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내가 사용했던 모든 돈들에게 8
본격적으로 절약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개월 차. 점점 더 돈을 써서 월별 잔여 예산 또한 점점 더 줄어들고 있지만, 저축도 투자도 꽤나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월초에 설렘 폭발했던 기분은 많이 잔잔해졌지만, 행복감은 여전한 매일이다. 유독 날씨가 오락가락했던 7월은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자!
1. 저축: 65만 원
- 청년희망적금 50만 원
- 주택청약종합저축 10만 원
- 연금 및 상조회 5만 원
2. 투자: 약 237만 원
- 주식 예수금 입금: 100만 원
* 현금성 부수입 138,720원 포함 (카카오뱅크, 신한, KB, 하나, 우리, 엘포인트, 핀크, 페이북, 토스, 모니모, 뱅크샐러드, 패스, 설문조사, 니콘내콘, 기프티스타, 모티너스, 코빗, 엘포인트 등)
- 수익금 재투자: 1,373,802원
3. 지출: 462,830원 (월 예산 37,170원 남음)
- 약속 4번 / 문화생활 3번 (영화) / 손민수 맛집 투어 3번 (삼계탕, 맥도날드, 얼큰만둣국)
- 게임 결제 2만 5천 원
4. 후기
* 먹방 폼 무쳤다
이번 달에도 참 많은 걸 먹고 다녔는데 월말에 먹은 립아이 스테이크가 특히나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고기 자체도 적당히 기름지고 버터 풍미에 그릴 자국까지 진짜 잘 구워주셔서 행복한 맛이었다. 호주에서 먹었던 프라임립 스테이크는 같은 부위인데도 수육 같이 담백하게 나와서 당황스러웠었지... 여담이지만 호주에서 갔던 그리스 식당에서 닭고기, 양고기 기로 플래터 먹을 때도 느끼해서 차지키 소스 말고 바비큐나 칠리 소스가 정말 간절했다 ㅠㅠ 그 좋아하는 감자튀김도 질려서 당분간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였고, 호주 여행 내내 제로콜라를 매일 달고 살아도 아련한 느끼함이 가시지 않았는데 할랄 스낵팩에 갈릭, 스위트칠리, 바비큐 소스 듬뿍 뿌려서 먹으니 속이 다 시원했음 ㄷㄷ
생각해 보면 대만 여행에서도 간이 약한 우육면이 느끼해서 잘 먹지 못했고, 온더보더에서도 토마토를 엄청 찾았다. 평소에 양식 좋아하고 느끼한 것도 잘 먹는 편인 데다가 원래 해외 여행할 때 한식당을 찾지 않는데, 이번 여행만큼은 말레이시아 음식이나 태국 음식이나 컵라면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뭘 먹고 싶은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은 바로 마라탕이었다는 놀라운 사실!!! 뜨끈하고 매콤한 국물에 고기, 채소, 면이 다 들어 있는 마라탕이 정말 가장 땡겼다. 여행을 다녀온 후에 해쭈 시드니 마라탕 맛집 영상이 올라와서 아쉽게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해쭈가 왜 그렇게 마라탕을 자주 먹는지 너무나 알겠어... 난 정말 평소에 짜게 먹지도 않고, 소스나 드레싱 없이도 잘 먹고, 추가 간을 잘하지 않고, 밥이나 국물이나 매운 음식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번에는 정말 쌀이 그립고 뜨끈한 국물이 그립다는 게 뭔지 알겠더라.
