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 더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때 중얼거려 보세요.
새롭게 시작해보는 프로젝트를 경험하느라 매 분 매 초가 깔딱고개였던 지난 여름. 정신없이 흘러가버린 여름을 아쉬워 하다가 "여름방학"으로 2 주간 바닷가 캠핑장을 돌며 지내고 있다는 레알 멋있는 노마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친구의 여름방학 꼬랑지에 운 좋게도 잠깐 낑길 수 있었다.
캠핑은 정말 좋다. '왜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한 번 해보면 설명이 필요없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하는 조별 과제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협업이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한 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군!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물론 나는 초보여서 캠핑장에서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 캠핑 초보의 감상기)
캠핑장의 아름다운 낮과 밤. 노마드로 일하면서 캠핑장을 일터로 선택한 친구가 집중 업무 시간에 업무를 끝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서핑을 다녀오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며 놀고 있으면 일이 끝난 친구가 노트북을 덮자마자 바로 캠핑으로 돌입하는 그런 최상의 환경에서 정말로 친구들과의 여름방학 같은 날들을 보냈다.
가리비 찜을 저녁으로 먹고 돌아와서는 자갈치! 해산물 파티(?) ㅋㅋㅋ
스모어도 처음 먹어보았다. 왠만해서 후회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데, 스모어는 한 입 먹고 그동안 먹지 않았던 지난 날을 후회했다. 조금 더 혈당 위험이 없고 소화력이 좋은 어린 날에 많이 먹을 껄!!!!!!!!!!!!!!!!!!!!!! 맨날 먹을 껄!!!!!!!!!!!!!!!!! 뭐 이렇게 후회한 것치고 절제해서 먹은 것은 아니고 준비해 온 스모어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 먹긴했다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여기서 또 한 번 후회했다. 이렇게 맛있는 것인 줄 알았더라면! 더 많이 사왔을텐데!!!!!!!하며) 캠핑 초보자 분들께 다시 한 번 당부드리건데 스모어를 드셔보셨든 안 드셔보셨든 스모어 재료는 무조건 많이 사가세요... 제발...
친구의 아는 지역 친구가 놀러와서 같이 불멍 타임을 보내게 되었다. 바닷가 쪽에서 지내시며 한옥을 지으시는 친구의 친구는 서울의 직장에서 하나하나를 안달복달하며 지내는 우리의 이야기가 꽤 신기하셨는 지 열심히 들으시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 우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라는 말을 쓰잖아요.그 '한 치'가 얼마 정도 될 것 같아요?
�♀️ : (손가락으로 아주 좁은 틈을 만들면서) 엄청 정확해야한다는 뜻 아니에요? 이정도..? 0.3cm???
�� : (손가락 두 마디 정도를 잡으면서) 한 치는 3.3 cm 정도를 말해요. 생각보다 한 치가 넓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무로 집을 지을 때 한 치 정도의 오차는 그 날의 습도나 온도에 따라서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오차가 한 치만 넘어가지 않는다면 사실 일 하는 데 크게 지장은 없어요 사실.
그 날 이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빡빡한 회사 틈 사이에서 더 빡빡해지는 내 마음을 발견할 때마다 습관처럼 저 이야기를 떠올려보곤 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리석은 중생 직장인이지만 생각하면 마음이 넉넉해지는 듯한 한 치의 길이. 오늘도 "한 치의 오차없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하며 일터로 향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