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여행리포트
항상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다녀오고 난 후 나의 생각은 또 어떻게 바뀌어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한다. 무언가를 얻고자 떠난 여행이 아닐지라도, 무언가를 얻고 오기를 원하는 여행을 하는 것 같다.
1. 느리게,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빠르게 걷던, 느리게 걷던, 얻을 수 있는 것의 범위만 다를 뿐, 여행을 통해서 얻게 되는 성취욕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단지 제주도에서의 발걸음 동안 일생각을 하지 않을 뿐, 내적으로 더 단단해지고자 하는 욕구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늘 더 단단함을 갈구하는 나에게, 이번 여행은 조금 더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단단함이란 무엇인가. 살면서 힘든 일을 많이 겪을 때마다 “그때 더 단단해졌어야지”라며 후회하지 않을 만큼 제주도를 누비고 누볐다. 슬로우, 슬로우.
2. 카페에 가지 않았다. 뷰를 보지 않았다.
이번이 함께하는 벌써 3번째 여행인 점, 그래서 무언가 달라졌을까라는 생각의 중심에 ‘제주도핫플카페가지않기’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이제는 나의 평생 연인과 함께라는 생각은 편안함과 장기적으로 미래를 향한 좀 더 계획적이고 다양한 욕구를 자극한다. 연애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핫플들을 다녀왔고, 느끼고 느꼈다. 그런데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이상하게 카페는 가고 싶지 않아 졌다. 굳이 카페를 가지 않아도, 이곳은 아름답고 황홀하다. 굳이 입 속에 카페인을 넣지 않아도, 이곳은 광활하며 달콤하다.
3. 넓은 생각이 하나로 좁혀지고 명확해졌다.
10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면, 제주도의 밤바다와 푸른 풀잎들을 보면서 5가지로, 3가지로, 1가지로 좁혀졌다. 그리고 그 한 가지에서 다시 3가지로, 5가지로 넓혀갔다. 계획은 그 속에서 파생되고 계발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이런저런 유튜브나 도서, 강연, 강의 등을 보면서 그 방법들을 익혀나갔고, 이 세상에는 수많은 부자 되기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상속으로, 재능으로. 그러한 10가지의 방법들이 여행지에서 무의미해졌고, 다시금 그 하나하나를 달성하기 위한 세세한 계획들이 떠오르고 쳬계화되어 갔다. 나의 길을 모색하고 그곳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은 여행을 쉬러다녀온다고 한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싶다. 제주도에서 아무생각없이 드라이브하고 걷고 마시고 싶지않았다. 푸른 풍경들을 보며 내가 앞으로 해야할 일들, 길, 그리고 방법들이 떠오르길 바랬다. 그랬기에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 난 이렇게 글을 쓰며, 제주도를 다시금 음미하고 그곳을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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