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섬이 재건되는 변곡점은 언제일까?
성격 섬이 재건되는 변곡점은 언제일까?
영화 은 막 11살 (미국 나이)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머릿속에 있는 분노, 기쁨, 슬픔, 소심, 짜증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의인화된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라일리의 성장이라는 단순한 주제로 이루어지지만, 그 안을 메꾸는 서브플롯의 강렬함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다섯 개의 메인 성격들은 서로 다투고 자기주장을 하며 고집을 부리며 의도치 않는 행동과 실수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라일리의 성격 섬은 무너지고 재건되기도 한다. 사춘기는 격변의 시기다. 몸이 커지기도 하며, 마음이 혼란스러워지는 그야말로 다시 탄생하는 듯한 시기.
이 시기에 나를 떠올려 보았다. 다리는 항상 아파서 멘소래담을 발라가며 붕대로 둘둘 말고 잠을 청했고, 첫 월경을 겪은 14세 소녀는 3개월 새 7센티나 성장했다. 그 흔적은 고스란히 가로선으로 찢어진 튼 살로 남아있다. 삐쩍 마른 몸에서 가슴이 커지길 바랐지만, 바람과 다르게 내 살의 일부분은 엉덩이로 향했고, 무릎과는 다른 세로줄의 튼 살이 남아있다.
성장통에 아팠던 무릎 관절처럼 마음 역시 그랬을 것이다. 항상 기쁨 이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던 어린 시절의 명랑함 대신 슬픔 이가 그 자리를 차지하며 지금 생각하면 견딜 수 없이 오글거리는 슬픈 나날을 보냈으리라. 하지만 기쁨이 와 슬픔이가 콤비를 이룬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아픔, 고통, 슬픔 속에서 성장하고 그 성장으로 인한 기쁨을 맛볼 수 있으므로.
혼란스러운 사춘기가 지나고, 내 인생의 두 번째 변곡점은 세상에 나와 같은 형편이 아닌 다른 배경의 또래가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대학 신입생 시절이었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던 친구들이 아닌 상상도 못 한 배경을 가진 동기들 사이에서 나는 열등했다. 열등감을 심하게 느꼈기 때문에 정말로 열등했다. 그 열등감은 장학금을 향한 집착이 되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성장했다.
우연히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마음을 얻었다. 외국인 근로자로 일하며 당했던 차별과 캣콜링, 혐오도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더욱더 단단해졌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왔을 때, 나는 더는 20살의 열등했던 학생이 아니게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내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아직도 나는 하기 싫고, 귀찮은 일을 기꺼이 감내하며 성장을 마주하려 노력하고 있으니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성격 섬을 나열해 봤다. 그리고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그 성격 섬이 무엇이었는지도 떠올려 보았다. 일부는 완전히 무너졌고, 일부는 똑같은 형태, 혹은 다른 형태로 재건되었다.
인생은 끝없는 성장을 위한 여정이다.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앞으로 남은 일생 나의 성격 섬이 얼마나 많이 재건축될지 모르겠지만, 그 여정을 기꺼이 슬픔 이와 함께 하고 싶다.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도 않은 나이지만, 적어도 하나의 진리는 수십 개의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통 속에 성장한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오늘 혹은 내일 올 슬픔을 두려워하지 말고 두 팔 벌려 안을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