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카페 <Urth Cafe>
미국 서부, 그리고 라스베가스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도시다. 이 곳에서의 '한 끼'라고 한다면 [지글지글], [바삭바삭], [와구와구] 소리가 마구 들릴 것만 같다. 이틀 정도 기름에 절여지는 식사를 하고 나니, 밀가루와 고기과 튀김은 잠깐 밀어놓고만 싶었다. 건강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순 없는걸까? 그 와중에 함께 출장 중이었던 선배가 대단한 '오아시스'를 발견한다. LA에서 꽤 유명한 브런치카페 체인점이 라스베가스에 자리하고 있다. 오가닉(organic)하고 헬시(healthy)하다는 이 곳. 업무가 시작 되기 전에 꼭 맛보고 싶어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방문을 서둘렀다.
자리를 잡고 주변을 둘러보니, 맛있는 커피와 든든하고 건강한 한 끼를 즐기는 각 국의 직장인들이 보였다. 테이블마다 제각기 다른 구성으로 메뉴를 즐기고 있었는데, 실제로 메뉴판에는 거의 100여 가지에 이르는 브런치 메뉴가 있었다. 일단 이 곳은 매일 오게 될 것이고(자동 고정), 우리에게 주어진 일정은 일주일인데.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지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검색은 가동되고, 테이블을 모니터링한다.
라스베가스에서 이런 비주얼의 식사를 할 수 있을 줄 몰랐다.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연어와 계란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조리법의 메뉴가 있었다. 주변의 그리너리는 한없이 다양하고 풍부해서 식감 상의 재미가 상당하다. 이 곳의 찐-한 오가닉 커피를 끼얹으면 식사와의 합이 대단히 좋다. 과일주스보다 커피가 가미해주는 풍미가 매력적이다. 건강한 것이 항상 가볍지는 않기에(...) 1개 디쉬가 간직한 상당한 양을 망설임없이 섭취해주었다. 초록초록한 색채가 이렇게나 행복한 것이었구나. 그리너리(Greenery)와 건강한 식재료의 앙상블을 누리는 아침들이다.
결국 이 식단은 일행의 출근길 루틴이 되고 만다. 먼저 뜨거운 커피를 시키고 예열한뒤, 양껏 초록색 풀과 식재료를 소화하며 일정을 준비하는 것. 이왕 한끼를 먹는 것이라면, 그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라고 맞장구치며 즐거워하기 일쑤였다. 먹지 않거나, 공복에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메리카노)로 살던 서울 직장인은 무려 라스베가스에서 건강한 아침을 맞는 법을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