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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진 Jul 28. 2021

미술의 마음, 마음의 풍경

'미술의 마음' 윤현희 作

창:

창은 안과 밖의 경계인 동시에 시선의 통로이다. 미술이라는 창문을 통해 내리쬐는 빛을 따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마음. 그 풍경을 바라 본다.


빛:

빛은 결국 보는 것이다. 미술과 심리학이라는 다른 분야가 만나 생기는 사이의 틈을 섬세하게 조망하면서 그곳에 숨어 있는 마음의 구석을 어루만지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드러나는 나의 빛과 그늘 또한 만나게 된다.

켜켜이 쌓인 어두움을 뚫고 자신의 빛을 찾는 여행.  삶과 죽음의 극명한 대립을 통해 빛은 태어났다가, 자기만의 방에 고요히 고였다가, 생의 환희를 움켜쥐는 순간 반짝이다가, 공간의 침묵으로 침전되었다가, 도시의 구석을 비추는 빛으로 흐르며 상처 난 속살을 가만히 만지다가… 결국 우주적 시공간을 알알이 채우는 환한 빛이 된다.




연결할 수 있는 힘과 창의력은 대상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성찰하는 내면의 깊이에서 나온다. 끝없이 질문하고 반추하는 열린 사고의 넓이에서도 나온다. 미술사에 대한 이해가 심리학에 대한 지식과 횡적, 종적으로 만나는 접점에서 반짝이는 통찰을 저자는 창문으로 내리쬐는 따스한 오후 햇빛처럼 가만가만 속삭여준다. 강한 목소리로 주장하기보다 파도타기 같은 이야기의 연결을 통해 다양한 창을 열어주고 바깥의 풍경을 전해주어 독자 스스로 더 생각하고, 보도록 이끌어준다.

이는 저자가 전하는 공감과 소통을 통한 회복이라는 메시지와 연결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미술관의 액자에서, 그림 속 창문에서, 행간과 행간 사이 침묵의 공간에서 속살거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지치지 말자고. 외롭지 말자고. 빛이 이미 함께-지금-여기 있다고. 먼저 찾아와 빛이 된 이들이 남기고 간 마음을 들으라고. 결국 소통이란 서로가 서로의 창문에 빛을 보내주는 것.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아 주는 것.

겨울이 나날이 깊어져 가는 추운 남반구에서 이 책이 보내준 빛과 색과 온기에 잠시 마음이 따뜻해졌다. 창밖의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윤현희 박사님(구름바다님)의 신작, “미술의 마음”에 제가 감사하게도 추천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미처 지면에 다 실리지 못한 전문을 이곳에 남깁니다. 다시 한번 출간을 축하드리고, 부족한 제게 기회를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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