평소에는 엄마가 워낙 집밥을 잘 챙겨 주시니 이제 배달이라고 해봐야 중국 요리, 치킨, 피자 정도를 시켜 먹는다. 조금 달라진 점은 예전만큼 떡볶이나 디저트를 자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엽떡 앱 포장 할인이 있어서 마라떡볶이 착한맛을 먹었는데 이건 정말 오래간만에 위가 아팠다;;; 참고로 나는 대부분의 짬뽕을 매워서 잘 못 먹는다. 불닭도 안 먹은 지 몇 년 된 듯? 그래도 마라떡볶이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유부나 고기나 떡 등등 모두 다 맛있었고, 건더기만 모두 건져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우유랑 같이 끓이고 라면 사리 넣어서 먹었는데 간이 딱 맞았다. 또 친구가 마라샹궈, 꿔바로우, 커피까지 사줬는데 마라샹궈를 3명이서 7인분을 담은 바람에;;; 남은 걸 포장해서 다음 날 사골 국물에 소시지 잔뜩 넣고 끓여서 마라탕으로 엄청 잘 먹었다. 스테이크로 시작해 마라탕으로 끝난 이번 달 음식 이야기다. ㅎㅎㅎ
https://youtu.be/kksLOw76TLg?t=335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폐줍
나는 실물이 없는 온라인 폐지만 줍는다. 스벅 아메리카노 기프티콘 총 10개를 받아서 개당 3,600원에 판매했다. 투썸 조각 케이크, 매머드익스프레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무려 BBQ 황금올리브치킨+코카콜라 1.25L 세트도 당첨되어 총 약 6만 원을 현금화했다.
그 외에 GS25 1만 5천 원, CU 1만 9천 원, 네이버페이 3만 2천 원, 문화상품권 5천 원, 배민상품권 3천5백 원, 메가커피 아메리카노 3잔, 스벅 스틱커피 미디엄로스트 10포, 초코송이 6개, 비타500 4병, 배스킨라빈스 싱글 레귤러 1개 등 9만 8천 원 정도 부수입이 있었다.
지출 방어도 많이 했다. 노티드 카톡 플친 추가 시 글레이즈드 도넛 무료 쿠폰이 있어서 진짜 네다섯 번 시도했는데 퇴근 후에 가니 항상 다 품절이었다 ㄷㄷ 심지어 이거 먹겠다고 청담점까지 갔는데 허탕 쳐서 그냥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길 알려 주러 청담 간 사람 됨;;; 결국 각 잡고 연가 낸 날에 점심쯤 잠실 롯데 가서 겨우 먹었다. 평일 점심인데 완전 만석이던데...?! 맛은 크리스피 크림이 훨씬 더 나았다. 어떤 음식이든 처음 먹을 땐 진짜 대존맛인데 갈수록 내가 느끼는 효용이 떨어져서 아쉽다. 아무튼 같은 날에 킴스클럽에 가서 이멤버 앱 이포인트로 음료수도 공짜로 사고, CGV에서 쿠폰을 활용해 무료 팝콘도 먹었다. CU 반값 바나나는 한 번 사 먹었고, 대추방울토마토 1kg을 100원에, 두유 190ml 16팩을 2천 원에 사기도 했다. 정원e샵 신규 가입 혜택으로 474ml 아이스크림 1+1을 1천 원에, 닭가슴살과 소시지 1.5kg과 다진 베이컨 1kg을 네이버페이 사용, 추후 적립되는 적립금 포함하여 무료 구매도 했다. 백김치 3kg, 백열무물김치 1.2kg 2봉도 6천 원에 구매했다. 클렌징 오일 2통과 폼 클렌저 2통을 총 4천 원에 구매했다.
쇼핑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아니 사실 내가 노력을 많이 한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돈을 쓰는 행위 자체에 신중해지고 있다. 점점 소모품 중에 재고가 떨어져 가는 것들도 있는데, 최대한 다른 물품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도 고민해 본다. 애초에 내가 샴푸바로 머리를 감기 시작했던 것도 해외여행 짐을 간소하게 꾸려보고 싶어서였다. 평소 '생필품'이라고 여겼던 특정 물건 없이도 살아볼 수 있는 여유와 자유를 꼭 누려 보자. 시작도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폼클렌저를 다 쓰면 더 사지 않고 비누를 사용하되 무료로 제품을 받아 체험 후 설문조사를 하거나 샘플 받은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식이다. 그러다가 초특가 구매 기회가 오면 다시 사서 써도 된다. 정가구매는 안 되냐고? 폼클렌저가 없다고 인생이 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꼭 필요하면 당연히 언제 어디서든 사서 써도 된다. 다만 비누로 세수를 하다가 폼클렌저로 세수를 해보면 그 편리함과 기능성에 감탄하게 된다. 전에는 몰랐던 물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할인 행사나 쿠폰 혜택 또한 기존 구매 내역과 비교해 보고 정말 저렴한 건지, 지금 사지 않으면 일상에 큰 지장이 생기는지 등을 조금만 따져보면 자연스럽게 절약이 된다.
