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와이 여행, 올해 프랑스 여행으로 파산각인 우리 부부, 그러나 와인 마시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이럴 때는 데일리 와인의 가격대를 5만 원에서 1~3만 원 대로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와 같은 자금 사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마트, 편의점, 백화점 식품관에서 구매할 수 있는 평균 2만 원 대의 가성비 레드 와인을 추천해 보려고 한다.
이름하여 휘뚜루마뚜루 레드 와인!
Boutinot The Long Little Dog Rouge 2016
더 롱 독 루즈 2016
Red Wine from Languedoc-Roussillon, France
Pairing with 비프스테이크
장동건이 박스째로 사두고 마신다는 더 롱 독 루즈
우리나라에서 '장동건 와인'으로 알려져 있는 더 롱 독 루즈는 남프랑스 랑그독 루씨옹 지역의 와인이다. 랑그독 루씨옹은 프랑스 내수에서 테이블 와인으로 많이 쓰는 뱅 드 페이(Vin de Pays)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가성비 있는 밸류 와인의 고장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남프랑스 지중해의 따뜻한 기후로 인해 아주 양성적이고 따뜻한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잘만 고르면 어렵지 않게 휘뚜루마뚜루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을 만날 수 있다.
더 롱 독 루즈는 그르나슈 50%, 시라35%, 까리냥 15%가 블렌딩 된 테이블 와인이다. 마치 건대추, 건포도 같이 달달한 향이 눈에 띈다. 자두나 딸기 같은 여러 베리들의 조합이 느껴지는 테이스트. 시라가 35% 들어가 있다지만 헤비하지 않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가성비 갑의 와인이다. 비프스테이크나 고기가 들어간 토마토소스의 파스타, 미트볼 등과 잘 어울린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CU 편의점에서도 1만 원 대에 구매 가능. 급히 데일리 와인을 마시고 싶을 때 최적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Dourthe No.1 Bordeaux 2018
두르뜨 뉘메로 엥 루즈 2018
Red Wine from Bordeaux, France
Pairing with 삼겹살
보르도의 기본을 보여주는 두르뜨 뉘메로 엥 루즈
두르뜨 뉘메로 엥 루즈는 프랑스 와인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보르도의 전형적인 와인이라고 평가받는다. 보르도 와인은 부르고뉴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가격대가 이 정도로 좋은 데일리급 보르도 와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두르뜨 뉘메로 엥 루즈가 해낸다.
2018 빈티지는 메를로 69%, 까베르네 쇼비뇽 20%, 까베르네 프랑 5%, 쁘띠 베르도 5%, 말벡 1%가 블렌딩 되어 있다. 메를로의 비율이 높은 만큼 과실 향이 풍부하고 이지하게 마실 수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까베르네 쇼비뇽에서 오는 허브의 스파이시한 향, 포도알 크기 정도의 검푸른 과실 향, 부드러운 초콜릿 향과 푸릇푸릇한 콩 향. 맛에서는 블루베리, 야생 스트로베리 등 오밀조밀한 베리들의 향연. 전체적으로 메를로에서 오는 둥근 과일향 때문에 부드럽고 화사한 느낌이다. 탄닌감은 어느 정도 있어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다. 김포 떼루아 와인 아울렛, 안성 스타필드 내 와인 앤 모어에서 꽉 찬 1만 원 대에 구매했다.
Carmel Road Monterey Pinot Noir 2015
카멜 로드 몬테레이 피노 누아 2015
Red Wine from Monterey, USA
Pairing with 모츠나베, 이베리코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축축한 카멜로드 피노 누아
카멜 로드는 와이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도시인 몬테레이에위치해있다. 몬테레이는 항구도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따뜻한 바닷바람이 부는 낮과 시원하고 안개 낀 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피노 누아는 축축하고 습한 기운을 가진 품종이라고 생각했는데,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바닷바람 아래에서 어떤 피노 누아가 탄생할지 몹시 궁금했다.
피노 누아 100프로의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카멜 로드. 피노 누아 답게 축축한 체리 밭, 이끼 낀 숲 속, 멘솔 같은 스파이시에서 비롯된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신기하게도 해안에서 느낄 수 있는 축축하고 시원한 바람이다. 2015 빈티지인만큼 시간의 풍미가 느껴진다. 라이트 한 바디감.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던 카멜 로드 피노누아. 모츠나베와 먹었는데, 표고버섯과 '음지 DNA'를 공유해서 그런지 정말 잘 어울렸다. 나베의 슴슴함엔 역시 피노누아가 제격이다. 지에스 더 프레시에서 34,000원에 구매 가능.
Dante Pinot Noir 2019
단테 피노 누아 2019
Red Wine from Sonoma Valley, USA
Pairing with 이베리코, 슈바인학센, 꼬치구이
2만원대의 기적같은 퍼포먼스, 단테 피노 누아
카멜 로드 피노 누아와 마찬가지로 단테 역시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와인이다. 카멜 로드 와이너리가 샌프란시스코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면, 단테 피노 누아는 샌프란시스코 보다 북쪽인 소노마 밸리에 위치해 있다. 단테 피노 누아의 와인 메이커는 마이클 포잔으로, 그의 할아버지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와인을 만들었다. 이탈리안 이민자인 마이클 포잔이이탈리아 여행할 때 이탈리아 와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와인이 바로 단테 피노 누아다. 참고로 단테는 그의 아들 중 한 명인 단테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피노 누아 100프로의 단테는 강렬한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였다. 허브의 스파이시한 향이 코를 뚫고 들어오고, 빨간 딸기잼, 체리, 살짝 구운 깨, 살짝 말린 대추, 스모키 한 편백 나무향이 압도적이다. 빨간 단풍잎이 짙게 깔린 숲의 느낌. 시간이 지나니 메이플 시럽 같은 향이 올라온다. 웬만한 고기 안주와 두루두루 어울리는데, 스모키 한 느낌 덕분에 꼬치랑 어울린다. 특히 삼겹살로 말은 방울토마토.
현대백화점 지하 와인샵에서 병 당 2만 원에 주고 샀는데, 이토록 가성비 있는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라니 감격이었다.
슈바인학센과도 잘 어울리고
꼬치구이와도 잘 어울려요
매일매일 5만 원 이상의 와인을 데일리 와인으로 마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이 이상에 따르지 못할 때도 있는 법.
그럴 때는 평균 2만 원대의 가격 대비 퍼포먼스가 좋은 데일리 와인으로 속을 달래는 것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