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요즘. 가장 합리적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중 하나는 바로 와인 장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울수도권 와인 성지 중 하나인 김포 떼루아 와인 아울렛에서 드디어! 여름 장터를 한다기에 일찌감치 다녀왔다. 무려 90만 원어치를 긁고 왔는데(...)
과소비를 한 것 같이 보이지만 나중에 마실 게 없어서 그때그때 샵에서 사는 것이 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나름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합리화)
#구대륙 스틸 와인
보통은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을 주로 담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번에는 이탈리아 와인을 4병이나 담아왔다. 최근에 마셨던 루체 올빈이라든가, 토마스 아마로네를 마시고 깊은 감동을 받아서일까. 다이어트 끝내고 이탈리아 와인 대전을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번에 구매한 스틸 와인 중 절반이 이탈리아 와인이다.
닉 바이스 생 어반 호프 리슬링 에스테이트 보틀드 프롬 올드 바인스 2021
Nik Weis St.Urbans-Hof Riesling Estate Bottled From Old Vines
독일 리슬링의 등유 페트롤 향과 살짝의 달큼한 뉘앙스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구매한 닉 바이스 생 어반 호프 리슬링 에스테이트 보틀드 프롬 올드 바인스 2021 빈티지.
이 와인은 레이블에 'From Old Vines'이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모젤과 자르 밸리의 40~60년 정도 된 오래된 포도나무를 사용해 만들었다. 과실 향과 플로렁 향, 복숭아 맛, 짭조름한 미네랄리티와 살짝 달큼한 뉘앙스가 느껴진다고 한다.
태국카레, 피칸 소스를 곁들인 닭 요리, 달거나 싸워링한 소스의 돼지, 가메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약간 달큼한 뉘앙스의 독일 리슬링이 태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음에 뿌팟 뽕커리에 한번 페어링 해볼 생각. 장터 시즌 27,000원에 구매.
뉘통 보노이 뫼르소 2020
Nuiton-Beaunoy Meursault 2020
뉘통 보노이는 1957년부터 지속 운영되어 온 와인 생산자 협동조합이다. 이전에 뉘통 보노이의 피노 누아를 마셔본 적이 있는데, 가격 대비 퀄리티가 훌륭해서 이번에 뫼르소를 한번 데려와 봤다.
사과와 배의 아로마, 살짝의 스파이시함이 묻어나는 풀바디의 뫼르소라고 소개하며, 스타터, 생선요리, 하얀 살의 고기(가령 돼지)나 치즈와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추후 도미와 같은 흰 살 생선과 한번 페어링 해야겠다고 생각.
빈티지별로 비비노 평점 편차가 조금 있는데, 평균 4.1점 대비 이번에 구매한 2020 빈티지는 4.3점으로 조금 더 높다.
병당 14,000원 할인이 되어 이번 장터 구매가 115,000원에 구입.
도멘 기야르 부르고뉴 루즈 2020
Domaine Guillard Bourgogne Rouge 2020
도멘 S.C 기야르는 가성비 넘치는 부르고뉴 피노누아로 유명한 생산자로, 이미 작년에 부르고뉴 루즈 2018 빈티지를 3~5병이나 먹어치운 기억이 있다. 특히나 겨울철에 대방어와 너무도 맛있게 마셨던 기억.
2018 빈티지의 경우, 이끼가 가득 낀 젖은 숲, 울창한 나무, 바닐라, 허브 향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대방어와 마셨을 때 갑자기 딸기 향이 확 퍼지는 재미를 맛보았던 지라 이번에도 갖고 있다가 겨울에 마실 생각.
평상가에 비해 6,500원 할인되어 장터 구매가 43,000원에 구입.
토마시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2011
Tommasi Amarone Della Vapolicella Classico 2011
이탈리아 아마로네 유명 와이너리 토마시. 사실 이마트에 아무리 많이 보여도 별로 감흥이 없어서 시도를 안 해 봤었는데, 지난번 후배가 집들이에 오면서 이 와인 2018 빈티지를 갖고 와서 마셔보고 완전히 반해 이번에 구입.
