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를 갈랑가옹"
막내 동생의 솔깃한 연락이었다.
동생은 취업한 지 한 달 정도가 되었다. 애살있게 일을 하다보니 그저께는 코피도 났다고 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건너서 지켜보니 대견하기도 애처롭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응원하게 된다.
해가 잘 드는 카페에서 햇빛을 받고 싶다는 말에 나도 설레는 마음으로 가볼만한 카페를 서칭했다.
아이랑 함께 카페를 가면 아무래도 체류 시간이 적어지게 된다. 오래 있고 싶다면 야외를 가든가 아이가 놀만한 것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겨울이라 어디든 제약이 많다.
하지만 이번엔 엄마아빠 찬스가 있다.
아이를 낳으면서 친정 근처로 이사를 한 나는 여러 방면에서 아직도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아무튼, 최대한 어른들도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열심히 후보군을 찾다가
벽난로가 있는 한 카페를 발견했다.
벽난로가 주는 따스함과 온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엄마의 최종 승인으로 우리는 다음날 일찌감치 그곳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달려간 결과
사장님이 문을 열자마자 바로 카페에 들어가게 되었다.
창가 해가 잘 드는 자리에
해를 바라보며 두 소파에 나눠 앉았다.
‘월든’이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집 근처에도 똑같은 이름의 카페가 하나 있었는데
속으로는
'유행하는 카페 이름인가? 프렌차이즈인가?'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카페에 쓰인 이름의 안내를 보고 비로소 ‘월든’이 책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햇살을 맞는 것은 늘 편안했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 해바라기를 하노라면
시간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고,
그 시간 그대로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오랜만에 동생과 앉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다.
아빠는 건너편에서 책을 보고 계셨고,
아이는 엄마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모두 이 곳의 햇살을 듬뿍 받으며 무언가를 했다.
살아가며 마음 속에 층층이 쌓아두었던 축축한 것들이 따뜻한 햇살에 안겨 조금씩 증발된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언제나 온기가 필요한가보다.
이곳은 마치 90년대의 외국 통나무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고
생각해보니 집과 가까운 곳의 '월든'이라는 카페도 이곳과 다른 듯 비슷하게 닮아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 카페에서 본 안내문을 다시 떠올렸다.
두 곳이 닮아있었던 것은 '월든'이라는 책이 그리는 곳을 사장님들이 반영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 곳 다 아름다웠기 때문에,
책에 대하여 알아보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책을 주문했다.
책을 알게 된 경로가 퍽 마음에 들었다.
나만 몰랐지 알고보니 이 책은 굉장히 유명한 고전이었다.
갓 에세이를 써보기 시작한 나에게 책의 저자 역시 에세이스트라는 사실이 반갑게 느껴졌다.
한 번 열심히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이 책이 나에게 어떤 것을 알려줄 지도 궁금하다.
따뜻함을 찾아 간 곳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은 것 같아 더 기뻤던 날이었다.
책을 읽고 얻는 것이 있으면
다시 그 온기를 이곳에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