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2012년도 대학원생 취업기
2012년도,
대학에 이어 대학원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으며, 운 좋게도 바로 원하는 기업에 합격하여 일지감치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 대학원 경력 2년을 인정받아서 지금 있는 회사에 정식으로 몸담은지는 만 4년, 횟수로는 5년, 석사 2년까지 덧붙이면 믿기지 않지만 어느새 6~7년 차라는 얘기가 된다.
누락 없이 승진도 제 때 한탓에 주임연구원(대리) 2년 차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친했던 동기 동생 녀석이 작년에 퇴사를 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있다. 파워블로거인 동시에 나름 작은 기업의 대표이사 격인 셈이다. 그 친구가 요즘 본인의 퇴사 스토리를 연재하고 있다. 읽어보면서 문득 입사를 준비하였을 때부터 입사 후 연구원으로써의 나의 현재 모습을 떠올려 본다. 늘 하고 있는 고민이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이어가 본다.
그 친구는 퇴사에 대한 스토리를 연재했지만 난 한번 입사에 대한 스토리를 이어 가려한다. 다만 교과서에 나올법한 얘기는 가능한 거두절미하고 적나라하게 내가 생각하는 핵심만을 얘기하겠다.
2012년도 때 생각하던 취업
그리고 대리 2년 차의 회사원으로서 생각하는 취업
글을 이어 나가기에 앞서 항상 언급하지만 모든 것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정답은 아니다. 그리고 당시에 내가 해왔던 방식에 그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끼게 된 실질적인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준비할 때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요즘은 본인의 지원수 대비 합격 및 불합격 여부를 승패로 나눠서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서류 : 9승 2패(KT, CJ E&C)
인적성 : 8승 1패(삼성전자 SSAT)
실무+임원면접 : 12승 0패
2012년도에 공채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나의 결과였다. 어떠한가? 이 정도면 정답은 아니더라도 참고할 수는 있을 정도의 노하우는 가지고 있을 법하지 않을까라고 감히 이야기를 해 본다.
1부에서는 최대한 2012년도 내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을 때의 마인드를 근간으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2부에서는 여태가지 몇 년간 한 사회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현업자가 얘기해주는 취업 준비 방안에 대해 언급해볼까 한다. 몇 년간, 취업을 준비하던 나의 친동생, 그리고 대학 후배들에게 조언 아닌 조언식으로 해주던 얘기를 글로 옮기는 정도가 되겠다.
◆ 마음가짐
교과서 : 마음을 항상 편하게 먹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회사에 다니게 될 본인을 그려보면서 준비해보세요. 취업이란 길고 긴 레이스고 마라톤이니 체력이 항상 중요합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역시 또 다른 중요한 요령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오고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4년 내내 본인의 커리어에 대한 생각 없이 살아온 학생이 떡하니 취업되기는 힘든 세상입니다.
그래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내내 준비한 사람도 여기저기 떨어지는 마당에 준비 안 하는 사람은 말해 뭐할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실제로 학점도 별로 좋지 않고 내가 보기에 맨날 놀기만 한 친구가 좋은 회사에 떡하니 들어가는 일들이 있다. 막말로 학업과 담을 쌓았더라도 취업 시즌에 여기저기 합격서류받아서 잘 짜집기 하여 서류 통과 잘하고, 이후 공부 좀 해서 인적성 몇 개 붙고 말발 잘 세워서 면접만 지나면 취업 뽀개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일비재한 일이다.(물론 회사에서 요구하는 입사 지원 최저 조건에 만족하는 사람들에 한해서이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추가적으로 무엇인가를 더 하기란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본인이 그간 해온 것을 잘 정리해나가고 이도 저도 없는 친구들은 속된 말로 어떻게든 '구라'를 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구라'라는 것도 어쭙잖게 치면 뽀록나게 되어있다.
자신감을 가져라!
권고가 아니라 필수이다. 성격에 따라 틀리겠지만 적어도 이미 시작을 하였으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들어가야 한다. 내가 나에 대한 자신이 없는데 회사에서 그런 사람을 받아줄 리 만무하다. 이기든 지든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진이 빠질 때, 나를 위로해줄 무엇인가를 만들어두도록 하자.(나의 경우에는 그것이 酒였다 ^^;) 잊지 마라 결과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잘될까?" "난 안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자. 정 본인 비하를 하고 싶다면 다 끝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 취업 모드
취업하기 바로 직전 학기 정도라고 정의하자. 대학원 시절 오전 9시경에 출근하여 제일 먼저 한 것은 IT 신문들을 읽어나가는 것이었다. 내가 뛰어들어가고자 하는 곳의 시장 동향이 어떤지, 기술 동향이 어떠한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꾸준히 6개월 정도는 그런 식으로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한 것 같다.