원래 2010년 빈티지를 사려고 했고, 심지어 2010년 빈티지가 쓰여있는 칸에서 집어왔건만, 집에 와보니 웬걸 2011 빈티지를 들고 온(...) 심지어 2010 빈티지가 더 비비노 평점도 좋은데, 가격도 같은데! 조금 속이 쓰리지만 그래도 마셔보기로. (위안이 되는 건 로버트 파커 점수는 11 빈티지가 더 높다는 것)
이 와인은 살짝 무거운 소고기, 양고기, 풍미가 진한 치즈와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평상가에서 만원 할인된 65,000원에 구입.
[7월 패키지] 프로두토리 바르바레스코 2019 & 아리온 바롤로 2015
Producttori del Barbaresco 2019 & Arione Barolo 2015
이번에 7월 패키지로 묶여 나온 이탈리안 네비올로 세트!
프로두토리 바르바레스코는 프로두토리 델 바르바레스코, 즉 바르바레스코의 와인 생산자들이 협동조합을 이루어 만든 와인이다. 1958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운영되어 오고 있으며 약 51명의 생산자가 100 헥타르를 관리하고 있다고. 비비노 평점 4.2로 상당히 점수가 괜찮아서 들고 와 봤다.
같이 묶여있는 아리온 바롤로는 사실 비비노 평점은 3.7으로 다소 낮아 보여 별로 구미가 당기진 않았지만, 프로두토리 바르바레스코 한 병만 사는 것과 만 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세트로 구매를 했다.
두 병 세트로 79,000원. 네비올로 한 병 값에 2병이라 그래도 만족한 세트.
루체 델레 비테 루첸테 2019
Luce Della Vite Lucente 2019
두 달 전, 올빈벙에서 루체 1997년 빈티지를 만나 너무 맛있게 먹었던 게 뇌리 속에 깊게 각인되었는데, 이번 장터에 루체 세컨드와인인 루첸테가 포함되어 있어 구매를 해 보았다.
세컨드 와인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게, 비비노 평점이 4.1이기도 하고 테이스팅 노트를 보았을 때 루체의 캐릭터들이 잘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 기대가 된다.
평상가에서 이만 원 할인된 가격 39,900원에 구매. (더 사 올 걸 그랬나)
마츠 엘 레시오 2020
Matsu El Recio 2020
긴 말이 필요 없는 마츠 엘 레시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삼대 와인으로 유명한 와인이고, 가성비가 특출 나기로 유명한 스페인 와인이다. 특히 이 중간에 있는 중년층 마츠 엘 레시오가 가장 맛있다고 정평이 나있고, 그래서 가장 구하기가 힘들다.
보랏빛 플로럴, 페퍼리, 산딸기 향이 느껴지고, 혀에 길게 남는 여운이 너무 좋은 이 와인은 스페인 이베리코 고기와 먹으면 정말 너무 기가 막힌다.
이번에 따로 할인은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서울 다른 샵에서 3만 원대에 구입했던 게 가장 싸게 구입한 것이었는데 떼루아 와인 아울렛에서 29,500원에 구입. 만족.
#데일리 저가 스파클링 와인
갈수록 샴페인 가격이 사악해지고 있다. 이번 장터에서 더욱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제는 5만 원이 아니라 6만 원을 갖고도 살 수 있는 샴페인이 극히 적었다. (세트 상품 제외)
그래서 이 여름의 더위를 날려줄 저가의 스파클링 와인을 구매해 올 수밖에 없었다. (절대 샴페인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루이 페드리에 브뤼 엑설런스
Louis Perdrier Brut Excellence
잘못 읽으면 마치 루이 뢰더러 샴페인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스파클링 와인 루이 페드리에. 샹파뉴가 아닌 부르고뉴에서 생산된 크레망이고, 피노누아, 피노뮈니에, 샤도네이 품종이 블렌딩 되었다.
