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 독서실을 경영하며 경험했던 눈물겨운 분투기
역시 학관노 카페의 글이었다. 어차피 독서실 수익은 거기서 거기니까 싸게 인수해가라는 글이었다. 권리금은 불과 300만원. 보증금도, 월세도 싼편이었다. 거기가 어디시오? 전화를 걸어 냉큼 물었더니 동대문구 어디로 오라고 했다. 집에서는 차로 25분. 먼 거리는 아니었다. 가봤더니 한번도 가본 적도 들러본 적도 없는 동네였다.
독서실을 쓰윽 둘러보니 고딩 시절 다녔던 독서실 생각이 났다. 건물도 적당히 노후됐고, 독서실도 노후되었다. 그래도 조명도 일부 갈고, 휴게실의 컴퓨터와 복합기도 거의 새것이었다. 좌석은 90석이 넘었다. 정기회원은 30여명 정도 있다고 했다. 자신이 다른 곳에서 학원과 독서실을 운영 중이어서 여기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협상 시작. 나는 권리금 300은 없는 것으로 치자고 했다. 보아하니 독서실에 투자가 필요할 것 같으니 300은 없는 셈 쳐도 되는 거 아니냐고 선빵을 날렸다. 그랬더니 주인은 순순히 응했다. 어차피 부동산 통해서 거래했으면 중개료 줘야 하는데, 그걸로 갈음하겠단다. 협상은 빠르게 진척되었다.
내가 너무 허술했나 싶어 다시 독서실을 살펴봤다. 일단 총무 자리의 컴퓨터 화면에 나와 있는 좌석현황을 살폈다. 사진을 찍었는데 42명의 정기회원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주인은 “큰 돈은 못 벌어도 절대 적자는 안 나는 독서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이 말의 진의를 의심했어야 했는데…뭐튼 나는 집에 와서 엑셀을 갖고 예상 순익 시나리오를 짰다. 매출과 지출 내역을 만들고 시나리오 3가지를 상정해 그래프를 그려보니 월 80만원은 벌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때 추정했던 매출, 순익 계산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매출 : 40개 판매 * 인당 매출 10만원 = 400만원
(2) 지출 : 월세 160, 총무비 70, 전기세 30, 보증금 기회비용 20, 비품비 20, 기타 20 = 총 320만원
(3) 예상수익 : 월 80만원
어떤가? 괜찮은가? 아니면 내가 어수룩했나? 나는 집에 누워서 매달 이 정도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약 도장을 찍었다. 물론 후회를 하는데는 1주일도 걸리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