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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Feb 26. 2023

132.생각: 마약에 대한 동서양 인식 차이

커피중독 NO! 알코올중독 NO!

마약이란? 마취 작용으로 습관적으로 장복하면 중독에 걸리는 물질을 말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국가들이 마약류에 대해 엄격히 규율하고, 일반인의 마약복용을 법적으로 원천 금지하고 있다. 


마약류는 크게 각성제와 진정제로 구분한다. 기분을 업시키는 각성제에는 히로뽕, 필로폰, 코카인 등 있고, 기분을 다운시키는 진정제에는 아편, 모르핀 그리고 헤로인등이 있다. 전자는 주로 서양에서, 후자는 동양에서 주로 소비된다. 


각성제는 텐션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기에, 사회적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진정제는 스트레스나 신경과민등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기에, 사회적 범죄와 그다지 관련성 적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마약류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비되는 각성제와 진정제로 사용되는 것들이 있다. 커피, 콜라, 초콜릿, 박카스 같은 각종 에너지 드링크 등은 텐션을 업시켜주는 각성제 역할을 하고 반면, 녹차, 홍차, 술, 담배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가라앉혀 텐션을 다운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한번 "중독되면 패가망신한다"는 마약중독에 지금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선포하지만 마약퇴치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갈수록 증가하는 마약범죄는 마약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이에 역사적으로 동서양의 마약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알아보려 한다.


우선, 동양에서는 마약이라는 개념 자체가 서양과는 다르게, 유혹의 대상이 아니라 병적인 것으로 여겨졌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마약 중독자를 '독존자'라고 부르며, 마약 중독은 병으로 치부되어 치료를 위한 요양시설이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는 마약을 금기시하는 사상인 불교가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에 마약은 삶에서 배제되었다. 


또한, 동양은 역사적으로 수직적 주종관계가 만연한 사회였다. 그러기에, 왕이나 귀족에 대한 평민들, 남자에 대한 여자, 강자에 대한 약자등 피지배자들이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스트레스와 억울함을 감내해야만 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억울하고 답답함을 참는 것을 사회적 미덕이란 이름하에 수많은 피지배자들이 정신적 심리적 속병을 앓게 되었고, 결국 이를 삭히는 방편으로 아편등과 같은 진정제을 탐닉하게 되었다. 그래서 19세기 영국 제국주의가 중국 청나라를 상대로 아편전쟁을 감행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서양에서는 마약이 혁신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예술가나 작가 등 일부 문화 인사들이 마약을 사용하며 창조성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마약에 대한 부작용과 범죄적 요소 등이 드러나면서, 마약 사용은 금기시되며 마약 중독자는 범죄자로 대우받는 경우가 많다.


서양은 역사적으로 수평적 평등관계를 일반화된 사회였다. 동양의 집단중심주의과 달리 서양은 개인중심주의였다. 특히 18세기 산업혁명시대에 '부르주아'라는 신흥 지배계층이 탄생했고, 이들은 전통적 농업중심사회에 기반한 귀족들과 달리 상업산업중심사회에서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선 계절과 밤낮 상관없이 365일 24시간 공장노동자들이 죽도록 일하도록 강요하며, 공장노동자들의 잔인한 노동착취를 서슴지 않았었다. 이런  맥락에서 자본자들은 부족한 잠으로 꾸벅꾸벅 조는 노동자들을 깨우려 이들에게 커피를 마시게 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섬뜩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각성제 마약의 대명사인 코카인과 관련된 중남미 인디언과 스페인 정복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15세기 신대륙을 발견한 스페인 제국주의자들은 16,7세기 본격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기 시작했었다. 총과 대포로 무장한 스페인 정복자의 무자비한 학살과 침탈을 피해, 석기시대에 머물었던 무기 수준으로는 인디언들은 더 이상 저항은 무의미했다. 그래서 이들은 살기 위해서는 맹수들이 들끓는 밀림지역이나 고산병으로 호흡하기 힘든 고산지대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도대체 인디언들은 고산지대에서 고산병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그 비법은 바로 코카인 잎이었다. 인디언들은 고산지대에서 호흡이 어렵고 머리가 아플 때, 코카인 잎을 씹어서 고산병을 극복할 수 있었다. 고산병을 이기는 법이 코카인 잎이라는 사실을 추후에 알게 된 스페인 정복자들은 코카인 잎을 통해 마침내 아메리카 고산지대까지 정복할 수 있었고, 이후 스페인 정복자들은 수많은 은광산에서 인디언들이 허기와 피곤 없이 밤낮으로 작업시키기 위해서 인디언들에게 식량대신 코카인잎 한 자루씩을 지급했었다고 한다. 


이처럼 서양에서는 사람들의 텐션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생산성을 높이려는 풍조가 만연했었고, 이런 흐름이 현재까지도 미국을 포함한 중남미와 유럽에 각성제의 마약류 (코카인, 히로뽕, 필로폰)와 유사류 (커피, 콜라)등에 중독된 이들이 넘쳐나게 만든 것 같다. 


이처럼 동서양에서 마약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었으며, 서양에서는 마약 사용이 범죄로 간주되고, 그에 따른 엄격한 대응이 이루어졌던 반면, 동양에서는 마약 중독자를 질병으로 인식하며, 치료와 요양시설 등으로 대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마약류와 기타 유사품들의 장기 복용습관은 중독을 일으켜 개인적으로 제어가 대단히 어렵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법으로 금지된 마약류는 절대로 호기심이라도 손을 대면 안 되겠지만, 각자의 필요에 따라 일상에서 소비하고 있는 커피, 콜라 등 각성제와 술, 담배등 진정제는  일정 수준에서 커피중독이나 알코올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적당한 제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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