꿀에 절인 사과와 한국의 배 같은 삼삼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가성비 넘치는 스파클링으로, 한강 같은 야외에서 향을 잘 음미할 수 없을 때 시원하게 마시기에도 좋고, 데일리로 마시기에도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가격이 사기이기 때문. 과거 집 주변 마트에서 1만 원 대에 구입해서 마셨었는데, 이번 장터에서 8,500원에 구입했다. 맥주 대신 마시기에 너무 좋은 가격대. (가끔 어디 와인 바에서 이 와인을 몇 만 원씩 받는 것을 보고 기함을 토하기도)
[7월 패키지] 보히가스 까바 & 프레시넷 꼬든 네그로 그랑 셀렉시온 까바
Bohigas Cava Brut & Freixenet Cordon Negro Gran Seleccion Cava
데일리로 종종 즐겨 마시는 까바 2종. 보히가스 까바와 프레시넷 꼬든 네그로 까바!
원래도 두 가지를 정말 자주 마시는데, 두 까바가 같이 묶여 특가로 나와 아무 고민 없이 두 세트를 담았다.
스페인 까바의 특유 페트롤 향과 서양 배의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 까바 모두 추천.
등유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세트에 25,000원 구매.
루 뒤 몽 크레망 드 부르고뉴 N.V
Lou Dumont Cremant de Bourgogne Brut
<신의 물방울>을 통해 천지인 와인으로 알려진 '루 뒤 몽'의 크레망. 일본과 비교했을 때, 루 뒤 몽 와인을 국내에서 보기가 비교적 힘들었는데, 최근 들어 이 크레망만은 정말 자주 볼 수 있다.
이전에 두세 번 마셔봤던 이 와인은 사과, 레몬의 청량미에 1g의 이스트를 가미한 기분 좋은 크레망이었다. 지금까지 마셔본 부르고뉴 크레망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고나 할까.
루 뒤 몽 크레망도 3~4만 원 대에 구매했던 게 최저가였는데, 이번에 8,600원 할인하여 29,900원에 구매. 가격대비 괜찮아서 추천하고 싶다.
#샴페인
역시 스파클링의 최고봉은 샴페인. 그 무엇도 샴페인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너무나 비싸진 샴페인 가격 덕에, 많이는 구매하지 못했고 정말 포기할 수 없는 두 병만 구매했다.
크룩과 필리뽀나.
크룩 그랑 퀴베 170 에디션
Krug Grande Cuvee 170 edition
이것 역시 긴말이 필요 없는 와인이죠. 크룩!
샴페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다고 정평이 나있는 샴페인인데, 아직 못 마셔봤다는.
지난번 프랑스 샹파뉴 여행에서 166 에디션 한 병을 구매해 왔는데, 이번에 떼루아 와인 아울렛에서 170 에디션을 한 병 더 구매했다. 앞으로 최소 10년 ~ 15년은 묵힌 뒤에 마실 생각.
최근에 본 최저가가 39만 원대(서울페이 적용하면 37만 원대)였는데, 이번 여름 장터에서 36만 원에 나와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Flex!
필리뽀나 로얄 리저브 브뤼 샴페인 N.V
Philipphonnat Royale Reserve Brut Champagne N.V
3년 전에 필리뽀나 로얄 리저브 브뤼를 처음 마시고 완전히 반했는데, 그 뒤로 가격들이 너무 무섭게 올라서 다시 마실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 장터에 나와 또 구매. 벙당주(Vendange/포도수확)의 경우, 2015년과 2018년도 두 가지가 진열되어 있었는데, 둘 다 베스트 해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는 2015 벙당주로 구매.
필리뽀나 로얄 리저브 브뤼는 피노누아와 샤도네이가 블렌딩 된 샴페인인데, 갓 구운 호밀빵, 감귤 시트러스와 산미가 매력적인 샴페인이다. 보통 샐러드 같은 스타터 음식이나 생선,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혹은 가장 뒤에 디저트와 먹어도 굿.
평상가에서 33,000원 할인되어 75,000원에 구매. 샴페인 가격이 너무 비싸지니 이조차 저렴하게 느껴지는 함정.
떼루아 와인 아울렛
일정: 23년 7월 7일 ~ 8월 3일
리스트: 떼루아 와인아울렛 (winedc.co.kr) 홈페이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