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인터넷 뉴스에서 CES가 출현하는 빈도가 엄청 많아졌다.
과거 IT업종 종사자로서 CES 하면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에서 출시한 새로운 핸드폰이 연상되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주제가 AI 그리고 로봇으로 바뀌 여진 같다. 올해에는 젠슨황이 피지컬 AI 시대를 선언했다고 하는데, 갈수록 내가 기존 알고 있던 세상과는 또 다른 과학환상소설에서나 볼법만 한 일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생활에 너무 싶게 그리고 가까이 쑥 다가온 느낌이라서 설렘보다는 우려가 더 깊숙이 느껴진다.
마치 한라산 숲 속을 자유롭게 서성이던 고라니가 둘레길을 가는 나그네를 맞닥뜨렸을 때, 요동치는 불안한 눈빛과 굳어진 듯 그러나 당장이라도 튀여나갈 듯한 발과 몸에서 느끼는 생존본능에서 나오는 불안감과 긴장감처럼 말이다.
마침 로봇 관련 충격적인 뉴스가 눈에 띄여서 정리해 본다. 중국 대도시의 전철역 앞에서 로봇으로 잰핑궈즈(夾餅果子)를 만든다는 뉴스이다.
잰빙궈즈(煎餅果子)는 청나라 말기 중국 산동 지역에서 탄생했다고 전해지는 서민음식 중 하나이다. 달궈진 철판 위에 밀전병 반죽을 얇게 펴서 익혀서 젠빙(煎餅)을 만든 후, 그 위에 계란을 입히고 탠몐장(甜麵醬, 밀가루와 설탕 굴소스 식초 등으로 만든 달콤한 소스)를 바르고 그 위에 바삭 튀긴 네모 만든 한 전(果子)을 넣고 기호에 따라 기타 소스를 더 바르고 다양한 야채를 넣은 후 네모 길쭉하게 각을 잡은 음식이다.
가히 중국식 서브웨이(SUBWA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민 길거리 음식이며, 특히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북방에서 중국 사람이라면 한 두 번쯤은 꼭 먹어 봤을 만한 음식이기도 하다.
필자도 베이징에서 대학 다닐 때도 그렇고 직장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출장길에 시간이 촉박할 때 자주 먹었던 음식이기도 하다. 맛도 기호에 맞춰 조절할 수 있고,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과거 궁핍했던 학생생활 할 때는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짼빙궈즈의 특점은 계란을 추가하거나 소시지를 추가하면 비용을 추가헀으나 기타 소스나 야채는 원하는 대로 넣었다. 하여 항상 고추장을 더 바르고 야채를 더 많이 넣어 배를 든든하게 채웠던 기억이 있다.
지방에 따라 맛이 다르고, 원하는 소스에 따라 맛이 다르나
더 나아가 가계 사장의 손목에 실리는 힘의 미묘한 차이와 돌아가는 불판 위에 얹은 계란과 야채를 넣는 순서와 시간에 따라, 추운 북방의 겨울에도 동창들과 따끈따끈한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몸도 마음도 녹일 수 있었던 음식이다. 가끔은 지방사투리가 다분한 가계 주인의 구수한 말투를 들으면서 서로 덕담과 우스개도 섞어 가면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기도 하면서….
그런 서민의 생계(生計)와 우환(憂患)이 담겨 있으면서 또한 서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했던 서민음식이 이젠 로봇으로 만들어진다니 한 편으로는 격세지감이 들면서 다른 한 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IT강국이라 자칭하는 한국보다도 더욱 급격하고 급진적인 기술교체가 이뤄지는 중국이라서 예상은 했지만, 매번 중국을 갈 때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제품들 때문에 감탄하군 한다.
십여 년 전에 장춘의 대형 쇼핑몰에서 보았던 감귤즙을 짜는 로봇,
대개 4년 전에 베이징에서 보았던 국수 만드는 로봇이 그러했고,
작년 구정 때 홍콩과 심천에서 보았던 아이스크림과 수제커피를 만드는 로봇이 그러했다.
