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 부모 세대 때에는 출산/육아에 대한 정보를 집안 어른 혹은 주변 지인, 조금 더 나아가면 도서를 이용하여 얻은 것이 다였을테니 유경험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이다. 요즘에는 정보를 얻는 방식이 그 시절과는 매우 달라졌을 뿐 아니라 그 양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고 다양하다 . 철저한 검색과 학습을 통해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고 대처하는 모습을 가깝게는 아내로부터, 더 나아가서는 다수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러한 콘텐츠는(블로그, 지역 맘카페, 각종 교육 자료, 각종 의학자료 etc) 차고 넘친다. 심지어는 산부인과에 가는 순간부터 다양한 교육 콘텐츠들이 주변에 깔리기 시작한다.
'16년 11월에 첫째 아이가 나오면서 준비과정, 출산, 돌, 그 이후에 대한 느낌들을 자세히 기록으로 남겨 봐야지 하고 다짐하였으나 미루고 미루다 이제와서야 지나간 기억들을 하나씩 더듬더듬 거려 본다. 휴대폰, 육아일기, 수첩, 앨범 등 그때그때의 기억들이 그래도 어떠한 형태로든 남아있는 것은 참 다행이었다. 지극히 내 경험에 의거한 그 간에 우리 식구들에게 일어난 변화들을 되짚어 보려 한다^^
'16년도에 업무 때문에 구정을 끼고서 장기간 러시아 크림반도로 출장길에 올랐던 것을 시작으로 공장 파견에 상당히 많은 일정이 겹치던 시기였다. 귀국 후 한 2~3주 지나서 공장에 파견 나가 있는 동안 아내로부터 받은
사진 하나...
아직은 정확히 감도 안 오고 어떠한 느낌인지도 알 수 없으나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 순간 올라왔던 기억이 있다. 환희, 설렘, 의아함, 두려움, 걱정, 다급함 등 다양한 감정들이 온종일 머릿속을 왔다 갔다 한다. 기쁨이 제일 클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얼떨떨 한 부분이 제일 컸던 것 같다.
"아빠?... 내가?"
"잘할 수 있겠지?"
"이제부터 뭐 해야 하지?"
Hi There? :-)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자는 어렸을 때부터 친정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이 굉장히 익숙하고 공감하는 능력에 매우 탁월한 존재이나 남자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내 아버지도 처음부터 준비된 아버지는 아니였을터인데 나를 키워 오시는 동안 겪으셨던 시행착오나 경험담 등의 대화는 자라나면서 한 번도 나눠 본 적이 없었다. 나만 그런가 싶어서 주변 친구들에게 종종 물어보지만 사정은 크게 다르지가 않다.
그 당시의 아버지들에게 기대되던 혹은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강요되었던 역할과 이미지도 한몫한 것 같다.
요즘 아빠들은 학습의 필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육아는 엄마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둘이 같이 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보인다(적어도 내 주위는 그래 보인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확산에 1등 공신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슈퍼맨 아빠를 원하기도 하거니와 개개인들도 내 아이와 보다 더 많은 교감을 하고 시간을 함께하고자 하는 생각이 많아진 듯하다.