘은 모르지만, 아마 본인의 기분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일에는 재능이 없지 않을까, 예상해봤어요.
S는 손에 반지를 여러 개 끼고 있는데, 다 모양이 독특하게 달라요.
각각의 반지마다 사연이 담겨있지 않을까, 자연스레 궁금해집니다.
반지 몇 개만으로도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지게 할 수 있는 건, S의 매력 때문인가 신기했어요.
아, 그리고 며칠이나 관찰했는데도, S는 항상 기분이 좋아 보였어요.
늘 살짝 들뜬 텐션에, 맑은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요.
아무런 이유 없이도 머릿속 가득 행복을 채울 수 있는, 본인만의 방법이라도 있나 놀라웠어요.
그래서 든 못된 생각인데, 기분 나쁠 때 S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보고 싶어졌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