왜 굳이 그렇게 힘들게 사냐고? 힘들지 않다. 그저 쓰레기를 덜 만들고 싶다는 큰 목표(미니멀리즘, 제로웨이스트)와 50만 원이라는 작고 소중한 월 지출 예산(짠테크)을 설정해 놓으니 자연스럽게 현명한 소비자가 된다. 한정된 예산 내에서 4만 원 이상 턱턱 쓰기에는 힘들어서 최대한 적립금, 할인 등을 활용해서 평소 지출을 각각 1-3만 원 이내로 맞추고 있다. 슬쩍 작년 가계부를 돌아보니 어떻게 내 쥐꼬리 월급에 이렇게 돈을 펑펑 썼던 거지 싶을 정도로 매 지출의 단위가 지금보다 컸다. 그렇다고 지금 20만 원짜리 콘서트를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현명한 소비는 주간 예산, 일 예산 다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월 예산' 안에서 평소에 안 쓰고, 써야 할 때 잘 쓰는 거였다. 알뜰한 예산도 지키고 꼭 필요한 돈은 또 잘 쓰니 만족도가 아주 높다. 게다가 아직도 집에 많이 쌓여있는 물품들을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도 갖게 된다.
큰 책가방 한가득 인형이며 메이크업 브러쉬들이며 파운데이션, 립스틱, 블러셔, 기름종이, 퍼프, 해면, 면도기, 칫솔, 치실, 파우치 등등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친구들에게 다 나누어 주었다. 새 제품도 많았고, 물품 개수로 총 백 개는 무조건 넘었을 거다. 특히 브러쉬들은 내가 사용할 용도별 한 개씩만 남겨 두려고 노력했고, 나머지 몇 십 개 넘는 브러쉬들을 하나하나 다 세척하고 말려서 보관해 두었다가 평소에 화장을 하는 친구들에게 준 건데 다들 좋아해 줘서 기쁘고 고마웠다. 제품의 질도 좋고 사용감도 거의 없는데 단순히 내 욕심 때문에 많이 쟁여놔서 제대로 사용되지도 못하고 버려져야 하는 물건들의 운명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당근마켓도 좋지만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기쁘게 사용해 줄 때 나의 행복감도 더 켜졌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나 스스로가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는 사람이 아닌 것'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코로나=마스크 착용 이전에는 1시간씩 일찍 일어나서 이것저것 화장품이며 도구며 써보는 재미로 화장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나는 정말 가끔 결혼식에 가거나 사진을 찍을 때가 아니면 화장을 섬세하게 하지 않는다. 약속은 쌩얼로 다닐 때도 많고, 출근할 때는 그나마 할 건 다 하지만 피부 화장으로 잡티를 가리지 않고 그냥 선크림만 바를 때가 대부분이고,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하이라이터를 쓰지도 않는다. 하이라이터 집에 30개 넘게 있는 거 같은데 언제 다 쓰냐... 하... 아이브로우 펜슬도 열몇 개 있는데 그냥 턱 쉐딩용 파우더 제품으로 눈썹도 그리고 눈두덩이에도 발라 버린다. 제품 가짓수로 따지면 겨우 6개를 쓰는 수준이다. 선크림, 아이브로우 겸 아이섀도우, 블러셔, 컬러 립밤, 브러쉬 2개. 많이 쓰지도 않으면서 사기만 많이 샀으니, 쌓여 있는 물건들을 봤을 때 항상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혼자 다 쓸 수 없는 정도를 넘어 레알 샵을 차려도 될 정도로 많은 화장품들과 화장 도구들을 사모았던 이유는 첫째, 코덕으로서 유튜브를 보고 제품을 사고 모으는 행위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이고 둘째, 남들은 아무도 모르고 심지어 나조차도 잘 모르지만 '다르긴 다른' 전문가의 영역을 과하게 탐했기 때문이고 셋째, 무형의 경험이 아닌 물건의 소유로 기쁨을 추구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신제품들과 단종 크리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빨리 '저 완벽해 보이는 제품을 갖는 것'이었다. 많이 사보고 많이 발라본 후에야 나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과 아닌 제품이 구분되었고, 나는 화장하기 쉽지 않은 겨울 쿨톤이기 때문에 내가 이미 산 많은 웜톤 화장품이 나에게 잘 맞지 않았다. 또 정말 갖고 싶어서 해외 직구까지 한 제품들이 있었는데 발색 보고 고르고 주문할 때가 가장 설레고 막상 택배가 집에 도착하면 그 기쁨은 온 데 간데 없이 쓱 한 번 열어 보고 그냥 다시 덮어둔 적도 많았다. 결정적으로 전문가들의 손길이 닿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완벽한 화장을 매일 할 수는 없는데 또 일상 화장을 하기에는 과한 도구들을 갖춘 것이 나의 패착이었다.
