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ias a todos y Feliz año nuevo!
1999년 12월 31일, 멕시코 지인의 집에 초대받았다. 해외에서 보낸 새해 이브였다. 잘 차려진 만찬을 먹고, 쪽지에 각자의 소원을 적어서 타임캡슐을 만들어 정원 뜰에 묻었다. 제야의 종이 울리기 시작하기 전에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모두들 새해맞이에 들떠 있었다. 마침내 00:00시가 되었다. 소리를 지르고 옆 사람과 포옹을 하면서 축하 인사를 나눴다. 생경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재밌었고 즐거웠다. 이후, 포도 12알이 담긴 접시를 모인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나도 받았다. 포도 한 알을 먹고, 씨를 뱉어내면서 또 소원을 빌었다. 총 12알의 포도알을 먹고 씨를 뱉었다. 이것이 멕시코인들의 새해맞이 풍습인이다.
오늘은 2021년 12월 31일이다. 새 달력으로 바꿀 시간이다. 올 한 해 그럭저럭 무사히 지낸 것 같다. 감사한다. 달력이란? 달의 공전에 따른 모양 변화를 기준으로 날짜를 헤아린 기록이다. 스페인어로 calendario라고도 한다. 달력 calendario = 계산하다 cacuilar + 날들 dias이다. 달력이란 날들을 계산하다는 뜻한다. 전 세계는 공식적으로 별자리의 움직임에 따라 제작된 양력을 사용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달의 움직임에 따른 음력을 병행해서 사용된다.
하루는 낮과 밤으로 구성된다. 해가 있는 시간을 낮이라 하고, 없는 시간을 밤이라 한다. 인간은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 동물이기에 낮을 날과 동의어로 생각했다. 영어의 day, 스페인어 dia, 라틴어 die 등은 모두 '낮을 나타내는 말이 날을 뜻한다 (낮=날)'. 하루 중 해가 가장 높이 뜬 시점을 정오(noon = midday) 한다. 이를 기준으로 이전을 오전(before noon)이라 하고, 이후를 오후(afternoon)라 부른다. 물론 오전은 AM (ante meridium)이고, 오후는 PM (post meridium) 말이 보다 더 범용 되기는 한다. 참고적으로 라틴어 meridiem은 midday 한낮, 정오 뜻이다.
해가 없는 밤이 되어 시간이 흐르면, 칠흑같이 어두운 자정(midnight)이 된다. 한밤중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자전이 계속되면, 어둠은 서서히 물러가고, 해오름의 박명이 시작된다. 새날이 온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이 365번 거치면, 오늘처럼 2021년 마지막 날이 된다. 몇 시간 후에는 2022년 새해가 밝아 온다.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다. 마무리가 중요하는 뜻이다. 제야의 종소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뭔가 특별한 일을 해야만 할 것만 같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원래 시간과 공간은 하나이기에 시작과 종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영어에 졸업식을 commencement라고 한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을 담는다. 멋진 말이다. 새로운 변화에 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각자의 갈 길을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가는 게 어떨까 한다. 17세기 네덜란드 합리주의 철학자 바루크 스피노자는 "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말했다. 들뜨지 않고 차분히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