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아빠 May 06. 2016

[여행][국내]#2-3. 언제나 새로운 그 이름, 제주

오토바이 타는 母子 , 요트 타는 母子


우도를 향하여, 랜드마크 격인 양쪽 등대들


비로 인하여 어제 들어가지 못한 우도를 기로 한다. 일기예보에서 오전 중으로 비가 그친다고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도 그칠 생각을 하질 않는다. 그나마 빗줄기가 약해져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성산항을 향해본다. 막상 성산항에 도착하고 나니 우리들이 한 걱정들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배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괜한 걱정을 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도 같이 다음 배편을 기다린다.

동생과 어머니는 우도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평생 한 번도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으시기에 일부러 도보도 있고, 자전거라는 교통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를 택하였다. 사실 50cc 스쿠터이니 오토바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성산항에서 우도항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편도 20분 정도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는 길 내내 쫓아오는 갈매기들은 탑승객들의 재미를 더해 준다.


우도(牛島)는 소가 돌아 누운 모습과 같다 하여 붙은 명칭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탐라 제1경으로 꼽힐 만큼 경승이 많다. 우도팔경은 이러한 우도의 경승을 알리기 위해 1983년 예월읍 연평중학교에 재직하던 김찬흡()이 발굴하여 명명하였다고 한다.  



성산 선착장


우도 여행에 있어서 차를 가져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나  차보다는 자전거 혹은 스쿠터를 대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쿠터, 자전거,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차가 다니기 오히려 더 불편한 환경이며, 배에 오르고 내릴 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스쿠터는 2시간 기준으로 금액이 측정되며 이후 늦어진 시간만큼 추가 금액을 내는 시스템이다. 빠르게 돌아볼 마음이라면 2시간이면 얼추 한 바퀴 돌아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자세히, 천천히 돌아가고 싶다면 자전거 혹은 두발에 의존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 되겠다. 우리는 1인승 스쿠터 하나와 사진에 있는 것과 같이 2인승짜리 개조된 스쿠터를 빌려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2인승 스쿠터의 최대 속도는 30km/h 이므로 젊은 사람들에겐 다소 답답한 속도일 수가 있으니 본인 취향 및 역량에 따라서 선택하면 되겠다. 우도항에 내리면 앞에 수많은 스쿠터/자전거 대여소들이 있으며 입맛에 맞는 가게를 고르면 되겠다. 

왼편 해변가를 따라서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우도를 살짝 맛보기에는 제일 최적화 되어있다. 대여점에서는 해안도로 외에는 길 잃어버린다고 마을 안쪽으로는 가능한 들어가지 말라고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색다른 우도의 풍경들을 마주할 수 있다. 길 좀 잃으면 또 어떤가? 훌륭한 풍경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으니 그 대가로 몇 시간 정도 더 투자하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다.

 

해안 도로를 따라가면 차례로

서빈백사 ->망루 등대 -> 하고수동 해수욕장 -> 비양도 -> 검멀래 해안 -> 우도봉을 마주하게 된다.

우도봉 트레킹 코스는 시간 투자 대비하여 그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검멀래 해안 쪽에서 가는 방법과  지도에서 우도봉이라고 표시된 부분에서 출발하는 2개의 코스가 있는데 상대적으로 검멀래 해안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경사가 좀 있는 편이다. 우도봉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주차장이 이미 높이 올라와있는 상태이므로 얼마 걷지 않아도 정상에 오를 수가 있다. 시간은 넉넉 잡고 20분이면 되겠다.


검멀래 해안 쪽에는 우도의 명물이라는 땅콩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으 고작 아이스크림 따위가 너무 비싸다(5000원). 맛은 있으니 기분 내고 싶은 사람들은 기념하는 의미에서 한번 시식해도 좋겠다.


 



배가 고파오는 거 보니 점심시간이 다 된 모양이다.


