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아빠 Mar 14. 2016

[여행][국내]#1-2. 무작정 떠나는 남해여행

한려수도 해상의 아름다움 그리고 전라도 음식들...

특별히 계획이 없으니 여유롭다. 국내외든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타이트한 일정을 짜는 편이었으나 언제부턴가 여유를 가지고자 그런 빡빡한 일정을 지양하게 되었다. 그냥 큰 틀만 잡아놓을 뿐 상세 일정은 현지 가서 찾던지, 가는 길에 찾던지 둘 중 하나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런 일정들을 소화하기엔 나도 이제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탓인지 힘들다. 휴가를 갔다 오면 리프레쉬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피곤하니 뭔가 딜레마이다 ^^;;~ 무튼, 이런저런 핑계로 느지막이 일어나서 주변 풍경을 벗 삼아 최대한 뒹굴거려 본다. 오전에 보이는 바깥 풍경 역시 어제저녁 노을 지는 풍경 못지않다. 오전 일찍부터 굳이 사람 많은 곳을 애써  찾아갈 필요가 없어 보인다.


숙소 뒤에 보이는 풍경들

여수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오동도, 게장골목 , 선어회 , 밤바다 , 갓김치...

그냥 생각나는 대로 향해본다.


중간에 검색해보니 오동도가 꽤나 유명한가 보다.   


여수 8경 중에 제 1경으로 불리는 이곳은 멀리서 보면 섬의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예전부터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곳곳에 이 섬의 명물인 동백나무와 조릿대의 종류인 이대를 비롯하여 참식나무/호박나무/팽나무 등 193종의 희귀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자생하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데 그 때문에 '동백섬' 혹은 '바다의 꽃섬'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최초로 수군 연병장을 만들며 이곳의 나무로 화살을 만들어 왜군을 무찌른 곳이기도 하다. 1933년에 서방파제가 준공되어 육지와 연결 되었고, 1968년에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69년에는 여수의 주요 관광지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동백섬이라고 불리며 3월에 동백꽃 축제로 유명한 이곳은 그의 명성 답게 곳곳에 동백꽃 봉오리들이 맺혀있으며, 몇몇은 개화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축제 시즌이 되면 매우 아름다울 것만 같아 다시 구경 오고 싶으나 우리 부부는 사람 많은 것을 굉장히 꺼려하기에 상상 속에서만 그 모습을 그려본다.



 오동도 가는 길에는 엠블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히든베이와 함께 여수에서 제일 고급 호텔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하루쯤은 이곳에서 묵어볼까도 생가해봤지만 예약하기가 쉽지가 않은 모양인지 남아있는 방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성수기도 아니고 추운 날씨에도 이 정도면 성수기 때는 더 볼 것도 없을 것 같다. 오동도는 아주 정갈하게 잘해놓은 산책 코스 같은 느낌이었다. 방파제를 따라 육로가 이어져 있으며 섬에 도달해서는 섬을 순회하는 코스의 초입부가 나타난다. 쌀쌀한 날씨에 미세먼지가 잔뜩 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다. 산책 코스를 따라가면 동백꽃나무들이 양 옆을 잔뜩 메우고 있으며, 그 길로 조금 더 가다 보면 아름다운 한려수도 해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 절벽가를 따라 또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다시 한번 아쉬울 따름이다. 미세먼지만 없었더라도 훨씬 더 아름다웠을 텐데... 그러고 보면 황사 현상은 예전부터 들어왔었고 봄철의 불청객이었으나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라는 것이 말썽이다. 분명 원인이 있을 것이고 중국의 영향도 있을 테지만 언론 매체에서는 그 원인을 자세히 다루지 않고 현상만 다룬다. 중국에 강하게 어필하기가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이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긴 요즘 알 수 없는 일 투성이이니 이런 현상 하나하나가 크게 이슈가 되겠나 싶다.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점점 이러한 현상에 내성이 생겨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것만 같다.    




 여수 하면 게장 골목을 꼭 가보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내 주변 지인들만 하여도 여수를 놀러 가면 게장의 맛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곤 했었다. 하지만 내가 알아본 바로는 조금 다르다. 네이버에서 검색하기에 앞서서 내가 우선 궁금해했던 정보는 바로 주민들의 의견이었다. 순천이 고향인 대학교 친구한테 정보를 구해보고자 물어보니 친구는 손사래를 친다. 원래 전라도에서는 손님상에 절대 내지 않는 음식이라고 한다. 원래 예전에 한참 가난했을 때나 먹던 것이라 손님한테 내놓으면 실례라 생각한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기사님에게도 물어봤다. "여수사람들은 게장 좋아하나요?" 기사님 왈, " 여기 사람들은 그거 굳이 안 찾아먹어요. 차라리 좋은 한식당을 찾아가세요. 여기 그런 거 많습니다."  