모두 담담하게 받아들였는데, 이번에 젠빙궈즈를 만드는 로봇 뉴스를 접하니 속으로 욱하고 올라오는 무엇인가 있다. 내 마음속 깊숙이 새겨져 있던 좋은 추억이 로봇이라는 차가운 존재와 충돌하면서, 정보화시대에 멀어져 가는 인간들의 감정에 투사되면서 더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 되면 궁금한 게 있다. 중국은 인건비가 한국이나 일본보다 비싼 동네가 아니고 오히려 훨씬 싼 동네이고 게다가 요즘은 부동산업종의 퇴락과 중미무역분쟁으로 인한 산업이전과 공동화로 실업률이 장난이 아닌데도, 로봇의 보급화와 생활화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 한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원인에 대해, “중국 제조 2025”에서 밝힌 산업구조 고도화, 기술 집약적 제조업 혁신 주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거쳐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도약하도록 하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도체와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등 몇몇 분야에 천문학적인 국가자원을 집중시키는 데에서 찾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내는 전문가들이 있기도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구구하게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고, 오직 내 개인적으로 느끼는 생각들을 정리해 볼까 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생활에 침투하는 것은 저변을 넓히는 것은 어찌 보면 막을 내야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으로 보인다.
로봇이 갖고 있는 표준화하고 안정적이며 장기적이며 충전이 가능하한 거의 전천후(全天候)로 일할 수 있다는 것 거기다가 기술이 어느 정도 단순화한 프로세스에서 작업 효율이 인간의 몇 배 지어는 몇십 배까지 가능하다는 등등 점에서 분명히 장점이 뚜렷해 보인다.
여기에 인공지능까지 가해지면 거의 범한테 날개를 단 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를 보면서 뭉칙뭉칙 놀랄 때가 많고 지어는 꿈속에서 로봇에서 쫓기는 꿈을 꾼 적도 있을 지경이다. 아마 윌 스미스가 연출한 아이로봇(I, Robot)을 보고 난 충격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ㅎㅎㅎ
인구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인구출생률이 떨어지면서 부족해진 노동력의 대안으로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투입이 불가피해 보이나, 다른 한편 우리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의 등장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윤리적으로 제도적으로 법리적이고 기술적으로 안전적인 측면에서 로봇의 폭주와 사고 그리고 대규모 정전 등에 따른 대책 등을 미리 충분히 마련하고, 인류 전체를 위해 로봇을 절대적인 안전보장이라는 우리 속에 잠가놓을 장비도 준비되고 있는 것일까?
인류 활동의 훌륭한 보조자 로서의 로봇은 양날의 칼 같은 존재 같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
원자기술처럼 우리는 현존인류가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위대한 전력발전과 수급해결이라는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소를 대량으로 발전시켰으나,
동시에 원자탄과 수소탄 중성자탄 등을 경쟁적으로 발전시켜 이념이 다른 국가 종교가 다른 국가 더 나아가 민족을 견주면서 위협하고 있다. 적대적인 인식이 만연하고, 남이야 굶어 죽든 말든 내만 잘 살고 내만 편안하면 끝이라는 사조가 어느새 강대국에서 론리적으로 먹히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히틀러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더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극단적인 충돌로 인한 인류 종말과 지구 종말이라는 위험은 항상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우리 머리 위에 존재하고 있다.
백인우월주의가 줄곧 존재해 왔고, 기타 인종을 동물로 취급하여 동물원에 집어넣어 사자나 호랑이처럼 전시하고 더 나아가 노예화하여 인간으로서의 정당한 권한을 박탈화하고 업박하 거나 말도 되지 않은 이유로 격리하거나 쓰레기처럼 인종청소하는 일이 지금도 가끔 발생한다는 것을 잊어 먹지 말자.