우도에는 보말 톳 칼국수가 유명하다 하여 점심 메뉴는 칼국수로 정하고 해광 식당을 찾았다. 해광 식당은 하고수동 해수욕장 부근에 있으며, 조미료를 따로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일전에 우도를 방문하였을 때, 와이프의 검색엔진을 거쳐서 나온 맛집이기도 하거니와 검증도 이미 되었기에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재 방문하기로 하였다.


보말(고동) 성게 전복 톳 칼국수에 땅콩 막걸리 한 병 시켜서 허기를 달랜다. 땅콩 막걸리도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운전을 할 필요가 없거나 우도에서 하루 숙박하는 여정이었다면 양껏 마시고 싶은 느낌이었다. ^^;;


모자끼리 여행 온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해 보였는지 주인은 전복을 더블로 내어오고 그 자리에서 바로 회로 내어 주기도 했다. 보말은 수요 미식회에도 나올 정도로 그 효능이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간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적합한 고단백질 건강식품이라고 한다. 억지로라도 챙겨 먹어야 할 만한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칼국수를 다 먹은 뒤에 만들어주는 죽 또한 일품이니 반드시 먹을 배를 조금 남겨두기 바란다.

 


주린 배를 채우고서는 다시 우도항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검음을 재촉한다. 가는 길에 비양도를 들리는 것은 우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빼먹어서는 안 되는 필수 코스이다.  날씨는 우중충하였으나 비양도는 또 그 나름대로의 멋과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우도 방문 시 3~4 시간 정도의 코스로 오다 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며칠 묵으면서 충분히 우도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은데 쉽지 않다. 또한 섬의 특성 때문인지 이곳의 숙박 업소들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다음번에 방문할 때는 하루정도 온전히 우도에만 투자해 볼 생각이다.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이다. 다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 만큼 날짜를 잘 잡아야겠다^^.


보통 휴가를 가면 가까운 동남아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상대적으로 제주도는 좀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요즘에는 한국 관광객보다 일본과 중국인이 훨씬 많이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그 어느 휴양지 못지않은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며칠이고 몇 주고 몇 달이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머물고 싶은 그런 곳이다. 김영갑 사진작가는 그러한 마음에서 제주도에 머물며 그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어 냈나 보다. 이어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 연수 때 마지막 일정으로 신입사원 중 몇몇을 선발하여 해외법인 친구들과 요트투어가 계획되어 있었다. 본의 아니게 한 팀의 팀장을 했던 터라 그 멤버에 속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처음으로 타본 럭셔리 요트 투어는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즐거움 가득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이번 여행 마지막 루트로 요트 투어로 정하였다. 소셜 커머스를 통해서 중문 샹그리에 요트 투어 + 시푸드 뷔페 이용권 + 대형 사진인화 티켓을 끊으니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절감할 수 있었다. 우도 투어를 마친 뒤 우린 서둘러 중문으로 넘어가서 5시경에 요트에 올라탔다.


60분 정도 소요 시간동안 낚시 및 주전부리들을 할 수 있으며, 낚시를 통해 잡은 고기는 즉석 해서 회를 떠 주기도 한다. 3마리정도 잡는 데 성공했으나 먹기에는 너무 크기가 작아 보여 이내 그만 놓아줬다. 색다른 경험에 막내를 포함한 모자는 좋은 시간을 보낸다. 쉴 새 없이 스마트폰 셔터를 눌러대고 셀카봉은 그야말 로 신의 한 수 아이템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 간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 쉬운

엄마와 아들들의 제주여행,

60년 평생 잘 살아오신 것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의 의미를 담은 우리 형제들의 작은 선물이며 오래오래 기억에 남으시길 바라본다.




숙소로 돌아가니 집 정리를 하면서 주인이 남기고 간 손편지가 보인다. 수많은 곳을 다녀보았지만 이런 훈훈한 대접은 처음이다.  단 두개의 크라운 산도이지만 거기에는 그 이상의 것들이 들어 있어 보인다. 다시 한번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 곳을 강력히 추천한다.


아늑한 제주 돌집, 북 스테이 독채 민박 초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국내]#2-2. 언제나 새로운 그 이름, 제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