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판매하는 신흥 부자들
이 글에서 말하는 ‘강의 판매자’란
부자 되는 법을 표방한 수익형 강의를 주된 사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돈 버는 강의를 구매해 본 사람들, 아마 많을 것이다.
월 몇천의 수익을 얻는 법,
초보도 가능,
다 떠먹여드립니다.
한 번 세팅으로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수많은 강의들.
강의 후기에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한
간증이 넘쳐난다.
특히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강의 판매로 부를 이룬
신흥 부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AI가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
AI를 남들보다
일찍 다룰 줄 알았던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벌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나 역시 절박함 속에서
부자가 된다는 강의를 여러 번 구매해봤다.
그래서 잘 안다.
강의 후기가 유독 호의적인 이유,
지나치게 긍정적인 이유는
대부분 추가 서비스와 다음 단계 진입 조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시스템’ 안에는
호의적인 후기 작성이
암묵적인 과정으로 포함돼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강의 판매자들은 왜
강의의 주체였던 본업을 멈출까.
답은 단순하다.
그 업으로는 더 이상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블로그로 돈 벌던 사람은
어느 순간 블로그를 접고
‘블로그로 돈 버는 법’을 판다.
네프콘으로 월 수천을 벌었다는 사람은
네프콘에 글을 쓰는 대신
‘네프콘으로 돈 버는 구조’를 설명한다.
AI로 자동 수익을 만든다는 사람은
AI를 굴리지 않는다.
그 대신 AI 강의 자동결제 페이지를 굴린다.
이쯤 되면 눈치 챌 만도 한데
우리는 또 속는다.
절박할수록
그들이 쓰는 미끼 언어는
너무 달콤하기 때문이다.
“다 떠먹여드립니다”
“초보도 가능합니다”
“시간 없는 분일수록 유리합니다”
“저도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어요”
“이건 기회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AI 세팅 한 번으로 돈이 무한 복사됩니다”
“일하지 않아도 외국에서 여행하며 워라밸을 즐기세요”
그리고 결국,
그 환상적인 세계에 들어가고 싶어
결제 버튼을 누른다.
세상에 쉽게 돈 버는 방법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강의를 열어보면 현실은 이렇다.
이미 유튜브에 있는 내용,
네이버 검색으로 나오는 수준,
“이건 각자 찾아보세요.”
“한번 해보세요.
해보시고 모르는 거 물어보세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항상 이렇게 넘어간다.
그래서 뭘 만들라는 건지,
어떻게 만들라는 건지,
내가 왜 이걸 사야 하는지,
사람들은 왜 내 강의를 사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도 당신은 이걸 하고 있는지.
이 질문들에는
끝내 답이 없다.
그리고 한 가지는 아주 분명하다.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환불은 절대 안 된다.
강의가 부실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이미 환불 기간은 지나 있고
그때부터 강의 판매자들의 태도는 달라진다.
“이건 열매가 아니라 씨앗입니다.
씨앗을 열매로 키우는 건 당신이 할 일이죠.”
“실행력이 부족하신 것 같아요.”
“결국 해내는 사람만 해냅니다.”
실패는 언제나 구매자의 몫이다.
강의는 틀리지 않는다.
사람이 문제라는 구조다.
하지만 가장 아이러니한 건 이것이다.
강의를 파는 그들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업의 현장에서
더 이상 뛰고 있지 않다.
글을 안 쓰는 사람이 글 강의를 하고,
팔지 않는 사람이 판매 강의를 하고,
투자하지 않는 사람이 투자법을 가르친다.
잘 나가다가
메리트가 사라진 시장에서
자신은 빠져나오면서
마지막으로 강의를 투척하는 것이다.
그래서
강의는 늘 한 발 늦다.
그렇다고
모든 강의를 불신하자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강의가 아니라
아무 강의나 사는 태도다.
그래서 나는 이제
강의를 사기 전에
이 질문부터 던진다.
강의가 없어도,
지금 당장 내가 실행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강의가 없어도,
지금 당장 내가 실행해야 하는
1~2개의 행동이 명확한가.
만약 그 답이
“강의를 들어봐야 알겠다”
“시스템을 배워야 시작할 수 있다”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
라면,
그 강의는 지금의 나에게 맞지 않다.
반대로 좋은 상태는 이렇다.
강의가 없어도
오늘 할 일,
이번 주에 해야 할 일,
다음 단계가
이미 말로 설명 가능하다.
그때의 강의는
시작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한 나를 보완해주는 도구가 된다.
강의 구매 전 체크리스트
이 강의의 판매자는
지금도 강의의 주체가 되는 이 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가
강의 내용 중
AI·인터넷·유튜브 등 공개 검색으로
대체 가능한 비중은 몇 %인가
“다 떠먹여준다”는 말 대신
구체적인 결과물이 명시돼 있는가
(과거 통장 잔고 캡처, 검증 불가능한 댓글 제외)
실패했을 때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한가
내 현재 상황에서
이걸 실행할 시간·자본·에너지가 있는가
이 강의가 아니라도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이 되는 강의만 남기면
강의는 도구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비싼 위안일 뿐이다.
강의는 늘 한 발 늦다.
그래서 우리는
한 발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작가의 말
이 글은 특정인을 저격하지 않는다.
오해 없길 바란다.
다만 나처럼
돈과 시간을 잃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당신이 멍청해서가 아니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