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한 영상을 봤다. 골프 경기를 관람하는 한 관중을 다룬 뉴스였다. 그는 한 손에 맥주를 들고 골프 선수가 퍼팅하는 순간을 지켜봤다.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 이 광경을 뉴스거리로 만든 건 주위 관중의 모습이었다. 주위의 관중 모두 손에 핸드폰을 들고 선수의 퍼팅을 열심히 찍고 있었다.
모두가 사각형 화면에 골프 선수를 담으려 할 때 오직 그 남자만이 자신의 두 눈에 그 순간을 담았다. 여유로이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른 한편으로 반성을 하게 됐다. 주위의 관중에게서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사각형 화면에 얽매여 바로 앞에 펼쳐진 광경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여행을 갔을 때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한다. 혹시나 찾아올 멋진 순간 혹은 영감을 놓칠까 미련을 계속 손에 쥐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모니터 앞에 있을 때가 많다. 퇴근 후에도 모니터 앞에서 작업을 이어 간다. 화면 안의 작업물만 달라질 뿐 퇴근 전과 동일한 장면이다.
어찌 보면 두 눈으로 직접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사각형 화면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간이 길지 않을까. 이러다 화면에 들어가겠다 싶을 때도 있다.
이런 내 모습을 가끔씩 3인칭 시점에서 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게 맞나 생각한다. 고개만 돌리면 세상이 펼쳐져 있는데 난 화면만 보고 있으니.
누군가는 나를 보고 생산적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까. 기록을 염두에 두느라 당시의 즐거움을 온전히 만끽하지 못할 때가 많다. 행복을 생산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는 분명한 손실이다.
이전에 어떤 책에서 글을 쓰기 전 글을 쓰게 하는 것들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라는 글귀를 봤다. 지금 내게 딱 필요한 말이다.
무엇이 나를 쓰게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사각형 화면 안에 갇혀 무분별하게 기록을 해댈 게 분명하니까.
나는 무엇을 생산하기 위해 기록을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