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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Feb 03. 2021

그렇다면 나는 좋은 팔로워였을까?

스타트업 초년생의 첫 퇴사 A to Z #4

앞서 '좋은 리더'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렇다면 이번엔 반대로 스스로에게 '그러는 너는 좋은 팔로워였냐?' 라고 물어보고자 한다.


우선 이에 대한 나의 답은 ' 때는 좋은 팔로워이자 동료였으나, 마지막엔 최악의 팔로워였다.' 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글은 '최악의 팔로워'였던 스스로에 대한 자기반성의 글이자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글이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월급 50만원 받던 합류 초기에는 오히려 열정이 넘쳤다.(진짜임! 월급 50만원도 진짜, 열정 넘쳤던 것도 진짜!) 아무리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도 팀원들과 함께 나누고, 서로의 생각, 기획들을 후다닥 현실로 만들어냈다.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눈에 보여 뿌듯했다.  그러나 내 또래중에서는 그래도 꽤나 많은 월급을 받던, 점심도 커피도 다 법카로 지원을 받던 퇴사 직전에는 나에게서 열정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변화하기까지의 과정과 원인들에 대해서는 앞선 글들에서 충분히 밝혔으니,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어찌되었건 일련의 이유들과 관성, 권태로움은 나를 최악의 팔로워로 만들었다. 최악의 팔로워라하여 내가 매일 대표 혹은 팀원들과 잦은 의견충돌이 있었다거나, 일을 하지 않는다거나 했던 것은 아니다. (웃으면서 퇴사했음!)


최악의 팔로워였을 당시, 나의 상태를 묘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업무를 굳이 찾아나서지않았다. 그저 주어진 일만 했다.
2. CEO가 비효율적인 업무를 지시할 때 (더 효율적인 방법, 혹은 더 좋은 방향을 알고 있음에도) 의견제시 없이 CEO가 시키는대로 업무를 했다.
3. 계속 외근을 자처하며 사무실에 머무르지 않았고, 솔직히 말하자면 좀 땡땡이를 쳤다.

반대로 좋은 팔로워였을 당시, 나의 상태는 이랬다.

1. 내 업무에는 당연히 최선을 다하고, 남의 업무에도 도움이 될 것 같으면 다양한 아이디어/조언을 나누었다.
2. 업무가 힘들어지더라도, 우리 팀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면 선뜻 먼저 제안하고, 실행했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나쁜 팔로워쉽'의 정의가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나쁜 팔로워쉽'이란, 다음과 같다.

1. 동료, 팀원, 대표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않는 것
2. 나의 업무, 팀의 업무에 책임감 혹은 주인의식 혹은 리더십을 갖지 않는 것


지금 와서 회고해보니, 후회가 되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나는 열정을 잃고 퇴사 직전에는 최악의 팔로워가 되었다. 어찌되었건 변명을 다 떼어놓고 생각해본다면, 나는 팀원들에게 최악의 팔로워 상태를 보여주었고, 그대로 작별을 한 것이다. 내가 스스로 나의 가치를 깎았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들었다. (역시 회고는 중요한 것..!) 조금 더 어른스럽고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지만 지나간 일을 바꿀수는 없는 법이니, 앞으로의 일을 더 대비해야지. 

다양한 방면에서,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어어어어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호야는 화도 안나나요? 어떻게 그냥 다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것은 제가 애정이 없기 때문이지요.. XX가 저보다 더 회사에 애정이 있어서 화도 내고 반박도 하는거에요! 하핫"

퇴사 직전에 팀원과 나누었던 이 대화 하나로 당시 나의 태도를 알 수있다. 웃프다 웃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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