솔직한 심정을 얘기해보겠다. 아무리 대학생활 4년에 대학원 생활 2년(나는 IT 랑 관련 높은 전자공학도이다)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IT 신문들에 나와있는 내용들은 좀처럼 알아먹기가 힘들었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이 이 트렌드들을 맞추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까에 대한 질문에는 막막하기만 했다.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나가고자 하는 사회는 전자회로 A+ 를 맞았다고 안테나 공학 A+를 맞았다고 자신 있어할 필요도 없으며, 그런 친구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이 부분은 장담한다. 막말로 연구와 학문에 도가 튼 친구들은 일반적인 공채 시장에 뛰어들 이유도 필요도 없다. 이미 박사님 테크트리를 타든지 벤처사업을 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은 전공지식수준은 거기서 거기인 친구들이다. 또한 내가 관심 가지고 전공했던 분야에 100%로 종사할 수 있다는 보장은 거의 없다. 오히려 반대로 0%에 가까울 수가 있다. 전공 내용 하나하나에 목숨걸기 보다는 기간을 두고 내가 가고자 하는 분야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알아보라고 나는 적극 권한다. IT , 금융, 제조, 식품, 등 어디 분야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현업에 있는 지금도 트렌드를 파악하고 따라가는 것은 제일 필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보자. 그리고 그중에서 나의 스토리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해본다면 베스트다.
◆ 서류작성
"화목한 가정 속에서 자라고 인자하신 어머니 밑에서..."
"동아리 회장을 역임하면서 동아리 발전에..."
실제로 본인을 소개해보세요라는 항목에 저런 식으로 시작하는 글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한 취업포털의 조사 결과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동아리 회장 안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요즘에는 많이 바뀌어서 저렇게 시작하는 친구들은 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조심하길 바란다. 서류라는 것은 지원자 입장에서는 " 나는 여태까지 이러이러한 것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당신네 회사를 들어가기 위하여 이런이런 준비를 해왔습니다."라는 일종의 프러포즈이다.
연애를 시작할 때 남자는 고백을 한다
당신을 사랑하고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고 싶다
즉, 진지한 만남을 가지고 싶다
고백을 받은 여자는 판단을 할 것이다. 이 남자를 받아들일 것인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 때로는 빠르게 혹은 긴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할 것이며 곧 남자에게 결과를 말해줄 것이다.(항상 그렇진 않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한해서는 그렇지 않을까?^^;)
① 오빠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아직 나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친한 오빠 동생으로 계속 지냈으면 좋겠어.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야
▶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금번 공채에서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귀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길 기원합니다(다음에 다시 한번 지원해주세요).
② 고백해줘서 고마워 오빠 말대로 좋은 만남 가지도록 하자. 오빠랑의 앞으로 만남이 참 기대돼
▶ 축하드립니다 귀하는 "xx 년도 xx 공채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귀하의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끌어 나갈 "새로운 XXX"의 모습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회사 지원 시 내가 통보받을 수 있는 답변과 매칭을 시켜보았다. 어떤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이는가?. 즉, 연인에게 하듯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공을 들여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이 해당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회사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해보자. 친구든, 선배든, 신문이든, 인터넷이든 가리지 말고 정보를 수집하여 지원하는 회사의 최대 화두가 무엇인지 파악해두도록 한다. 나의 서류는 이러한 기업의 흐름에 맞춰서 변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단순히 Ctrl +C , V 가 아니다. 살면서 만나는 모든 여자에게 동일한 방법으로 접근을 하고 사랑고백을(회사 지원을) 할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서류 준비 시, 즉 자소서를 쓰는데에 있어서 반드시 검토를 받아라. 가깝게는 주변 친구든, 취업 진로처이든 반드시 첨삭과 조언을 받아보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글 한번 써본 적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근데 무슨 배짱으로 혼자서만 대충 끄적끄적하고 붙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단 말인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하고 조언과 첨삭을 받아라. 인맥이 된다면 현업에 있는 선배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해보자. 나의 경우에는 대학원 친구들, 같은 과 선 후배 몇몇, 고등학교 국어 선생 친구, 취업 진로처, 현업에 계셨던 대학원 졸업생 형님들에게 염치 불고하고 내 지원서를 검토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필요하다면 도움을 받고자 하는 선배 회사 앞까지 직접 가기도 하였다. 굉장히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으며, 뒤돌아보니 실제로 큰 도움이 되었다. Ctrl + C/V 의 100개 이력서보다는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서 완성한 제대로 된 입사 지원서 2~3개가 나중에 훨씬 큰 힘을 발휘한다. 확실하다. 그러나 이렇게 쓴 자소서들 마저 지금 보면 아쉬운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현업 직원으로써 바라보는 취업 시장에서 언급하겠다.
