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 NEW

by 알케미걸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부쩍 자주 듣는 표현이 있다.

"선생님 젊으셨을 때는 어떤 작가가 인기였나요?"
"베로니카가 젊었을 때는 OO했을 것 같아요."
"젊었을 때 OO해보셨나요?"

젊었을 때. 젊었을 때. 젊었을 때! 있는 그대로 하는 말이라도, 전혀 달갑지 않은 말이다. 그날 컨디션이나 상대에 따라 표정관리를 해야 되갈 때도 있다. "우리 다 100살 안 된 건 피차일반이거든요?" 볼멘 소리가 절로 나온다.


image_5811567311516358776472.jpg?type=w773 '새로움이 결여된 젊음. 얼마나 즐거울 수 있을까요?'



젊었을 때.. 그래 젊었을 때라. 어차피 계속 듣게 될 소리라면 매번 발끈해봐야 노화만 부추길 테니 아예 화두삼아 곰곰 생각해보았다. 그래 놓고 따져보니 소위 '나의 청춘'은 젊지 않게 흘러갔음이 떠올랐다. 생년월일만 젊지, 정신은 그다지 파릇파릇하지 못 했다. 오히려 어딘가 시들한 구석이 많았다.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앞날에 대해.

최근 대학가를 매일 오가며 늘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이유도 알아냈다. 그야말로 통통 튀는 체력과 창창한 미래를 소유한 젊은이들이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감히 젊음을 부러워하지 않다니, 더구나 이 외모지상주의 Korea에서! 오, 이 정신 상태 실화냐?)

그저 부러워하기에 그들의 눈빛은 너무 흔들리고, 발걸음은 초조하고, 고개는 땅을 향하고 있다. 한없이 젊은 동시에 한없이 old한 모습이다. '젊었을 때' 내 마음 상태와 그리 다르지 않게 보인다. 그래서 부럽지 않을지도 모른다.


image_5008906151516362831910.jpg?type=w773 알케미걸 says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야.' 너도나도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10대든 20대든 30대든 상관이 없다. 숫자일 따름이다. 마음이 세상 다 살아버린 듯 헛헛하다면. 세상 모든 길을 다 헤맨 듯 지쳐있다면. 세상 모든 신비가 깨진 듯 황량하다면. 그야말로 무늬만 청춘인 것이다.

늙음의 반대는 젊음이 아니라 새로움이다. 날로 새롭지 못 하면 날로 늙어간다는 뜻이다. 날로 새로울 수 있다면 시간이 그은 선을 뛰어넘을 수 있다. 스스로 희망을 키워 날아오르는, 자유라는 뜻이다.

온마음 다해.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침을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