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를 놓쳐서

프롤로그

by 이비댜

"너는 운동선수야, 흔들리면 안 돼. 빨리 계속해..."

위로인 줄 알았던 그 말은, 어쩌면 칼처럼 느꼈다.

나는 운동선수였다. 어릴 때부터 체력과 기록이 기준이었고, 마음을 표현하는 건 낯설게 되었다. 누군가가 기대하는 삶의 궤도 위에서 나는 점점 내 마음의 소리를 놓쳐갔다.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운동이 전부였고, 선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건 선택이 아니라 '순응'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부상을 입었다. 몸보다 마음이 더 먼저 주저앉았고, 그때 처음으로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라는 질문이 생겼다. 엄마가 설계해 준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몰래. 낯선 언어 하나를 손에 쥐었다. 한국어. 아무도 모르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외우기 시작했다. 선수 생활이 멈추면서 인생도 함께 멈추려고 했었다. 그때 그 자리에서 나를 구해준 건 글쓰였다. 그때 그 자리서 처음으로 나에게 말 걸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부터라도 진짜 나로 살아 보고 싶다고. 마음속 답답함을 풀며 그렇게 쓰기 시작한 문장은 누군가의 말이 아닌, 오롯이 '나의 언어'였다.


그리고 나는,

아주 천천히 나에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혹시 당신도,

누구의 기대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적이 있나요?

이 글이 당신에게,

편한 방식대로 자신에게 돌아가는

그 길의 작은 불빛이 되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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