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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트 Dec 29. 2022

어느 하늘의 기록

반짝반짝 어찌 이리 고울까 싶다.

이제 곧 2022년이 가려고 한다. 이곳 밴쿠버는 일상으로 돌아간 지 오래되었고, 코로나는 감기와 같은 불편하지 않은 단어가 되어 가고 있다. 물론 아직 마스크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이 있지만, 서로가 예전의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는 듯하다. 각자의 생각으로 선택할 뿐이고, 나름의 관리 옵션 정도로 여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근무 형태를 바꾸는 획기적인 사건임에 분명하고, 많은 이들이 재택근무를 더 선호한다고 회사에서의 설문 조사 결과를 공유받고 보니, 아직도 스튜디오 근무를 선택한 올해의 선택에 가끔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재택"의 완벽한 근무를 다시 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고민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여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출근길을 걸을 때 들을 수 있는 경쾌함이 있다. 특히나 Cambie Bridge (캠비 브리지)를 건널 때 만나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빌딩 옆 요트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반짝거림은 이것이 실제 상황인지 헷갈릴 정도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이런 건 찍어줘야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여러 장을 찍어보지만, 감히 눈에 담겨 보이는 이 그림은 따라잡을 수가 없지 싶다. 그래도, 어쩌다 들춰 볼 갤러리의 사진들이라 하더라도, 매일매일 다리 위 같은 자리에서 6월 한 달 동안의 하늘을 담아보았다. 어느 날은 출근과 퇴근의 하늘이 달라 찍고, 구름의 모양이 너무나 신기해서 찍고, 비가 오면 우산과 씨름하는 것이 싫어 건너뛰기도 했지만 그때의 그 반짝임이 조금은 담긴 듯하다.


날이 추워지고 해가 빨리 지는 시기가 되면서 잘 걷지 않다 보니 볼 수 있는 것이 많지가 않아 아쉽지만 이렇게 남겨진 사진들로 지난 6월 어느 날들의 하늘을 꺼내서 추억 삼아보니 좋다. 얼른 내년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내젓게 된다. 무섭게 달려가는 빠른 시간을 속절없이 지켜보는 느낌이 드니 이 반짝대는 하늘을 반길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어서 와~ 2023년 하늘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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