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일을 처리하기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미디어 비짓(Media Visit)'을 떠나게 되었다.
미디어 비짓이란 무엇인가
한적한 외곽에 위치한 매체사부터 시작
미디어 비짓은 말 그대로 매체사들에 방문하여, '우리 브랜드 이러이러하게 런칭할 거야. 잘 부탁해(태국어로 Fak HERA라고 한다고 한다)'라고 인사하며, 선물을 전달하는 일종의 행사이다.
사실 우리 브랜드에게 이러한 미디어 비짓은 참으로 신선한 활동이었다. 이미 론칭한 지 어언 30년이 된 브랜드가 누군가에게 잘 봐달라고 부탁할만한 기회는 좀처럼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미디어 비짓해?'라는 태국팀 팀장의 물음에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던 이유다.
덕분에 태국의 Wework도 방문해 보았다
오늘의 일정은 11시부터 시작. 4시까지 총 11곳의 매체사들을 방문하였다. 모두 다음 주에 있을 우리 브랜드 팝업스토어에 방문할 미디어들이었다. 그중에는 엘르, 보그, 바자와 같이 한국에서도 유명한 잡지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 미디어 비짓이 세팅될 때, '요즘 태국에서 잡지를 읽나요?'라며 우려했던 나였다. 실제로 태국에서의 종이 잡지의 위상, 중요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인지하고, 디지털 매거진을 병행하는 것이 이들의 흐름이 되었고, 그러므로 여전히 매체사들은 중요하기에 이와 같은 미디어 비짓을 해야 하는 것이다.
명함으로 화투도 칠수 있을 것 같다
11곳을 꼬박 돌고 나니, 내 손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명함이 쌓였다. 미디어 비짓에 참석할지 모르고, 한국에서 충분한 양의 명함을 못 들고 온 나에게(정확하게는 3장을 챙겨 왔다), 이번에 받은 어마무시한 두께의 명함은 대단히 수지가 맞는 일이었다. 헌 집 주고 새집 받은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방치되고 누워있고 싶다
11곳의 매체사 방문을 마치니 어느덧 시간은 4시.
단지 누군가가 태워주는 차를 타고 내리고,
"This is Sujin from HQ"로 소개하며,
태국어를 알아듣는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그저 매체사들과 기념사진을 약 11번 찍은 것이 오늘 한 일의 전부인데,
왜인지 눈을 뜨고 있을 수 조차 없을 만큼 피로가 몰려왔다. 카트 안에 담긴 코코넛들처럼 어딘가에 담겨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