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
"엎지른 물은 주워 담기 힘들다"라는 말이 있다. 설사 다시 담는다 하더라도, 원래 상태는 아니다. 시간은 언제나 쉼 없이 흘러가기에 방금 전과 지금 이 순간은 전혀 다른 별개의 시공이다.
살다 보면 지난 일에 대한 후회가 따른다. 대개는 기대 밖의 안 좋은 결과에 후회하게 되지만, 아무리 좋은 결과라도 늘 부족함과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그때 널 (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잡았더라면)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마지막에 널 (마지막에 널)
안아줬다면 어땠을까 (어땠을까)
인기가수 싸이와 박정현이 부른 "어땠을까?"란 노래 가사의 일부다. 사랑했던 연인들이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과거 일들에 만약이란 가정을 붙여 노래한 가사이다. 아름다운 노랫말일 수 있지만, 실상은 부질없는 일이다.
1985년 개봉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기획, 마이클 제이 폭스 주연의 SF 시간 여행과 타임 패러독스를 다룬 영화가 크게 흥행했었다. 머리로는 가능하지만, 오감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지금까지 과거로 돌아갈 '타임머신'은 없기 때문이다.
과거는 흘러간 고정불변의 시간이다. 불가역적이고 결코 돌이킬 수 없다. 역사에서 가정을 종종 운운하지만, 존재할 수 없기에 다 부질없는 일이다. 가질 수 없었던 혹은 원치 않았던 과거시간들에 늘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 갖고 싶었지만 갖질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면 할수록, 갈구하면 할수록 후회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진다.
후회하지 말자! 후회는 자기부정이다. 과거 없는 오늘은 없다. 과거를 부정한다면 지금의 난 신기루일 뿐이다. 과거 위에 오늘이 있다. 지금 후회되는 과거의 결정도 그 당시엔 열심히 묻고 따져서 내린 최선의 결정이었다. 그런 결정이 지금 와 다시 생각해 보니, 부끄럽고 아쉽고 후회될 뿐이다. 선택은 기회비용을 치르며 취하기에 늘 후회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최선의 선택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최선을 찾는다. 설사 최선을 찾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최선이 최선이 아니었음을 곧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란 말이 있다.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후회라면 이것은 운명이다. 후회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되 너무 오래 마음에 담아 두지 말자.
지난 과거 속에서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속에서도 살지 말자. 우리의 존재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지금 이 순간 현재임을 명심하자. 과거와 미래는 내가 컨트롤할 수 시공이 아니기에, 현재가 더욱 중요하다. 오늘을 살자! 그래야 삶이 행복하다. 과거도, 미래도 잊어라!, 그리고 현재만 생각하고 살자.
레오 톨스토이는 그의 저서 '세 가지 질문'에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우리 곁에 있는 자들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할 수 있고 하는 일이라는 커다란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해줬다.
시간을 알뜰하게 채우든, 시간을 킬링타임으로 보내든, 시계 초침은 속절없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합리주의 창시자,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주장하며, 인간의 존재를 '생각'으로 증명했다. 이 세상에 생명과 존재보다 상위 가치는 없다. 생명이 존재이고 존재가 곧 생명이다. 삶의 방식이 다를 뿐, 77억 인간이 사는 이유는 존재 그 자체이며 생존이다. 사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삶이 주어졌기에, 삶이 다할 때까지 감사하고 사랑하며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2020년 한국의 자살 사망자가 13,195명에 이른다고 한다. 일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생을 마감했다. OECD 평균 자살률의 2배이며,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에 이어 5위를 차지하는 수치다. 당뇨병, 간 질환, 고혈압, 패혈증으로 죽는 이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우리가 후회하고 걱정하며 고민하는 그 어떤 문제도 생명보다 우선 하지 못한다. 모든 문제는 살아있기에 발생하고 의미 있는 것이지, 삶이 없다면 그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명예로운 죽음이란 허울 좋은 이름에 불과하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악착같이 살아남자!. 생존에는 이유가 없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버티면 된다. 극단의 선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최선임을 명심하자.
반성은 하되, 후회는 말자! 반성은 과거에 대한 자기 성찰이다. 부족했었던 점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점을 찾아낼 수 있다. 그래야만 같거나 유사한 실수의 반복을 줄이거나 방지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사는 이유는 불가지론이다. 그러나 사는 목적은 우리가 정하기 나름이기에 분명할수록 좋다. 죽음은 고정이고 삶은 움직임이라 생각하기에, 내가 사는 목적은 변화와 성장이다. 일신우일신의 변화를 통해 매일매일 커가는 인생.... 삶은 움직이는 변화의 궤적이다. 변화무쌍한 삶이 신나고 재밌고 더 건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