이 모든 깨달음은 겪어 봤기에 느낀 깨달음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직도 나눠줄 물건들이 집에 많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시 돌아보며 그래 이런 제품도 샀었지 하고 추억하고, 다시 써보고, 관리하고, 또다시 즐거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룬 후에도 폐줍과 미니멀 라이프를 할 거냐고 누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무조건 할 거라고 답하겠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것들은 피하고, 간단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들만 해둬도 꽤 쏠쏠하다. 매번 다음 달에는 얼마나 부수입이 발생할지 예상이 안 되고 자신도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줍고 비우고 관리하다 보면 내가 꿈꾸는 삶에 계속 계속 가까워지는 삶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다이소 접습니다
최근에 미국 주식 보유 종목들을 많이 정리했다. 비중도 크지 않았고, 앞으로 모아갈 생각이 없어진 종목들이라 익절하고 다른 강제 장투 종목들에 물타기를 했다. 워낙 조금 가지고 있었어서 수익금도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익률이 꽤 만족스러웠다. 한국 주식도 얼른 물 타서 정리하고 싶은데 보유 현금을 다 때려 넣어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래도 가끔 한 번씩 주가가 튀어 올라주니 기대감을 갖고 존 to the 버를 해보자.
주식이란 매수보다 매도가 더 어려운 법 아니겠는가.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도 있다. 주식을 산 후에는 오르면 좋고 내리면 물 타면 되지만, 내가 고점에 안 팔고 떨어지면 괜히 아쉽고, 내가 팔고 나서 더 오르면 엄청 후회되고 그런 거지. 바보같이 장기 투자한다고 100% 수익 실현 안 하고 추매 하다가 -50%가 되질 않나, 종목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짤짤이로 팔았는데 130% 상승하질 않나... 양자택일 극단적인 한국 주식 투자 중이다. 얼른 탈출만을 목표로! 그래도 다행히 미국 주식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나름 운 좋게 투자했던 경험들이 있어서 공유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종목 추천/비추천 절대 아니다. 나 주식 개 못한다.