인간의 오만과 하늘을 치솟는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이 바빌론의 탑을 만들어 듯이, 그 욕망이 제도적이고 대안이 없이 그대로 로봇과 인공지능에 투사된다면, 미래는 참담할 수밖에 없다.
말하다 보니 너무 깊숙이 들어간 같다. 로봇이 인류를 멸망시킨다는 가정은 가정일 뿐 느낌상 어느 정도 요원(遼遠) 해 보이니, 보다 가벼운 화제로 체인지하려 한다.
바로 로봇과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가장 빨리 체감되는 부분이 일자리이다.
어느새 공항에 사무실과 공장에 그리고 우리의 집안이 성큼 들어온 로봇과 인공지능을 보면서 우리는 편리함을 즐기지만, 다른 한편 많은 산업이나 분야에서 일자리를 둘러싼 변화가 있음에 이의가 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찍 IBM의 왓슨이 의료분야에 투입되고,
2016년에는 구글의 딥 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가 당시 바둑계의 이세돌을 4승 1패로 가볍게 이기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자만했던 영역들이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컴퓨팅 세계에서만 머물러 있던 인공지능이 하드웨어와 결합하면서 우선은 자동화가 필요한 자동차생산 라인 같은데 로봇의 이름으로 투입되고, 이제는 일반인들의 생활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자연적으로 그 분야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을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인 경우는 특송 배송이나 음식배달업에서 로봇이 등장하여 배달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하나둘씩 위협하고 있고, BAIDU 등이 만든 자율택시가 말로는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조만간 택시기사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기회를 노리고 있고
음식업 분야에서도 국수로봇, 커피 로봇 등에서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음식재료와 소스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순서로 투입하여 볶기. 데치기, 찌기, 튀기기, 졸이기를 하여 중화요리를 직접 만드는 로봇들도 출현하여 주방의 일자리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술이 먼저냐 아니면 사람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항상 화두로 떠오른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한 유명한 말을 인용한다. "이윤이 10%면 자본은 자기 몸을 안전하게 지키려 하고, 20%면 활기를 띠고, 50%면 위험을 감수하며, 100%면 법을 어기려 들고, 300% 이상이면 어떤 범죄라도 저지를 수 있으며, 심지어 교수형에 처해질 위험까지 감수하려 한다."
자본의 속성은 이윤을 쫓을 수밖에 없다. 이윤을 위해서 이라크의 대규모 살상무기도 언론 전을 이용해 지어내고, 과학연구의 신성한 이름을 빌려 멸종위기종인 고래를 공공연히 잡아먹는 그러한 후안무치함을 보이는 인류들을 보면 더욱 그러한 같다.
어쨌든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미래가 어떠하든 현실적으로 대량의 이윤을 창출할 것으로 보이는 로봇의 등장과 대규모 응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설자리는 지속적으로 적어지고 좁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보급화 됨에 따라 인공지능개발 로봇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 혹은 관련 수리자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언하고 있으나,
현재 알기로는 소프트웨어 개발도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는 경향이고, 인류가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냉혹한 사실이다.
부단히 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이 조만간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자체로 설계하고 생산하고 수리하는 순간이 올게 분명하다.
이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몇십 만 명 직원을 해고하고 그 대신 로봇을 투입한다는 섬뜩한 시나리오를 예고하였고, 다른 대 기업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2년 내 아틀라스 로봇을 현대차 미국공장에 본격 투입할 예정이라고 최근에 말하지 않았던가?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고 본다.
최대의 이윤 창출을 위한 인공지능 로봇과 노동자의 전쟁은 시작된 것이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에서 이제는 암묵적으로 로봇과 인간 노동자와의 대립과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시작이 전개됨에 따라 앞에서 얘기했던 인류의 멸망을 앞당겨 올지 아니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마치 백 년 전 세르비아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날린 한방의 총알이 세계대전으로 번질지는 그 누구도 몰랐을 듯이.
신이 있다면 한 마디 하고 싶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