그래도 맛이나 한번 봐보자는 생각으로 게장 골목이라고 불리는 곳을 찾아가 봤다. 이번에도 아내의 검색에 힘입어 한 곳이 선정되었다. 가보니 소문을 들은 것인지 네이버에서 밀고 있는 탓인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가며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절대로 음식을 먹기 위하여 줄을 서지 않는 나인데, 왜 그런지나 한 번 보자는 아내의 말에 이내 줄을 서본다.  30분 정도 기다려 보니 자리를 안내해주었고, 우린 갈치조림 정식을(人당 12,000원)을 주문하여 먹어보기로 한다. 게장 정식(人당 8,000원)이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격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탓인지 4,000원을 더 주고 갈치정식을 먹는 분위기이다. 물론 두 메뉴다 게장은 양념/간장 모두 무제한 리필을 해준다. 하지만 무한 리필이라는 것이 얼마나 그 Quality가 보장될지는 사실상 의문이다. 모든 사업은 이윤이 남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것이며, 그 누구도 손해를 봐가면서 자선사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뭐 나야 미식가는 아니기에 사실 맛있게 잘 먹었으나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도 와서 먹어야겠다는 그런 인상을 받지는 못하였다. 그냥 소문이 어떤지 맛이나 보자는 심성이었으니 먹어본 걸로 만족하기로 한다.


아내의 검색을 통해 선정된 게장 맛집

원래 여행 중에 맛집을 찾아다닌다거나 음식에 미련을 둔적이 거의 없던 나이지만 여행 중 음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아내의 탓일까? 아니면 음식이 맛있기로 정평이 난 전라도에 온 탓일까? 유달리 이번 여행에서는 굉장히 잘 먹고 다닌 느낌이다. 아내에게 검색을 맡기면 굉장히 편한 점은 있지만 한 가지 주의점 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잦은 부정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잦은 부정과 태클은 결국


"계속 그럴 거면 당신이 알아보시지???"라는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에...ㅎㅎ


역시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니 ^^;; 하지만 Reasonable 하기에 나는 웬만해서는 다 받아들이고 아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 본다. 여행을 갈 때, 은영 중에 맡은 바가 자연스레 나눠지는데 나는 일정, 루트, 장소  아내는 식사, 숙박, 그리고 자질 구리 한 정보 찾기이다. 무튼 혼자 할 때 보다는 장점도 많고 편안한 점이 더 많은 느낌이다. 금일 저녁은 역시나 순천 사는 친구가 추천해준 "선어회"이다. 친절하게도 꼭 가라는 집까지 찍어준다. 원체 대학시절 맛을 중요하시 하던 친구이며 나와는 자주 술잔을 기울이던 친구이기에 굳이 어떤 곳인지 찾아보지도 않는다. 친구가 말하기를 "니 입맛에는 무조건 맞을 거다. 그 맛과 함께 과음만 조심하면 된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니 더욱더 궁금해진다. 나에겐 생소하기만 했던 선어회는 대체로 일본인들이 즐겨먹던 것이라고 한다. 활어에 대나무 꼬챙이 등을 꽂아 비를 뺀 뒤 3~4일 정도 냉장 숙성시키는데, 도톰하게 썬 횟감을 축축한 물수건에 싸서 보관하기 때문에 독특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어부들이 횟감을 잡아서 즉석 해서 회 떠먹는 문화가 발달하여 현재 우리들이 자주 먹는 활어회가 되었다고 한다. 저녁 늦게 민들레집을 찾아가니(아래 사진은 낮에 찍은 것 / 게장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우연찮게 마주치게 되었었다) 주인분들이 친절하게 맞이해주신다. 먹는 방법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첫인상부터가 기분이 좋다.  맛에 대한 표현력이 매우 부족한 탓에 그 느낌은 직접 현장에 가서 느껴보라고 하고 싶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굉장히 만족스러웠으며 술안주로는 그만이었다. 돌아가면 주변에 선어회를 잘하는 집이 있는지부터 찾아보고 싶은 정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국내]#1-3. 무작정 떠나는 남해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