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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Mar 01. 2023

133. 윤석열: 학교폭력과 저출산

정순신 아들 

가난은 축복이고 부는 재앙인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 "고향의 봄"의 한 구절이다. 가난했던 지난 시절, 한국에 흔한 고향 풍경이다.


70,80년대 경제개발정책과 새마을 운동으로, 적어도 경제적으로 우리는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로 얻은 것은 물질이요, 잃은 것은 정신이다. 물질적 풍요로 생활은 윤택해졌지만, 정신적 빈곤에 삶은 팍팍해졌다.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절대 빈곤에 살고 있었다. 한마디로 모두가 없이 살던 시절이었기에, 나와 주변의 부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부의 차이는 복리로 커져버렸다. 소수 특권층이 출현했고, 비교를 통해 그 차이를 실감하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랑과 배려란 달달함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오직 힘센 놈만 살아남는 엄혹한 적자생존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살기 위해서는 주변을 이웃이 아닌 반드시 무찔러야만 하는 적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언제 끝날지 모를 시지푸스의 형벌 같은 무한경쟁 속으로 뛰어들어야만 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부의 양극화(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심해졌다. 부의 차이는 서로가 서로를 구분 짓게 만들었으며, 이를 거부하는 행동이나 반하는 행동을 거슬려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더 이상 맞먹으려는 행동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행태가 보편적이 되었다 (갑질, 진상, 땅콩회항, 대기업회장 막말). 마침내 가진 것에 의해 사회적 차별이 인정되었고, 이는 신분을 구분 짓는 새로운 신분제 탄생을 가져왔다.


그러나, 우리 헌법 11조는 어떤 특권도, 신분제도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다.


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③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느끼는 실상은 다르다. 부에 따른 차별은 분명히 존재하고, 새대를 걸쳐 이어지고 있다. 자신만 부자를 그냥 '단순부자'라 하지만, 집안 대대로 부를 누리면 '재벌'이라 한다. 이론적으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녹록지 않다. 부의 양극화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면서도, 부를 통한 특권을 희구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그래서일까, 남녀노소 모두가 돈벌이에 혈안이다. 왜냐하면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인, 우리는 돈본주의(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가 가져온 경제적 혜택 뒤로 우리가 아파하는 그림자가 있다. 바로 저출산에서 비롯된 학교폭력(학폭)이다. 지금 한국은 비혼, 만혼, 노산에 따라 인구감소가 시작됐다. 고령화와 저출산이란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 고령화로 한국이 늙어가고 있다. 추후에 대한민국이 소멸될 위기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심각성도 오늘날 우리는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의 현안이 아니란 인식이기 때문이다.


흔히, 저출산은 선진국병이라 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섹스는 즐기되, 결혼은 피하려 하기에, 비혼주의자들이 날로 늘어가는 추세다. 설사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 마저도 결혼을 하기보다 젊음을 즐기고, 많은 돈을 벌려고 하기에 40대 결혼하는 만혼은 보편적이다. 만혼임에도 신혼 1~2년은 맞벌이를 계속한다. 출산은 또다시 늦춰지게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노산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만혼에 노산으로 갖게 되는 아이는 대개 한 명이다.


이렇다 보니, 일반 가정은 한 자녀가 보통이다. 평범한 아이는 사라졌고, 이제는 모두가 왕자님 혹은 공주님이라 불리는 외동들이 대세이다. 조부모와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어렵게 되어나 자란 외동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적을 수밖에 없다. 갖고 싶은 건 모두 다 가지는 ‘오냐오냐 환경' 속에서 자란 탓이다.


혼자생활에 익숙한 외동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바로 '학폭'이다. 자기와 다른 친구는 인정하려 않기에 이들에 대한 배려심은 기대하기 힘들다. 나와 다른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고 간주하기에, 죄책감없이 그저 장난으로 괴롭히고 배제하는 집단적 따돌림, '왕따' 피해학생들의 고통이 너무나 심각하다. 가난했던 시절, 형제들 틈바구니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었던 사회화 과정이 생략된 채, 자란 외동들의 일탈이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자랑스러운 국가이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걱정하는 이는 많지만, 실감하는 이는 별반 없는 듯하다. 나라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데 이는 현재가 아닌  먼 장래의 문제로 인식하기에 그런 것 같다. 그렇다 저출산은 당장의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학폭은 지금의 문제이다. 이 글에서 보듯, 저출산은 학폭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저출산 극복은 학폭문제의 근본적 해결책 될 수 있다는 것에 보다 많은 이들이 공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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