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해외 영유아 건강검진 제도 운영현황
핀란드의 영유아 건강검진은 출산 1주 후부터 학교예비반(esikoulu, preschool)에 들어가는 6살까지 총 15회 가량 간호사 혹은 산파에 의해 행해지며, 의사의 검진은 총 5회(4~6주, 4개월, 18개월, 4년)에 걸쳐 행해집니다. 또한 4개월, 18개월, 4살에는 확대검진이 실시됩니다. 출생 직후부터 3개월까지 4회, 1년까지 9회, 18개월 이후로는 매년 1회씩으로 검진주기가 길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핀란드 영유아 건강검진의 기본적인 항목은 신장 및 체중, 두위 측정 등으로, 측정 중 속옷을 제외한 전신 탈의를 통해 외상 여부, 피부 관리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합니다. 소요시간은 최소 30분, 확대검진 시 1시간 정도입니다. 국내 영유아 건강검진의 경우 체중 측정 등 신체계측 시 대개 겉옷을 입은 상태에서 행하고 있어 외상 여부나 피부상태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기회가 부족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센터가 일반 소아과와는 기능이 분리되어 있어 전염병 감염의 우려가 적습니다. 센터는 만약 검진일에 자녀가 감기, 발열 등 신체이상증상을 보인다면 병원을 방문하도록 하고 건강검진은 지연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검진센터가 통상 산전후 및 영유아 검진을 겸하고 있어 면역력이 약하고 약을 쓰기 어려운 임산부 및 신생아, 영아들에게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핀란드 영유아 건강검진의 또다른 특징은 2.5세에서 6세 사이의 아동을 대상으로 일명 ‘Lene 검사’라고 불리는 유아 신경발달테스트(Leikki-ikäisen neurologinen kehitys)를 실시한다는 점입니다. 핀란드 국립 건강 및 복지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아동이 가진 언어발달 및 운동성, 지각, 주의력의 문제를 조기에 확인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행동 및 감각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신경발달테스트의 목표는 아동이 학령기에 도달했을 때 학습에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장애들을 가급적 조기에 발견하는 것입니다.
상기 <표 10>에 나타난 ‘눈사람’(Lumiukko)은 투르쿠 대학교 언어병리학과 Pirjo Korpilahti 교수(현재 은퇴)가 개발한 테스트로, 10-15분 간 아동이 흥미를 가질 만한 여러 사물이 등장하는 그림을 제시하고 아동이 스스로 설명하거나 질문에 대답하고, 말로 제시된 지시를 이행한 결과를 ‘양호하게 이행/실수가 있음/불이행’의 3가지 평가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상기 테스트 결과 아동의 언어기능에 이상이 발견될 경우 간호사나 산파는 언어병리사에게 아동의 치료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검진 전 문진표나 상담을 통해 부모가 특히 아동의 성장에 우려되는 부분을 언급할 경우 추가적인 검진을 거치기도 합니다.
핀란드의 눈사람 테스트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내리는 핀란드의 기후적 특징 상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자주 보고, 경험하는 소재인 눈사람, 사우나 등을 이용하여 이해능력, 어휘나 문장 구성능력 등을 평가하는 테스트입니다.
이같이 세밀한 테스트가 언제나 핀란드 부모들의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유아기의 언어발달은 개인별로 차이가 큰 편이고, 당일날 아이의 컨디션이나 평소 아이의 성향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니라면 낯을 많이 가린다거나 평소에는 말을 잘 하는데 테스트를 하는 상황이 긴장되어 대답을 잘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아직 한 곳에 집중해서 과제를 처리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아 속이 상해 하거나, 테스트를 앞두고 예습을 시켜야 하나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을 정도니까요.
핀란드에는 지속적으로 이민자나 난민의 유입이 일어나고 있어 외국인 부모와 미취학 아동이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보육교사들이 겪는 일선의 어려움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귀화한 이민자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보조교사, 아이돌보미 등으로 일하기도 해 핀란드어가 모국어가 아닌 양육자나 보육인력의 돌봄을 받는 아동들이 늘고 있는 만큼, 유아 언어발달은 다문화 교육과 함께 앞으로 핀란드 교육의 주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