◆ 면접 준비
내가 다니던 대학교에 들어오고자 하는 고등학교 후배가 있다고 해보자. 입학의 꿈을 갖고 나에게 도움을 얻고자 여러 가지 질문을 해온다. 또한 조언을 해달라고 한다. 무엇부터 물어보겠는가? 보통은 이 정도가 아닐까?
어떤 학과의 공부를 하고 싶은데?
학교에 오기 전에 필요한 준비들은 잘 되어있어?
입학하면 어떤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싶어?
그 반면에,
우리 학교 언제 세워진 줄 알아?
현재 총장님이 누구신지는 알아?
우리 학교 전통과 역사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알고 있나?
이렇게 물어볼 사람은 전무할 것이라고 본다.
회사도 같다. 그 회사의 연혁이 얼마인지 어떻게 되는지, 주식이 얼마인지 상승세인지 하락세인지 사장이 누구인지(회장 정도는 인정) 이런 불필요한 것에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나 조차도 우리 회사의 세세한 것 까진 알지 못한다. 면접의 기본 원칙은 나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자리이지 매우 뛰어난 인재를 뽑겠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실제로 현업에 있다 보면 면접관을 하고 오신 선임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한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어야 하며, 안타깝지만 이 부분은 면접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도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
프로젝트든 공모전이든 함께 팀플레이를 해야 될 때를 떠올려 보자. 어떤 식으로 팀을 꾸리고 싶어 했는지, 누가 같은 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같은 편이면 좋겠다는 인식이 들게끔 면접관을 설득하는 자리가 바로 면접이다.
항상 고민해봐라 내가 면접관이면 어떠한 친구를 뽑겠는지. 생각보다 답이 매우 쉽다. 쭈삣쭈삣하게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친구를 뽑고 싶겠는가? 당차게 자기 의사를 표시하는 친구를 뽑고 싶겠는가? 저는 원래 소심하고 말도 잘 못 하고 많이 떠는데 어떡하나요? 미안하지만 회사 측면에서는 그러한 부분에 대한 배려를 하지도 않으며 할 이유도 전혀 없다. 고쳐나가야 한다.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든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한정된 의자에 앉아야 하는 게임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작년 말 즈음에 취업준비를 하는 후배와의 술자리에서 물어보았다.
너는 회사가 너를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있어? 너라면 너를 뽑을래? 잠시 침묵이 흐른다.
답은 필요 없다. 일단 해당 공채시장에 임하였으면 저 질문에 대한 무조건 YES라는 대답을 가지고 가자. 결론은, 기타 답들은 이 일련의 과정이 다 끝난 뒤에 돌이켜보고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해보는 것이지 한참 달려 나가고 있을 때는 무조건 YES 인 것이다.
후배가 웃으면서 얘기한다. "형님 그런 건 자신 있지 말입니다."
현재 그 후배는 떡하니 대기업 연구소에 취직을 하였다. 또한 몇 개 중 골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후배와의 전화통화에서 후배가 말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마음가짐이 중요했던 것 같다고 형님이 얘기했던 거에 동의한다고.
자신감만 가지라는 추상적인 이야기만 한 것 같아서 좀 실질적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당신을 평가하는 면접관들은 역시나 현업에서 실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즉, 베테랑들이며 어떠한 인력이 들어왔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평소에 이미 잡힌 사람들이다. 자신 있게 말하지만 절대 무조건 학점 좋고 똑똑한 친구는 절대 아니다. 전공은 기본만 하자, 전자회로의 경우라면 MOSFET/BJT의 동작원리, 전자기학의 멕스웰 방정식의 의미 등등 기본적인 것만 확실히 익혀두고 들어가면 되겠다. 차라리 지원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해서 툭툭 본인만의 신선한 생각을 던져봐라. 회사 실무진에서는 항상 목말라 있는 부분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이 당신을 판단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얘기하는 사람은 당신이 회사에 들어을 경우에 형 동생 하면서 믿고 의지하는 친한 동료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다. 벽 하나를 두고 면접관 피 면접관으로 있을 뿐이지 너무 어려워하진 마라. 나 같은 경우에는 면접관 한 명 한 명에 내 학과의 교수님들 이미지를 오버랩시켰었다. 저 돌직구 면접관은 홍 교수님, 인자해 보이는 저 사람은 김 교수님, 실세 같아 보이는 나이 많은 사람은 신교수님.
훨씬 마음이 편해졌던 기억이 난다. 대학원생으로써 저 방식이 익숙했던 것 뿐이지 각자 자기에게 맞는 이미지를 면접관에게 오버랩시켜보자.
기타 면접 시 준비사항에 대해서는 여기 이 글 보다 더 자세하고 잘 나와있는 것이 많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적어도 기본은 해 놓아야 하는 것이다. 전공이든 그 외의 것이든 기본은 해놓고 임하자.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당신은 실제로 어마어마하게 큰 경쟁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도전장을 내민 모든 남녀노소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