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전이랑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은 뭐가 있을까?
클로 데 락 모노폴 푸이 로셰 2016
Clos des Rocs Monopole Pouilly-Loche 2016
특징: 은은한 오크향에 은은한 레몬향. 또렷한 시트러스의 산미와 오크에서 오는 토스트 향, 미네랄리티의 피니쉬가 매우 인상적.
잘 어울리는 음식: 굴전, 데친 꼬막과 페어링 해보았는데, 산미와 미네랄리티 때문에 잘 어울렸다. 조개찜, 생선구이 등 익힌 해산물과 잘 어울릴 듯하다.
점수: 4/5
얼마 전, 친구 집에서 2019년 신년회를 했다. 5명 중에 벌써 결혼을 하고 애를 낳은 친구가 2명이나 있어서, 친구 다섯 명에 배우자 2명, 그리고 아이 2명까지 해서 9명이라는 대가족이 자리했다. (난 언제 결혼하지)
이번 신년회 주 요리는 친구가 직접 만든 굴전과 물에 살짝 데친 꼬막!
굴전! 굴전이라니! 지난번에 소믈리에님 추천으로 굴전을 클로 데 락 모노폴 푸이 로셰와 페어링 한 적이 있으나, 이미 혀가 마비가 된 이후라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 굴전을 먹을 때 필히 그 와인을 페어링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다시 주문해 보았다.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브루고뉴 마꼬네 지방클로 데 락 모노폴 푸이 로셰는 프랑스의 와인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브루고뉴에서 생산된다. 크게 분류하자면 브루고뉴 지방이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개의 와인 생산 지역으로 나뉘는데, 푸이 로셰는 마꼬네 지역에 해당된다.
마꼬네 지역의 남부 떼루아는 점토-석회질 토양이며, 브루고뉴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은 거의 다 샤도네이다. 클로 데 락 와이너리를 들여다보자면, 이 와이너리의 포도나무는 평균 연령 60세 이상의 고목들이다. 이 오래된 포도나무들과 점토-석회질의 토양 때문에 이 곳에서 나는 와인은 미네랄리티가 특출 나다고 한다.
와인 이름 중에 '모노폴'이라는 것이 쓰여있는데, 이는 한 생산자가 하나의 밭을 소유하여, 그 밭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와인에만 붙일 수 있다. 보통은 여러 명의 생산자가 하나의 밭을 소유한다고 한다.
Clos des Rocs Monopole Pouilly-Loche 2016
White wine from Bourgogne, France
노릇노릇하게 부쳐진 굴전을 앞에 두고, 적당히 칠링된 푸이 로셰를 한 모금 머금어 본다. 오크 숙성을 한 덕에 느껴지는 은은한 오크향에 은은한 레몬향이 입가에 퍼진다. 시트러스에서 오는 산미와 오크에서 오는 토스트 향, 그리고 피니쉬에서 느껴지는 짠맛의 미네랄리티가 인상적이다.
소믈리에님이 왜 굴전이랑 어울린다고 추천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클로 데 락 모노폴 푸이 로셰와 굴전은 마치 믹스 앤 매치 같은 페어링이라고 할 수 있다. 또렷한 산미가 굴 본연에서 오는 바다의 비릿한 향을 숨겨주는 동시에, 밀가루와 계란으로 부쳐진 전의 맛이 오크향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리고 해산물을 먹었을 때 혀 끝에 느껴지는 비린 맛을 길게 여운을 남기는 미네랄리티의 피니쉬가 감싸준다.
아무래도 밀가루와 함께 버무려 부친 것이기 때문에 그 노릇노릇한 맛과 매칭 하기 위해서는 오크 숙성을 안 해서 과실 맛이 특징적인 화이트 와인보다는 오크 숙성을 한 화이트 와인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 와인을 물에 데친 꼬막과도 페어링 해보았는데, 굴전과 같은 이유로 굉장히 잘 어울렸다. 조개찜이나 생선구이 같이 찌거나 굽는 등의 방법으로 조리된 익힌 해산물들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 번쯤은 익힌 해산물 요리와 와인을 페어링 할 때 샤블리 말고 푸이 로셰와 페어링 해보는 것은 어떨까?
Clos des Rocs Monopole Pouilly-Loche 2016
White wine from Bourgogne, France
Chardonnay 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