- CPNG: 전 국민 로켓배송 시대 아닌가. 우리 아빠도 쿠팡 와우 회원에 가입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기존 오픈 마켓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주문 다음 날 아침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고, 배송비 없고, 업체 상관없이 합배송되는 극강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회사다. '한강의 기적' 발언이 좀 깼음에도 화려한 상장 이후 조금 매수하여 잠시 가지고 있었는데,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해당 회사에 취업해서 회사 분위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좋은 얘기가 없어서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린 후 한 달 정도 보유한 시점에 4.35% 수익으로 매도했는데 만약 내가 그때 안 팔고 그대로 계속 가지고 있었으면 지금 -60% 하락을 맞았을 것이다. 오로지 나의 관점에서 더 물 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매도한 것인데 더 큰 손실을 피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 그 후로 화재 사고, 불매, 대표 사임 등이 지나갔는데 개인적으로 현재는 쿠팡보다 네이버쇼핑을 훨씬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맨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내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주식 또한 투자 시점에 따라 큰 수익을 보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 T: AT&T 할아버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당귀족주였던 T. 연금 대신 배당이라는 말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내가 보유했던 시점에 세후 연 6% 넘는 배당을 받을 수 있어서 든든했다. 열심히 모으다 보니 내 포트폴리오에서 비중도 가장 컸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해리포터의 IP를 가진 워너미디어가 속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장기 보유하고 싶었다. 그런데 8개월쯤 투자하고 나니 AT&T에서 워너미디어가 분사되어 디스커버리와 합병한다는 것 아닌가! 게다가 배당금까지 크게 삭감 예정이라니... 내가 투자했던 이유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소식을 듣자마자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모두 매도했다. 배당금을 포함하여 5.65% 수익을 보았다. 현재 시점에서는 다시 세후 연 6% 넘는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배당금이 지금보다 더 삭감된다는 얘기도 있다. 개별주 투자의 무서움이다. SCHD의 매력을 더 느끼게 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 SYY, KO, O: T와 마찬가지로 유명하고 전통적인 배당주들이다. 배당금을 꾸준히 올려 주는 좋은 종목들이다. 그러나 현재는 모두 매도하였다. 코로나 이후 아직 주가가 회복 중이던 시점에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에, 전 고점에 도달할 때까지는 그냥 가지고만 있으면 되었다. 그런데 짧게는 반년, 길게는 2년 반 보유해 보니 주가가 우상향 하지 않는 것에 비해 배당률이 너무 낮았다. 세후 연 2-4% 배당을 받기 위해 현재 주가에서 주식을 더 사모으고 싶지 않았다. 근데 왜 SCHD는 모으고 싶냐고? 자세한 건 아래 SPLG, JEPI 투자 후기에서 정리해 보겠다.
- SPLG, JEPI: 은퇴 준비를 위해 미국 주식을 모으시는 분들이라면 많이들 알고 계실 S&P500 지수 추종 ETF들 중 나는 SPY보다 수수료가 적고 VOO, IVV보다 1주당 가격이 낮은 SPLG를 선택했었다. 지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많이 모으지도 못했지만, 2년 반 동안 모아 온 게 이제 겨우 8% 좀 넘는 수익을 내고 있었다. 배당도 세후 연 1% 수준. 우상향을 믿으며 무지성으로 몇십 년 간 모으는 건 할 수 있겠는데, 은퇴 후에 또 매도를 해야 생활비를 쓸 수 있으니 머리가 아팠다. JEPI는 반대로 배당률은 세후 연 9% 정도로 높았으나, 주가 상승은 기대할 수 없으니 몇십 년 동안 꾸준히 모아갈 대상으로 맞지 않았다. 심지어 배당률도 세후 연 7% 대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가 SCHD를 알게 됐다. 아마 잼투리님 영상에서 처음 본 것 같은데,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ETF다. 국내 출시 미국배당다우존스 종목으로 모으면서 연금저축계좌 혜택 받고, 나중에 배당금만 연금으로 빼서 쓸 수 있고, 심지어 퍼포먼스도 좋다. 현재 SCHD에는 코카콜라가 3.91% 비중으로 들어 있다. 펩시코도 있고 셰브론, 버라이즌, 화이자, 3M도 있다. 하지만 30년 후에는 전혀 다른 종목으로 리밸런싱 되어 있을 수 있다. 배당금도 꽤 안정적으로 늘어난다.
SCHD 관련 영상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SCHD 80%와 QQQ 20%의 조합이 괜찮다고 한다. 나는 가지고 있던 AAPL은 얼마 전에 매도했고 나중에 나스닥이 조정받으면 다시 진입해볼까 한다. 그전까지는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우선 BDC 종목으로 달러 배당을 일정 수준으로 받고, 물려 있는 종목들에서 탈출하는 게 목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H3e1f-NOoE
투자에는 정답이 없다. 모두에게 맞는 방법도 없다. 나 또한 주식 못 하는 그냥 보통 사람이다. 현금 보유하면서 투자 타이밍 기다리는 것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하고 예적금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얻는 데는 복잡한 원칙이 필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매도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며 7월 결산을 마친다. 모두 성투하시는 8월이 되기를!
<매도 원칙 3가지>
1. 목표했던 수익률을 달성하면 판다. 판 후에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
2. 내재 가치가 훼손되면 판다.
3. 더 좋은 다른 투자처가 있을 때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