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성비 불균형, 한국은 거들뿐
이전 글에서 베트남 30세 이하 인구에서의 남초 현상이 아주 심각하며 그 당연한 귀결을 언급했다. 즉, 이 땅의 청년들은 아주 연애 난이도가 높고, 연애를 해도 매일이 고달파 보이는 듯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극한 경쟁 아니겠나. 이리 연애하기 힘들어지는 원인은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출생 시 성비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것이 단연 가장 핵심 원인이다.
그 외에도 소소한 문제가 보태져 있는데. 요새 세계화가 잘 되어 있다는 거다. 한국인으로서 힘주어 짚어내 볼 만한 '케이크 위의 체리!'가 있다.
한국에게 베트남은 진짜, 장모님의 나라다.
2019년 기준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결혼해서 이민온 여성은 80,324명이다(F-5(영주권)/F-6(결혼 이민자) 비자를 가진 사람이 40,696명, 귀화가 39,628명이다). 5년 전 자료이기도 하고, 저렇게 깔끔하게 통계에 잡히기 어려운 경우까지 하면 대충 퉁쳐서 요즘은 10만 명쯤 되지 않을까나.
여하튼 양적으로 1등이다!
원래 (당연히?) 중국이 1등이었는데 2015년에 역전하고 지금은 부동의 1위다. 코로나 때 양국이 비자를 잘 안 내주고 왕래가 소멸하다시피 하면서 아주 크게 휘청거리긴 했어도, 잠재력이 다시 실현되고 있다.
지방에 가면, 베트남뿐 아니라 해외에서 온 여자분(며느리)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거 같다.
2023년에 강화도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시장에서 마주 보고 있는 참기름 집 며느리도 베트남 사람, 식당 며느리도 베트남 사람이라서 서로 베트남어로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시장의 수식어는 강화도 전통 시장. 그 전통 시장 식당에서 쌀국수랑 분짜를 팔고 있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시크릿 레시피일까 맛있을라나 싶어서 잠깐 사 먹을까 고민했다. 강화도에서 먹는 가정식 pho. 이거 근데 어디 전통인거지. 남부지방식인가.
'어랍쇼 나는 분명 지금 한국 왔는데' 하면서 혼미했었다.
10만 명은 1억 인구가 있는 베트남에서 별로 많은 숫자가 아닐 수 있다. 단순히 여자가 5천만 명이라고 보면 0.2% 수준이니까 대수는 아닐 듯하다(베트남에서 한국으로만 국제결혼해 가는 건 아니다. 대만, 미국도 많은데 남의 나라 사정이야 알바 아니니까 적당히 넘어가고 싶다). 근데 이게 좀 뭐랄까 케이크의 문제는 아니지만 분명히 체리의 문제는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국제결혼이라는 게 결정적으로 랜덤 추출이 아니라는 거다!
베트남에서의 국제 이주 결혼이 가지는 뚜렷한 특징 중 하나가, 확실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해외로 간다는 거다. 근데 그러면 어떤 여성인가.
평균적인 그림을 정리하면, 첫째로 시골의 대가족 출신이고, 둘째로 20대 초반이고, 셋째로 평균 대비 미인이다. 서로 말도 안 통하고 며칠이라는 시간 안에 매칭하는 시스템에서 어떤 기준으로 진행될지는 다들 아실터. 고도로 정제해서 표현해보자면, 현지의 해당 지역에서도 또래 남성들에게 연애 대상으로서 인기가 있을 만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형편이 이러니, 도시화가 한창 진행 중인 이 나라에서 자연히 호치민으로 유입되는 인구를 살펴봐도 여성 비율이 더더욱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호치민에 살면서 보면, 영어가 가능한 여자분들 중에 외국인이랑 결혼한 사람도 보인다.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을 잘 안 하거나 외국인이랑 하는 듯한 '느낌' 내지는 '풍경'이 있다. 이건 숫자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한 번 외국인과 교제를 하면 다시 베트남 사람이랑 만나는 건 지양하는 패턴이 있달까 정서가 있달까 뭐 그런 느낌은 있다. 모수에서 이탈하는 격이다.
여러모로, 베트남에서 남자가 연애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 잘 조성되어 있다!
얘들아 고생하자. 형이 약간의 미안함을 실어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