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법률: 병역 불평등(유전면제;무전군필)

Desigualdad real

by 유동재

자유와 평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핵심가치이다. 특히 노예해방과 더불어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등장한 국민 민주주의에서 '평등'은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어왔다. 우리 헌법 제11조는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라고 규정한다.


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2002년 인기가수 유승준씨가 병역을 기피하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남자는 모두 병역의무를 진다. 즉, 모든 한국남자에게 공평하게 병역의무를 적용한다는 말이다. 20대 청춘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하지만, 좋아서가 아니라 어쩔 도리가 없어 그저 묵묵히 이행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일까, 일부 특권층의 병역면탈행위는 대다수 현역 군장병들과 군필예비역들에게는 좌절감과 분노를 안겨준다.


1980년대 전두환*노태우 신군부시절, 석사장교 군 복무제도가 있었다. 창설 당시부터 군 실세의 병역특례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전두환씨의 장남 전재국의 입대를 앞둔 1982년에 석사장교 제도를 만들었고, 노태우씨의 아들 노재헌의 전역한 1991년 때가 지속되었다. 이 제도의 실질적인 의미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석사학위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이과는 영어와 한국사를, 문과는 영어, 제2외국어 그리고 한국사 시험을 통해 6개월 간 육군사관후보생 훈련과 전방 체험을 거치면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하는 동시에 전역시키는 제도였다. 6개월짜리 장교라는 뜻으로 육개장이라고도 불렸다. 불평등과 불공정의 극치며, 도덕적 해이가 극해 달한다


1990년대 초,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정권들이 붕괴되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이념논쟁은 사실상 종식되었다. 그럼에도, 30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에서 철 지난 색깔론을 내세우며, 어느 재벌가 오너의 멸공 놀이가 화재다. 그 주인공이 신세계 부호장 정용진씨다. 그의 뜬금없는 SNS 말장난에 신세계 관련주가가 폭락했다. 이 모든 것이 정용진씨가 재벌 3세이기에 가능한 것 같다. 그는 과제충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부화뇌동해서 같은 날,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그리고 콩을 구매했다. 달파멸공이라는 퍼포먼스를 위함이라는 해석이 있다. 윤석열씨도 부동시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의심스러운 이유를 병역을 면제받은 자가 200만 원 병사 월급을 주장하면서, 군복을 입고 전방부대를 시찰하고 군 장병으로부터 브리핑을 듣는 것 자체가 보기에 민망하고 거북하다.


정용진씨와 윤석열씨는 한국의 엘리트라 간주된다. 서울대 출신이면서, 정용진씨는 경제계에, 윤석열씨는 법조계와 정치계에서 나름 자리매김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다.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뜻이다. 그렇다. 특권층은 부, 권력 그리고 명예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솔선수범해야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며칠 전 한 여고생의 여고생의 장난기 섞인 군 위문편지가 군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뉴스를 읽었다. 30년 전 평발임에도 30개월 만기 전역한 사람이지만, 이 뉴스를 읽으면서, 사회인들이 젊은 청춘을 희생하며, 국방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군장병들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태도에 분노가 치민다.


우리 삶은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 위에서만 가능하다. 우리 식탁에 올라온 먹거리는 농부의 땀과 어부의 피 그리고 수많은 노력과 봉사의 대가이다. 감사히 먹어야 한다. 우리의 편안한 잠자리도 마찬가지다. 한밤중 철책선의 경계근무를 서는 군장병, 거리 곳곳에 치안을 담담하는 일선 경찰들의 수고가 있어기에 가능한 것이다. 군대에 목봉 체조가 있다. 십여 명이 어깨 위로 목봉을 짊어지고, 좌우 머리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한다. 모두가 힘을 써야만 그나마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갑자기 무게가 더 무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힘을 쓰지 않은 무게만큼 나머지 다른 이에게 전가된 것이다. 무임승차 (Free rider)의 해악이다. 각자의 몫을 회피하고 남에게 미뤘을 때, 사회는 유지되기 어렵다.


한국사회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전면제 무전복무" 말이 있다. 돈 있으면 유죄고 없으면 무죄다. 돈 있으면 군면제고, 없으면 군복무다. 억울하지만, 현실이다. 군대에는 병과가 있다. 편한 보직과 힘든 보직이 있다. 그러나, 군복무 기간은 동일하다. 병영생활을 하지 않는 대체복무와 사회복무요원 등도 마찬가지다. 병영 시계는 24시간이다. 그러나, 대체복무와 사회복무요원의 병영 시계는 8시간이다. 당연히 3배는 길어야 형평성에 맞다. 오히려 더 길어야 한다. 병영생활의 어려움과 대체복무와 사회복무요원의 힘듦은 비교 자체가 안된다. 힘든 군생활은 짧게, 편한 보직은 길게 하는 것이 실질적인 평등이고 공정에 부합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번 대선은 퍼주기 공약들만 난무하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은 공수표는 그만하고, 한국사회에 만연한 실질적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공약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후보에게 투표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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