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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Aug 05. 2020

습한 여름밤에 어울리는 이마트 2만 원대 화이트 와인

미켈레 끼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 2019


아무래도 여름에는 화이트나 스파클링 와인이 제격이다.

요 근래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레드 와인을 마셨더니 한병도 채 못 마셨는데 술기운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볼 빨간 술춘기는 별로 :(

그래서인지, 요즘 이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2만 원대 저렴한 화이트 와인들을 부담 없이 사서 마셔보곤 한다.

크게 특징 없는 것들도 있지만, 가격 생각하면 그럭저럭 먹을만한 괜찮은 것들도 많다.


그래서 준비한, 고온다습 여름밤에 어울리는 이마트 2만 원대 화이트 와인 특집! 

이마트에 언제 가도 있는 화이트 와인들이다.


Wine List.


1. 베린저 브로스 버번 배럴 에이지드 샤도네이 2016 (Beringer Bros. Bourbon Barrel Aged Chardonnay 2016)

2. 미켈레 끼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 2019 (Michele Chiarlo Le Marne Gavi 2019)

3. 칸티나 테를란 피노 비앙코 2019 (Cantina Terlan(Terlano) Pinot Bianco 2019)






Beringer Bros. Bourbon Barrel Aged Chardonnay 2016

베린저 브로스 버번 배럴 에이지드 샤도네이 2016

White Wine from Napa Valley, United States


이마트에 가면 미국 와인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와이너리 중 하나가 베린저이다. 베린저는 1876년에 시작한 와이너리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트에서도 베린저의 다양한 라인업들을 다양한 품종으로 접해볼 수 있다. 베린저 브로스는 아메리칸 오크 버번 배럴에 숙성시킨 라인으로 작년에 국내 출시되었다. 일단 눈길을 끌었던 것은 병의 모양이다. 나는 마케터로서 콘셉트가 하나로 모여지는 걸 보면 재미를 느끼는데, 바로 이 베린저 브로스가 그러했다. 버번 배럴을 사용한 것에 기반하여, 이렇게 병 모양을 일반 와인 병에서 벗어나 위스키 병 모양처럼 만든 것은 재미있고 또 창의적이다. 게다가 레이블에는 베린저 형제가 처음 와인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담았는데, 이것이 버번 배럴에 숙성한 와인을 출시하는 것과 같이 '개척적'이고 '도전적'인 느낌과 잘 연결되어 콘셉트 참 기가 막힌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샤도네이 100%의 베린저 브로스 버번 베럴 에이지드 샤도네이. 컬러는 옥수수콘 같은 미디엄의 옐로 컬러. 잔에 따라 향을 맡아보면 버번 배럴 통에 숙성해서 그런지 향이 굉장히 풍부하게 다가온다. 우유같이 부드러운 바닐라 오크향에 망고와 살구가 한 스푼씩 들어간 느낌이다. 산미나 미네랄리티는 크게 없지만, 마일드한 향과 맛, 목 넘김이 굉장히 좋다. 새우 토마토 구이와 브리치즈, 그리고 애플망고와 페어링을 해보았는데, 크리미한 느낌 때문에 치즈나 버터구이 같은 것과 잘 어울린다.

이마트에서 29,800원에 구입했다.




Michele Chiarlo Le Marne Gavi 2019

미켈레 끼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 2019

White Wine from Gavi, Piemonte, Italy

산에 낮게 깔린 구름을 바라보며 마시는 가비란! 미네랄리티의 천국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하면,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모스카토 다스티가 자동 연상되어 '가비'라는 와인이 생소할 수도 있다. 나도 와인을 마신 이례로 2번째 마셔본 것 같다. 그 정도로 흔하게 자주 듣게 되는 화이트 와인은 아니다. 가비(Gavi)는 이태리의 북서부 피에몬테 지방에 있는 마을이다. 가비의 주요 품종은 코르테제라는 피에몬테 지방의 토착 품종이다. 감귤류가 은은하게 나고 산미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고른 미켈레 끼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도 그런지 확인해 볼까.


코르테제 100%의 미켈레 끼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 컬러는 옅은 레몬빛. 왠지 시트러스 향이 날 것만 같은 색이다. 향을 맡아보니 오렌지, 감귤, 파인애플, 바나나 같은 시트러스 향이 기분 좋게 피어오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네랄리티의 대폭발! 아주 짭조름한 것이 구름 모자 쓴 산을 바라보며 마시니 마치 이곳이 알프스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킨다. 대신 산미는 부족했다. 그래도 미네랄리티에 대만족이다. 음식을 많이 먹은 뒤라 가볍게 치즈와 페어링해 보았다. 식사를 끝낼 때 입가심할 용도로 굉장히 괜찮다. 해산물 샐러드 등과 페어링해 보아도 될 것 같은 산뜻함과 미네랄리티가 있다.

이마트에서 25,800원에 구입. 가격조차 훌륭하다.

 



Cantina Terlan(Terlano) Pinot Bianco 2019

칸티나 테를란 피노 비앙코 2019

White Wine from Trentino-Alto Adige, Italy

고추 바사삭 치킨과 각종 전과 페어링해 본 테를란 피노 비앙코 2019
아주 옅은 밀집 컬러


세 번째 와인도 두 번째와 같이 이태리 화이트 와인! 이 와인은 피노 비앙코 100%로 만들어진 칸티나 테를란 피노 비앙코이다. 피노 비앙코는 피노 블랑의 이탈리아 북동부식 표기이며, '피노'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피노 누아의 유전적 변형인 피노 그리에서 변형되어 나온 포도 품종이다.


컬러는 아주 옅은 밀짚 컬러. 복숭아 향과 살구향이 지배적이라 여름밤에 참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호주의 쇼비뇽 블랑처럼 아주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샐러드, 회, 해산물 플레이트, 치즈 등 어디에나 휘뚜루마뚜루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무난함. 이전에 마셔보았던 프랑스 피노 블랑보다 산미는 없는 느낌이다. 미네랄리티도 보통의 느낌. 굉장히 둥글둥글해서 호불호가 없을 것 같은 대중적인 피노 비앙코였다. 고추 바사삭 치킨과 웨지감자, 감자전, 배추전과 페어링해 보았는데 크게 어긋나지도 않지만 크게 잘 맞는 느낌도 없었다. 샐러드나 해산물과 더 적합할 듯하다.

이마트에서 29,800원에 구입.





영험한 지리산의 기운


비가 한 번에 쏟아졌다가, 그쳤다가, 엄청 습하고 더웠다가 선선하다가 난리도 아닌 여름이다. 이런 불쾌한 여름밤에 시원한 화이트 와인으로 불쾌지수를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


셋 중에 어떤 와인을 고를지 고민이 된다면, 크리미하고 바닐라 뉘앙스가 있는 화이트를 좋아한다면 베린저 브로스 버번 배럴 에이지드 샤도네이 2016을, 산뜻한 과실 향과 함께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있는 화이트를 좋아한다면 미켈레 끼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 2019를, 산도나 미네랄리티가 크지 않고 과실 향이 나는 둥글둥글한 화이트를 원한다면 칸티나 테를란 피노 비앙코 2019를 추천한다. 혹은 같이 페어링 할 안주의 특성에 맞춰보는 것도 방법이다. 화이트 와인으로 오늘 저녁 고온다습한 기운을 날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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