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며 나 홀로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홍콩, 대만 시장을 샅샅이 조사를 했었다. 이 많은 국가 중 우리 브랜드의 넥스트 국가는 어디여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함이었다.
고객, 시장, 경쟁사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한 끝에,
우리 브랜드의 넥스트 무대는 바로 '태국'으로 결정이 되었다.
헤라 태국 브랜드 웹사이트 오픈
헤라 태국 라자다 브랜드 스토어 오픈
올해, 그렇게 태국 담당이 되어 1월부터 지금까지 론칭 준비에 정신없이 보냈다.
6월 말, 태국 브랜드 웹사이트를 론칭했고
(매달 기능 업데이트가 필요해 아직도 시달리고 있지만),
7월 중순, 아세안 국가의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인 라자다에 브랜드 스토어를 론칭했으며,
8월 8일, 방콕 럭셔리 백화점 중 하나인 센트럴 칫롬에 매장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매장 오픈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10일 남짓,
현지 법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3주간 태국 법인으로 출장을 오게 되었다.
매달 한 번씩은 출장을 왔던 터라, 설렘보다는 걱정이 한가득했던 이번 출장 스타트.
국왕 탄신일 대체공휴일
시암역에서 이어지는 시암파라곤 내 국왕 탄신일 설치물
출장의 첫날은 공교롭게도 현 국왕인 마하 와치라롱꼰의 탄신일의 대체 공휴일로 시작했다.
(*7월 28일 일요일 현 국왕 탄신일, 7월 29일 월요일 대체공휴일)
덕분에 오늘은 법인으로 출근하지 않고, 호텔에서 회의 한건 진행하고 시장 조사를 나갔다.
(좌) MBK 센터 쪽 연결통로 위 / (우) 콘래드 호텔 정문 외부
시암파라곤 파라곤 파크에서의 행사
왕정국가이기 때문일까, 거리 곳곳, 호텔, 쇼핑몰 같은 건물 곳곳에는 국왕의 탄신일을 축하하는 설치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몰인 시암파라곤에서는 내부의 설치물뿐만 아니라, 외부 파라곤 파크(Parc Paragon)에서 진행하는 행사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묘하게 왜 우리나라 사물놀이, 국악이 떠오를까(갸우뚱)
방콕 팝업스토어 성지, 시암파라곤
지금 우리나라의 팝업스토어 성지는 누가 뭐래도 성수.
그러면 방콕의 팝업스토어 성지는 어디일까?
아무래도 시암파라곤이 아닐까 싶다.
시암파라곤에는 팝업스토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내외부에 네 곳 정도가 있다.
외부의 파라곤 파크(오늘은 국왕 탄신일이라 관련 행사 중이었으나, 보통 브랜드 팝업을 많이 진행한다), 파라곤 백화점으로 들어가기 전 시암 파라곤 명품 매장 사이에 있는 1층 공간, 그리고 파라곤 백화점 1층 뷰티 매장 에스컬레이터 사이인 뷰티홀 1, 2가 바로 그곳이다.
오늘 방문해 보니, 역시 팝업의 성지답게 미스디올, 설화수, YSL뷰티가 세 곳에서 팝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미스디올 팝업스토어 @ 시암파라곤
시암파라곤 미스디올 향수 팝업스토어
수많은 하이엔드 럭셔리 명품 매장들 사이에 있는 팝업 공간. 그래서인지 이 공간에서는 그동안 프라다, YSL 등 패션 하우스 브랜드들이 팝업을 많이 진행했다.
이번 주인공 역시 미스디올.
전체적으로 갤러리와 판매공간이 조합된 공간으로 꾸려져 있었다. 갤러리 테마를 살려 헤드폰을 끼고 미스디올의 영상을 보는 존, 미스디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미스디올 갤러리' 존이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그 외 공간에서는 메이크업/향수 제품 테스트 및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미스디올 향수를 사면, 맛나 보이는 미스디올 컵케익도 얻을 수 있다.
이전에 진행됐던 프라다 패션 팝업. 폐쇄적인 구조.
그동안 이 공간에서 진행한 타 브랜드들이 조금 폐쇄적으로 팝업을 운영했다면,
이번 미스디올 팝업은 개방된 형태로 운영해 이전보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 것 같다.
설화수 / YSL 뷰티 팝업스토어 @ 시암파라곤 뷰티홀 1, 2
설화수 시암파라곤 뷰티홀 팝업스토어
사실 이 자리가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 녹록한 곳은 아니다. 일단 상/하행 에스컬레이터 사이에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는 많으나, 그 사람들이 그냥 쓱 지나가버리는 때가 많다.
특히나 이 공간은 뷰티 매장의 히어로 브랜드인 샤넬, 디올 등에서 굉장히 떨어져,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더더욱 접근이 쉽지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공간이 꽤 넓어, 애초에 사람이 바글바글해 보이지도 않는데, 사람이 없어 보이는 것은 고객들이 다가오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악순환.
이러한 이유로 그간 이곳에서 팝업을 진행했던 브랜드들은 그들의 인지도와 관계없이 비슷한 양상을 겪었을 거라 본다.
YSL 뷰티 캔디 글로우 팝업스토어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이곳을 두 개의 브랜드들이 나누어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브랜드가 커버하기에는 사이즈가 꽤 크다)
이번에는 스킨케어 브랜드인 설화수와 메이크업/향수를 중심으로 꾸린 YSL뷰티가 나란히 옆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역시나 고객을 유입하기엔 역부족.
이 공간에서 팝업을 진행하려면, 고객유입과 인게이지먼트 증대 전략이 반드시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