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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 Apr 14. 2022

면접에서 반드시 감춰야 할 것 ➋

면접에서는 치명적 단점을 감추는 것이 백만 배 더 중요합니다.

경력자가 서류전형에서 통과했다면, 면접 전형부터는 모든 지원자가 출발선이 동일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면접관 관점에서 서류상 관련 업무 경험을 보고 기대역량과 매칭률이 높다고 판단해 내심 기대하며 특별히 여길 지원자도 분명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문서로만 판단했을 때 일뿐 면접을 잘 못 봐도 무사통과되는 경우는 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면접에서 보여주는 모습에서 결정적인 판단을 하는구나라는 것을.

굳이 당연한 이야기를 왜 강조하지 싶을 수도 있다. 사실 면접을 잘 봐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수많은 면접자를 보면서 느낀 바가 있어서이다. 생각보다 지원자는 회사 네임밸류, 출신 대학교, 해외 거주 경험, 유망한 직종 종사자라는 이유로 면접 동안 상식선을 넘는 경우가 많다. 설마 면접에서?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이다. 왜 저럴까 싶은 분이 많다. 돌이켜보면 그들은 그 태도로 인해서 낙방했다.


'나 좀 봐주세요, 저 일 잘해요.' 라고 말하기 바빠야 할 면접에서 대체 어떤 단점을 감췄어야 적어도 불합격하지 않았을 거란 것인지, 내 멋대로 정한 5가지를 이야기하겠다.



1. 진지한 관심

이직을 위해 지원서를 채용사이트나 이메일로 아무리 뿌려댔어도 면접에 참석하기로 했다면 최대한 회사에 대해 리서치를 해봐야 한다. 이때부터 집중모드가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포털사이트에서 회사명을 검색해보고, 뉴스 기사를 살펴봐야 하고, 홈페이지에서 연혁을 보며 어떤 비즈니스와 서비스로 성장해왔는지 봐야 하며, 매출 숫자와 구성원 숫자는 어느 정도인지, 회사 측 블로그에 지원분야 직무 관련해서 콘텐츠가 있다면 그것까지도 꼭 보고 난 뒤 면접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


경력자 중에 이 정도도 사전에 준비해두지 않고 당당히 면접을 보러 오는 경우가 아주 많다. 여기에서 중요 포인트는 면접장에서 최근에 이런 뉴스 기사가 있는 것을 보았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용도로 정보습득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회사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오히려 사고력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지원자는 사전에 리서치한 정보를 1) 회사가 앞으로 무슨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지 구체적인 추측, 2) 그렇다면 내가 지원한 포지션이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3)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아웃풋은 무엇인지 등을 어필할 용도로 파악해 두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만 그간의 경력을 인정받고 합격하는 흐름을 탈 수 있다. 면접 일정이 잡혔다면 반드시 리서치 해야 하며, 뜬금포 질문이나 답변은 하지 말아야 한다.



2. 손순(遜順)한 태도

대한민국은 aggressive 문화의 외국계 회사 또는 세일즈 직종 분야가 아니고서는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크게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더 신뢰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상사는 그런 팀원을 옆에 두고 싶어 한다. 면접관은 동료보다 상사인 경우가 많고, 동료 직급일지라도 그들은 겸허하고 진솔한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실력이 아닌 태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도록 하자.

무엇보다 면접관에서 비치지 않아야 할 언행은 시건방짐이다. 많은 사람들은 남이 보는 내 모습을 제대로 자각 못할 수 있다. 업무 실력이 뛰어난 사람 중에 오로지 성과에만 자신의 많은 시간을 사용하기에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써야 하는 에너지를 임의로 차단한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미묘한 상대방의 감정을 잘 캐치 못하기도 하고, 알아봤자 여러모로 피곤하니 그런 감정들을 애초에 싸그리 무시한다.


지원자가 면접 답변을 할 때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1) 업적을 과시하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을 것, 2) 면접관을 내려다보듯 거만한 반응이나 표정을 짓지 않을 것, 3) 어떤 대화 주제에 있어 본인의 생각이 백번 옳은 판단이라 할지라도 어떤 회사에서는 그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제 아무리 업계 전문가이고 탁월한 성과를 쌓아온 인재 일지라도 피평가자인 지원자는 절대로 평가자처럼 굴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적절한 감정 표현

면접장에서 표정이 굳은 채 로봇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고, 포커페이스가 전혀 안돼서 모든 감정이 시시각각 얼굴에 드러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두 유형 모두 특정 직무에 도무지 매치가 안 되는 이미지를 보이는게 아니고서야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

면접장에서 중요한 감정 표현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보여주는 표정 반응이다. 이해를 돕고자 안 좋은 예를 들어보겠다.

