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오늘 나는 이렇게 돈 썼다.
2020.12.12. 135,300원
6년 차 워킹맘인 내 몸은 한 해 두 해 달랐다.
첫 해에는 임신으로 20kg 넘게 쪘고 두 번째 해에는 출산의 흔적이 10kg 넘게 남아있었다. 세 번째 해에는 내 몸 하나 간수하지 못해 5kg 더 쪘고 네 번째 해에는 복직을 앞두고 3개월간 열심히 다이어트에 도전, 15kg 감량에 성공했었다. 다섯 번째 해에는 다들 기피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매일 야근에 밤샘에 폭식에......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했거늘 그 스트레스로 갑상선 호르몬 이상 진단까지 받았다. (월급을 두배 세배 준다고 해도 그 업무는 다시 하고 싶지 않다. 그때 그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지도 않고.) 급격히 찐 살은 6년 차인 올 해까지도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무줄처럼 내 몸이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옷장은 점점 더 큰 사이즈의 옷, 그저 편한 옷으로 채워져 갔다. 그 대신 나에 대한 자신감은 빠져나갔다.
나는 예전처럼 예쁜 옷을 입고 싶은 것도 아니고 작은 사이즈의 옷을 입고 싶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옷을 선택할 때 이 옷이 맞을지 안 맞을지 사이즈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평범한 몸이 되었으면 할 뿐이다.
그런 나에게 새벽 두 시의 쇼핑은 다시 한번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었고 무기력하게 누워 있던 나를 조금 더 움직이게 해 준 원동력이 되었다. 135,300원어치의 옷이 나에게 말했다. 이 옷이 몸에 크다고 느껴지는 순간까지 힘 내 달라고. 다시 한번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 달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