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29도의 집을 떠나 interstate 35-44-70을 갈아타며 북위 40도까지 올라왔다.
35번은 지루하고 밋밋한 평지를 지나는 도로.
44번이 지나는 땅의 모양은 아름다웠다.
길이 완만한 언덕으로 휘어지며 산으로 올라갈 땐 어린 아이처럼 환호. 70번 interstate는 북위 40도, 인디언의 땅이라 불리는 대륙의 곡창지대를 지난다.
바다같은 옥수수밭을 따라 아들에게 가는 먼 길.
애플 뮤직은 상황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선곡을 하는 고성능 인공지능이라도 장착한 것인지,
가을바람같은 소리로 노래하는 박효신…
더 늦기 전에 빌리 조엘 컨서트는 꼭 가봐야지 하는 다짐.
북위 40도의 color field 옥수수밭 위로 떨어지는 빗줄기.
익숙한 색채라고 생각한 순간, 고흐가 보았던 밀밭은 북위가 9도 더 높은 곳 있었음을 깨닫는다.불현듯…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 진실이라면 왜 하필이면 밀밭에서 그랬어야 했는지 알 것 같은 마음…
바다같은 밀밭 한 가운데 서서 여지없이 밀려오는 고독감의 쓰나미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으랴…바다같은 옥수수밭을 지날 땐 언제나 고아가 된 것 같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