면접관이 밝게 웃으면서 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려고 노력하는데 면접자는 뻣뻣하게 무표정인 태도라 면접관을 기빨리게 만드는 경우

면접관이 솔직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회사가 처한 어려운 상황과 과제를 설명하는데, 남 일이라는 듯 영혼없는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

지원자가 직접 겪은 좋거나 나쁜 기억을 이야기하면서 도무지 상황에 맞지 않는 표정과 목소리 톤으로 이야기하는 경우

지원자가 모든 답변을 읍소하듯 감정에 호소하는 경우

지원자가 무거운 대화 주제에서 시종일관 미소 짓고 있거나 과거 속상한 에피소드를 말하다 덜컥 우는 경우



4. 일관성있는 스토리

답변마다 따로 놀아서 전체 맥락이 안 맞는 설명을 해서는 안된다. 진정성과 논리력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력과 태도가 어떤 수준인지 증명하려면 각각의 답변에만 충실하는 것을 넘어 전체 답변들의 스토리 라인이 이어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해를 돕고자 상황을 안 좋은 예를 들어보겠다.


지원자1 : A포지션 지원자는 모회사에서 주로 A에 대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 A 경험을 쌓으면서 사람 스트레스가 심했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잘 극복했다. > 이제는 A 업무보다는 B or C 업무를 하고 싶다. > 아직 B or C 업무 경험을 제대로 해본 적은 없지만 나는 새로운 학습을 즐기고 빠르게 배운다.

면접관 1 : 실은 A 보다 B or C 업무가 실상 사람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고 생각하기에 황당함을 느낀다. 하지만 지원자가 A에서 스트레스 받은 포인트를 설명한 후 B,C가 어떤 측면에서 본인에게 더 나은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다면 패스다.

지원자2 :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유관부서 담당자와 일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다양한 경험이 있다. > 원활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담당자들과 가까워지려고 각각의 업무 스타일과 개인 취향까지 파악해 내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사람과 직접 부딪혀가며 오고가는 섬세한 정보들이 프로젝트상에 매우 중요한 승패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 내가 입사한다면 목표과제 케이스 스터디를 혼자 완벽하게 해낸 후 전체 담당자들을 모아 정리된 문서를 공유, 업무 할당을 주고 목표로 하는 결과를 빠르게 이끌어내겠다.

면접관2 : 지원자는 스스로 협업자들을 아우르는 통솔력과 관계성이라고 강점이라 어필했으나 입사 후 계획은 협업자들은 제외된채 독단적, 탑다운 방식을 취하려는 것이 보인다. 지원자는 생각과 행동이 불일치해 보인다.



5. 핵심 짚기

질문을 듣고 답하기 전에 질문의 의도와 요지를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해가 안 가면 안 간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이야기하다 옆길로 새는 경향이 있다면 질문의 주요 키워드를 미리 지참한 노트에 질문 키워드를 메모를 해가며 답해야 한다.

면접관 질문 핵심을 잘 짚어 대답하는 부분은 지원자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야기하다 보면 상세한 사례를 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말이 길어지면서 주제가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원자가 논점을 흐리는 것으로 비치거나, 집중을 못한다고 여겨지거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나 개인적으로도 논점 지키며 자세히 답변하기는 늘 어렵다고 느낀다. 지원자는 반드시 정신줄을 꼭 잡고 물어본 질문에 간결하지만 중요한 워딩을 사용하여 두괄식으로 말하자. 대다수 면접관은 미괄식 답변 방식을 손순한 태도가 아닌 답답한 태도로 느끼기 때문이다.



결론

위에 이야기 한 5가지 사항이 관통하는 메시지는 '자기 객관화' 이다.

훌륭한 실력과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자기 객관화가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면접관은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면접관이 면접자를 만났을 때 장점을 확인한 후에는 제발 엉뚱한 리스크가 없기를 바란다.
앞으로 면접관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원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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