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미국의 도서관
우리 가족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2년 동안 미국 콜로라주 덴버에서 살았다.
이 기간 동안, 우리 가족이 집과 학교 이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동네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에서 열린 Used Book Sale. 저렴한 가격으로 책, 문구, 장난감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정착 초기, 나는 세 달에 $60 하는 도서관 영어 프로그램을 들었다. 이곳에서 다국적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초기 거주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영어 선생님들도 남다른 애정으로 우리의 미국 정착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이후, 여기서 사귄 친구들이 준 정보로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일대일 멘토링 서비스를 신청했다. 일 년에 $40를 내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지역 거주 봉사자와 일대일 매칭이 이루어진다. 미국에서 한 시간 튜터 비용이 $30~60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 일대일 튜터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저렴한 비용이다. 나는 24살의 더글라스라는 청년을 소개받았다. 그는 은행에서 일하고 아이스하키와 철인경기를 즐기며, 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언젠가 아시아 지사에서 일할 날을 고대하는 더글라스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역사 및 삼국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서 가끔 예리한 질문을 던지곤 했다. 더글라스는 내가 미국에 머무는 2년 동안 매주 나의 영어 튜터가 되어 주었다.
<원하는 책을 골라 원하는 개 옆에서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 고른 책은 아이들에게 선물로 준다. >
아이들도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코딩 수업, 미술수업, 리딩 수업 등 매 달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서관 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있었고 이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공휴일에도 참신한 이벤트가 열리곤 했다. 핼러윈에는 과자를 만들고 파티를 열었고 주말에는 체스 대회 또는 동물과 함께하는 책 읽기 프로그램 등이 열렸다.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 그리고 여행의 시작
나는 종종 집 근처 도서관에서 라테 한 잔을 시키고 신문을 읽거나 새로 들어온 책을 읽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정말 맛있는 라테를 만들어 주는 친절한 바리스타가 있었다. 카페 옆에서는 중고 책을 팔았는데 도서 상태도 매우 훌륭했고 무엇보다 책값이 무척 저렴했다. 자주 도서관에 가다 보니 나중에는 중고책을 판매하시는 할머니 봉사자분이 새로 들어온 책 중 인기 있는 책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고, 추가 디스카운트를 해 주시기도 했다. 또, 가끔은 나의 말벗이 되어 주셨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대부분의 스텝들은 모두 친절했고 내가 아무리 안 되는 영어로 질문을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곤 하셨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동네 도서관, 카페 옆 북스토어>
우리 가족의 모든 여행의 시작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들과 남편의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면 우리는 긴 여행을 떠났다.
어떤 날엔 한 권의 소설책으로 부터
어떤 날엔 동화책, 시집으로부터...
또 어떤 날엔 어느 화가의 그림,
또는 사진작가의 사진 한 장으로부터......
'햇빛이 춤추는 도시' 라 불리는 산타페
산타페 여행도 도서관 북스토어에서 우연히 발견한 여류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강렬한 꽃 그림 한 장으로부터 계획되었다.
도서관에서 떠나는 미국 여행.
1. 햇빛이 춤추는 도시, 산타페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